어제는 제64차 천뇌모임이었다. 무려 21명의 발표자가 있었던 날. 오전 11시부터 엑셈에서 시작된 이번 모임은 뜻 깊은 자리였다. 문득 이 모임이 언제부터 시작되었을까 라는 궁금증에 자료를 찾아봤다.

 

 

사진을 보니 천뇌모임은 2007년 11월 17일에 첫모임이 시작되었다. 24명의 회원들이 1박2일로 강의와 발표를 한 후, 밤하늘 별구경을 했었다. 그 후 한 달에 1-2번씩 정기적으로 지속되어 64번이 진행되었고, 2월 17일 65번째 모임을 준비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내가 느낀 놀라움은 이 모임의 지속성이다. 6년이란 세월동안 꾸준히 해온 모임. 아무리 친한 친구사이라도 매달 1번씩 정기적으로 만나는 일은 어렵다. 아니 좀 더 쉽게, 매달 1-2번의 가족 모임 자체도 얼마나 어려운지.

 

 

나는 과연 그간 살아오면서 연속적으로 하는 바람직한 일이 무엇이 있을까 짚어보았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 세월동안 꾸준히 해온 일은 없다. 수십 번 이상 반복적으로 해 온 행위가 있을까. 음...

 

   

이렇게 계속 모이는 본질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그간 많은 사람들이 오고 가면서 무엇을 배웠으며 어떤 것을 느꼈을까? 국내에 이런 모임이 또 있나?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물론 그 중심축에는 박사님이 존재한다. 그분이 초지일관 그 자리에서 회원들을 독려하고 이끌어 오셨다. 큰 원동력이었음에 틀림없다.

 

 

이제 모임에 나간지 네 번째가 되니 아주 어렴풋이 느낌이 온다. 천뇌모임은 집중코스이다. 1권의 책을 하루 만에 끝낸다. 발표준비를 해 본 회원이면 알거다. 얼마나 공부가 많이 되는지. 발표자는 바쁜 생활 속에서도 알차게 준비한다. 그 누구도 허투루하는 회원이 없다. 술술 막힘없이 발표한다. 그 모습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심지어는 모임에 참석 못해도 준비해서 홈페이지에 올린다. 게다가 전국 방방곡곡에서 고속버스, 기차, 바쁠 때는 비행기를 이용하기도 하고 해외에서도 온다.

 

   

가장 눈에 들어온 일은, 리스만도표 자료를 2008년 9차 모임때 박사님께서 공개한 일이다. 그로부터 무려 50번의 모임이 지난 후에나 처음으로 김현미 선생님이 발표를 했다. 첫 테이프를 끊은 후, 벌써 리스만도표를 10명이나 발표했고, 회원들의 신청이 끊임없다. 이 어려운 도표를, 뇌과학을 한 눈에 조망 할 수 있는 지름길을 도전하고자 하는 회원이 늘어간다. 신입 회원에게는 첫 발표의 과제로 통과의례가 될 것이다. 박사님께서 그간 누누이 강조하셨던 일이 4년 만에 결과물로 나타나기 시작한다. 10명에서 100명 그리고 1000명... 박자세가 추구하는 인간사회 전체를 통합적 사고로 끊임없이 조망하는 사람이 많아진다면, 이렇게만 된다면 우리 사회는 얼마나 변화될까. 행복한 상상이다.

 

 

인간은 자신의 그릇에 따라 담아내는 물의 양이 다르다고 한다. 그릇의 크기를 키우고자 지속적으로 훈련하는 회원들. 쉽지 않은 길이다. 일상의 달콤한 유혹은 또 얼마나 많은지. 문태준 시인의 강의내용을 박사님이 요약 정리하여 일러주셨다. 같은 강의를 듣고 어찌 저리 예리하게 꿰뚫어 보고 이해하셨는지. 할 말을 잃었다. 이제는 15분으로 제한된 발표시간을 모든 분이 잘 지킨다. 반복된 연습의 결과다. 화이트보드에 쓱싹쓱싹. 모두 가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달려가고 있다. 우리 모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