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급한데, 어느 새 금요일 오후.


우연히 자료를 보다가 그래프 하나가 눈에 들어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치매발생율에 관한 기사로 2014년 현재 61만명, 2030년에는 127만명에 달할 것이라는 심각한 내용이었는데, 왠지 친숙한 단어가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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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ck et al., (2013) Tracking pathophysiological processes in Alzheimer's disease: an updated hypothetical model of dynamic biomarkers. Lancet Neurol. 12:207-216)



치매로 인한 인지기능 저하가 나타나기 7~15년 이전부터 아밀로이드 베타(amyloid beta) 혹은 타우(tau)가 대뇌피질이나 해마에 축적되기 시작하기 때문에 치매의 biomarker가 된다는 건데, 바로 이 '아밀로이드 베타'라는 단어에서 이전에 보여주셨던 한 장의 그림이 연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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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츠하이머 세포는 신경세포 표면에 유해한 아밀로이드 단백질이 모여 세포기능을 저하시키고, 사멸시키는 모식도입니다.  최근에는 신경세포 안에 있는 타우단백질의 이상도 원인으로 제기되고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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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yce Mander and Matthew Walker

Heavy deposits of the toxic protein, beta-amyloid, shown in red in the brain on the right, are linked to poor sleep and may be paving the way for Alzheimer’s disease. A brain benefiting from deep sleep brain waves and an absence of beta-amyloid is shown on the left.)



감탄사를 연발하시며 보여주시던 바로 그 그림입니다.

충분히 수면을 취하지 못한 오른 쪽의 뇌속에 꽉 들어찬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들과(오른쪽 빨간 색으로 보이는 것) 이와 대비되어 숙면(서파수면) 후 뇌에는 이 단백질이 잘 관찰되지 않던 그림입니다(왼쪽그림). 서파수면의 중요성을 강조하시면서 무조건 11시 이전에는 잠들어서 서파수면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하셨었지요. 주말 하루종일 공부하려면 4-5시간 집중적으로 공부하고, 잠깐씩 낮잠을 자두면 다시 생생하게 공부를 시작할 수 있다고  알려주셨던 귀중한 '비법'을 즉실천해 볼 기회가 생긴 걸까요?




갈 길 바쁜 나그네가 물을 청하니,

표주박 샘물에 살포시 나뭇잎 하나 띄워 건네 주었다죠?

급하게 마시면 체한다고.


요즘  '10 프레임 암기프로젝트'에 참가한 박자세 회원들의 마음이 이와 같지 않을까 싶어, 

이번 주 암기 목표를 세웠는데 아직 가야할 길은 멀기만 하고,  

외워도 뒤돌면 잊어버리는 기억이 야속하고,

갈 길 바쁜 나그네인 양 마음이 조급해지기만 해서,

표주박에 나뭇잎 띄워 전한 아낙의 마음이 되어봅니다.


서파수면으로 머리 속 베타-아밀로이드를 날려버리고, 

차근차근, 차분차분

그려보고, 그려보고

급할수록, 느긋하게

외워보고 외워보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