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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licon

 

실리콘은 우주에서는 질량 기준으로 8번째로 많이 존재하는 원소이고 지구의 지각에서 산소 다음으로 많은 원소로 전체 질량의 약 28%를 차지합니다. 반응성은 크지 않지만 산소와 친화력이 강해서 주로 규산염 광물(silicate)이나 이산화 규소(SiO2) 형태로만 발견되며, 순수한 형태로 발견되는 일은 극히 드물답니다.

 

1787년 라부아지에가 실리카(silica, 이산화규소)가 어떤 원소의 산화물일 것이라 추정했으며 1808년 험프리 데이비(Humphry Davy)가 정제를 시도하면서 실리콘을 금속일 것이라 생각하여 라틴어로 부싯돌을 의미하는 ‘silex, silicis’에 금속에 붙는 어미 "-ium"을 붙여서 ‘silicium’이라 이름 붙였으나, 1817Thomas Thomson이 실리콘은 금속이 아니라고 믿고 비금속인 boron이나carbon과 같이 ‘Silicon’으로 변경했습니다.

 

1823년이 되어서야 스웨덴의 화학자인 베르셀리우스(Jöns Jakob Berzelius)순수한 형태의 실리콘을 정제하였고, 그후 1854년에 결정 형태로 겨우 추출되었고 현재에는 실리콘 밸리 등 여러 곳의 지명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규소(硅素)

 

규소라는 단어는 일본의 우다가와 요우안(宇田川榕庵)1836년부터 1846년까지 실제로 실험을 해가면서 영국 화학자William Henry<Elements of Experimental Chemistry (1799)> 네델란드어 판을 번역해서 1847년에 출판된 <사밀개종(密開宗)>에서 실리콘을 규토(珪土)라고 한 것에서 출발합니다. 

 

원저에서 실리콘을 네델란드어로 부싯돌을 의미하는 ‘keisteen-aard’를 줄인 ‘keiaarde’로 표기했기 때문에 이 소리를 따라서 일본어로 케이라 읽히는 자를 쓴 것입니다. 이 규토가 나중에 규소(珪素)로 되고 19세기 후반에 硅素(규소)로 쓰기 시작했고 다른 글자를 쓰던 중국에서도 현재는 일본에서 만들어진 한자인 규()라 표기합니다.

 

우다가와 요우안(1798-1846)은 당시 일본에 개념이 없던 식물학과 화학 서적을 번역하면서 새로운 학술 용어를 많이 만들었습니다. 우리가 흔히 쓰고 있는 산소, 수소, 질소, 탄소, 백금 등의 원소 이름과 원소, 산화, 환원, 용해, 분석과 같은 화학 용어, 그리고 세포, (, genus) 등의 생물학 용어, 커피의 일본식 표기인 가배(珈琲)가 그의 작품입니다..

 

놀랍게도 압력, 염산, 왕수, 온도, 기화, 개미산, 응고, 금속, 금속염, 결정, 초산, (), 산성염, 시약, 수산, 승화, 증기, 증류, 친화, 청산, 성분, 장치, 탄산, 중화, 중성염, 요산, 물질, 비등, 법칙, 포화, 용해, 용적, 응고, 유체, 인산, 여과, 화공, 흡착, 결합, 원료, 상온, 측정, 침전, 발효, 표백, 물성 등이 모두 요우안이 새롭게 만든 단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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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밀개종> 중 화학실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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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밀개종> 중 볼타의 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