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계의 아래쪽 오른편에서 나는 거의 눈에 담기 어려운 광채를 빛내고 있는 형형색색의 작은 구체 하나를 보았다. 처음에 나는 그것이 회전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잠시 후 그 움직임이 그 구체 속에 들어 있는 어지러운 광경들 때문에 생겨난 착각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알렙>의 직경은 2 또는 3센티미터에 달할 듯싶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혀 크기의 축소없이 우주의 공간이 그 안에 들어 있었다.... 나는 으르렁거리는 바다를 보았고, 나는 새벽과 저녁을 보았고, 아메리카 대륙의 군중들을 보았고... 나는 봉곳하게 솟아오른 적도의 사막과 모래 벌판의 모래들 하나하나를 보았고... 나는 각 페이지 안에 들어 있는 각 글자들을 동시에 보았고, 나는 밤과 낮을 동시에 보았고, 나는 한 온실의 바닥에 드리워져 있는 몇 그루 양치류 식물들의 비스듬히 기울어진 그림자들을 보았고, 나는 호랑이들과 피스톤들과 들소들과 거대한 파도들과 군대들을 보았고, 나는 지구상에 있는 모든 개미들을 보았고, 나는 페르시아의 고대 천체 관측기를 보았고... 나는 모든 지점들로부터 <알렙>을 보았고, 나는 <알렙> 속에 들어 있는 지구를, 다시 지구 속에 들어 있는 <알렙>과 <알렙> 속에 들어 있는 지구를 보았고... 나는 현기증을 느꼈고, 그리고 나는 눈물을 흘렸다. 왜냐하면 사람들이 제멋대로 남용해 쓰고 있지만 그 누구도 본 적이 없는 그 비밀스럽고 단지 상상적인 대상, <불가해한 우주>를 보았기 때문이었다. 나는 끝없는 경외감과 끝없는 회한을 느꼈다.”  알렙 중에서

 

박문호 박사의 특별한 뇌과학 강의를 들으면서 가장 먼저 떠오른 이야기는 알렙이었다. 그 안에는 너무나 많은 것이 들어 있었고 그것은 한 번 보고 나면 잊을 수 없는, 또 다른 세상의 문을 열고 무언가를 본 것이기 때문이다.  나니아 연대기의 문을 열고 새로운 세상을 접한 느낌 그것이었다.

 

내가 태어나고 내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태어났을 자궁에서의 이야기를 필두로 나는 어디에서 왔는가라는

주제를 듣기 시작하는 것에서 부터 소름이 끼쳤다.

 

BBC 다큐멘터리 Miracle of Love를 보면서 느꼈던 기적이 의미를 더하여 생명의 신비가 자리 잡기 시작했다.

 

분명히 하나의 점의 크기에서 시작됬을 생명의 시작이 선으로 바뀌고, 선에서 개체로의 변화를 보는것은

박문호 박사의 말처럼 어떤 드라마보다 위대한 생명의 드라마였음을 느끼게 되었다.

 

뇌과학을 접하고 들어오면서 뇌과학의 이야기가 생명을 알고 우주를 알고 종국에 나를 알게 되는

이야기라는 것을 들었을 때 그 저릿함이란.....

 

보르헤스의 신의 글에서 나온

 

'나는 인간의 언어들에서조차 우주 전체를 암시하지 않는 발화는 단 하나도 없다는 것을 떠올렸다. 즉 ‘호랑이’라고 말하는 것은 그를 낳은 호랑이, 그가 삼켜버린 사슴들과 거북이들, 사슴들이 뜯어먹은 목초, 목초의 어머니인 대지, 대지를 낳은 하늘을 말하는 것이다.”

이야기처럼 나는 나로 태어나기 위해 존재한 우주의 증거이다라는 희열이 존재하며 서글퍼지기 까지

한 강의였다.

 

어떻게 이렇게 명쾌하게 하나로 꿰뚫는 이야기를 이제야 들을 수 있었을까. 도대체 얼마나 공부하고

알아가야 그 끝자락을 잡을 수 있을까의 벅차오름들..

 

다음 강의에서 시작될 운동이  마음이 되기까지의 과정은 도대체 얼마나 큰 감동으로 다가설런지.

 

기다려온 강의였으며 듣고 나서는 더 기다려지는 강의.

 

듣고 나서 일어서려 했을 때 다리가 후들거렸드랬다. 눈을 깜빡이는 것 조차 아까웠다.

 

이런 뇌과학을 듣게 된것 만으로 영광이었다.

 

정말 박문호 박사님께 감사와 존경을 보냅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