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의 기자가 쓴 글에 대하여 지구물리학 전공 박창고 교수님의 오류지적을 보면서 우리 사회 전문분야의 과학수준이 중대한 위기를 맞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박자세 여러분들의 고견을 달아 주시고 박자세가 펼치고 있는 과학문화운동의 필요성을 함께 다루어 주시면 좋겠습니다. 박창고 교수님으로부터 받은 이멜 첨부내용을 여기에 소개합니다/생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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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양지호 기자님께,


김은영 과학칼럼니스트가 작성한 2019년 1월 23일자의 「재미있는 과학 지구자기장」을 읽었습니다. 지자기(地磁氣)에 대하여 조금 연구(논문: Geomagnetic Secular Variation Model E, 1974, J. Geophys. Res., v.79, pp.37-41) 했고 공부한 저의 식견으로 봐서 「재미있는 과학 지구자기장」은 제목을 비롯하여 내용 대부분이 매우 잘못 기술됐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online으로 매일 New York Times, Washington Post, L. A. Times, BBC, CNN, CBSN, NBCN, 등의 news, opinion, science, health, magazine 등의 sections을 읽거나 시청하고 있어서, 조선일보의 사설을 포함한 오피니언의 글들은 정말로 세계적 수준이라고 말씀드립니다. 국내 최고발행부수의 조선일보가 게재한 엉터리 과학기사가 젊은 학생들과 일반 시민들에게 잘못된 과학지식을 심어줄 것이 우려되어 이글을 감히 드립니다.


먼저 저 자신을 소개하겠습니다.

저(1934년 생)는 1954년에 서울대학교 문리과대학 물리학과에 입학해서 2학년을 수료한 후, 동 대학 지질학과로 전과해서 1959년에 졸업하자마자 상공부 지질광물연구소의 物理探査과에서 근무하다가 1967년에 미국으로 유학 가서 지구물리학 석사(1968년, 탐사지구물리학) 및 박사학위(1973년)를 받고, Exxon USA와 Mobil Oil 그리고 마지막으로 Hawaii 주립대학교(연구정교수)에서 근무하다가 국립강원대학교 자연과학대학 地球物理學과 교수로 특채(1990년 3월 7일 발령) 되여 근무하다가 2000년 2월 28일에 정년퇴임 했습니다. 저의 박사학위는 고지구자기학(古地球磁氣學: Paleomagnetism)이며, 미국, 일본 및 영국의 학술지에 총 10편의 학술논문을 발표했습니다.

저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하여 조선일보와 월간조선에 게재됐던 아래의 기사와 사설을 소개합니다.

<節約-유전개발로 油價파동 극복을>, 讀者 의견: 조선일보 1990.8.11.,

<한 교수의 충격적 고발>: 조선일보, 1993.9.19.,

<大學, 어쩌다가 여기까지>: 朝鮮日報 社說- 1993.9.20.,

「무능력교수를 도태시키는 게 대학 개조의 출발점이다」月刊朝鮮 1994년 6월호, pp.:420-437.


「재미있는 과학 지구자기장」에서 잘못됐다고 판단되는 부분을 발췌해서 간략하게 설명하겠습니다.


1. “나침반이 가리키는 ‘북극’, 1년에 50km 씩 움직인대요”:

나침반이 가리키는 ‘북극’”은 오류(誤謬)입니다. 북자극(north magnetic pole) 점과 인접한 지역을 제외한 모든 지표상에서의 나침반(magnetic compass)은 ‘북자극’을 가리키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나침반은 가상(假想)의 쌍극자(雙極子)자장 (best fitting dipole field)과 비쌍극자(非雙極子: non-dipole)자장 그리고 지각(地殼), 지역 및 지방(local)의 암석에 포함돼 있는 자성광물 (e.g., magnetite)의 자화작용에 영향을 받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지구표면 위의 어떤 지점에서의 나침반은 그 장소와 북자극을 직선으로 연결하는 방향을 가리키지 않습니다. (주: 두 방향이 우연히 일치하는 곳이 있을 수 있습니다)


북자극 (north magnetic (dip) pole)은 한 개의 지점에서 나타나는 것이 아니고 몇 개의 지점에서 나타납니다. 이들 몇 개의 북자극들이 서로 인접하기 때문에 보통 북자극이 한 개라고 말합니다. 최근에는 북자극이 평균 약50 km/년의 속력으로 움직이고 있으나 (주: 2000년에도 약 50 km/년, 2001년에는 약 40 km/년, 2003년에는 약 60 km/년 의 속력으로 이동했답니다) 남자극의 이동 속력은 약 5-10 km입니다.

(주: 우리나라 물리학회가 원래부터 speed와 velocity를 가각 ‘속력’ 및 ‘속도’라고 오역(誤譯)해서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북자극의 시간당 이동 거리를 magnitude 단위인 ‘속도(speed)라고 기재하지 못하고, vector 단위인 속력 (velocity)이라고 기재할 수밖에 없음을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2. “나침반 N극이 북쪽을 가리키는 이유는 지구가 커다란 ‘막대자석’을 품고 있기 때문이에요. 지구는 양파처럼 여러 층으로 이뤄져 있는데 …

지구내부로 들어갈수록 지열이 높아집니다. 자철석의 큐리 온도(Curie temperature 또는, point)는 580℃ 이고 철(Fe)은 1,043K라서 지구 내부에 ‘막대자석’은 절대로 존재할 수 없습니다.

지구의 3개 층(지각, 맨틀 및 외핵)들은 모두 동심형(同心形)이고, 각층의 두께와 성분이 다릅니다. 그러나 양파의 층은 구근(球根: bulb)의 중심 줄기(central stem/bud)를 에워싸는 구조(structure)로 만들어져 있고, 층의 수(구근이 클수록 많음)가 일정하지 않고, 층의 성분이 모두 같습니다. 그래서 지구의 내부구조를 양파로 비유(譬喩)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 합니다.


3. 북대륙, ‘자북극’, ‘자전축’, ‘북극’ 등을 보여주는 그림 속의 막대자석의 길이가 너무 깁니다.

액체상태의 외핵이 지자기장을 만들기 때문에 가상(假像)의 막대자석의 길이는 외핵의 지름(diameter) 즉, 지구 지름의 반보다 약간 더 길게 그려야 옳습니다. 이 잘못된 그림은 서울특별시교육감이 2011년 2월 23일 인정한 출판사 [천재교육]의 <지구과학 II>의 그림 I-15(p.29)와 매우 유사합니다.


4. 제목, [해저산맥에 새겨진 지구자기장 역전] 밑의 해령의 ‘정상기’ 및 ‘역전기’의 줄무늬를 보여주는 그림은 큰 오해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입니다. 항공기로 해령과 해령 부근에 대한 자력이상을 측정해서 그 자료를 연구실에서 전산처리 (측정치에서 현재의 유도(誘導)자화자력치(values of present induced magnetization)를 제거하는 작업) 해야만 ‘정상기’ 및 ‘역전기’의 줄무늬가 나타납니다. 그래서 이에 대한 설명을 반드시 기술해야합니다.

이 그림은 2017년 9월 8일 교육부가 검정한 출판사 [비상교육]의 <지구과학 I>의 그림 I-15 (p.29)와 똑 같습니다.


5. 위 4의 그림 설명에서, “… 해령에서 뿜어져 나온 마그마가 식으면서 암석이 되는데 마그마 속 철 같은 금속이 당시자기장방향을 가르쳐 주거든요.”

해령에서 마그마가 ‘뿜어져’ 나왔다면 “용암이 흘러나오거나 분출했다”라는 뜻이 되기 때문에 ‘뿜어져’ 나왔다고 기술해서는 안 되고, “관입(貫入; intrude)”했다고 기술해야 옳습니다. 그 이유는 마그마가 ‘뿜어져’ 나왔다면 즉, 용암이 흘러나왔거나 분출했다면, ‘줄무늬’ 같은 지자기의 역전 현상이 나타날 수 없습니다.


6. 소제목 [지구 자기장에 문제가 생기면?] 밑의 설명에서,

“자기장에 문제가 생기면 스마트폰, GPS, 인공위성 등이 오작동 하거나 고장 날 수 있어요.”

저는‘자기장에 문제가 생기면’을 ‘자기 폭풍이 발생하면’이라고 이해합니다.

강력한 자기 폭풍이 발생하면 무선 전파가 반사되는 전리층(ionosphere)에 변화가 발생하여 라디오 통신에 많은 지장이 발생하고, 고공정지인공위성이 손상되거나 파괴될 수도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고도가 비교적으로 낮은 궤도의 인공위성의 손상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따라서 GPS의 정확도가 떨어지는 현상은 발생할 것 같지만 스마트폰이 파괴되거나 사용하지 못하게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합니다.


7. 그림 밑의 서술난의 왼쪽에서 첫 번째 칼럼에서, 북극원래 캐나다에 있다가 시베리아 쪽으로 이동하고 있는데 …. 잠깐, 지금도 북극곰이 사는 북극은 지구 북쪽 끝에 멀쩡하게 있는데 원래 캐나다에 북극이 있다는 건 무슨 소리일까요? (주: 밑줄은 저가 넣었음)

북극’ 은 모두 “북자극”의 오류이고 ‘원래 는 ‘전에’의 오류입니다. 북극권(지역)에서만 살고 있기 때문에 극곰(polar bear)을 ‘북극곰 ’이라고 일컫는 것은 좋습니다. 그러나 ‘북극은 지구 북쪽 끝에 멀쩡하게 있는데 원래 캐나다에 북극이 있다’는 표현은 문법이 파괴된 비과학적인 문장 같습니다.


8. “네이처에서 말하는 ‘북극’은 지구내부에 있는 커다란 자석의 북쪽 끝에 해당하는 …. 나침반이나 실에 매단 자석의 N극이 가리키는 곳이에요.

밑줄 친 부분들이 잘못 됐다는 것을 위에서 이미 설명했기 때문에 여기서는 재론 하지 않습니다.


9. “◇지구 안에는 큰 막대자석이 있어요”

“지구는 마치 양파처럼 여러 개의 층으로 이뤄져 있어요.”

위의 기술은 오류라고 이미 설명했습니다.


10. 그림 밑 서술난의 왼쪽에서 두 번째 칼럼 최하부에,

그래서 GPS나 내비게이션처럼 지구 자기장을 이용해 방향을 찾는 기기를 만들 때는 이런 차이점을 조정하고 있어요.

GPS는 인공위성을 이용하고, 내비게이션은 GPS로 작동됩니다. 지구 자기장을 이용한다는 말은 큰 오류입니다.


11. 그림 밑 서술난의 왼쪽에서 세 번째 칼럼의 밑에서 두 번째 절(節)에,

“일반적으로 5년마다 한 번씩 지구자기장의 전체 ‘지도’를 만드는데, ….”

변화된 지구자기장 자료를 spherical harmonic analysis해서 5년 마다 갱신하는 국제표준지자기장 (IGRF: International Geomagnetic Reference Field)을 “지구자기장의 전체 ‘지도’”라고 기술해서는 안 됩니다. 이 IGRF에서 가상(假想)의 쌍극자(雙極子)자장 (best fitting dipole field)과 비쌍극자 자장 등을 도출하고 쌍극자 자장의 축이 지표면과 교차하는 지점을 지자기극(geomagnetic poles)이라고 부릅니다. 좀 더 자세하게 기술하면 국제지구자기학 및 초고공대기 물리학 협회(IAGA: International Association of Geomagnetism and Aeronomy)의 특별 위원회가 5년 마다 Gaussian coefficients를 새로 계산해서 IGRF를 갱신합니다. IAGA는 국제측지학 및 지구물리학 연맹 (IUGG: International Union of Geodesy and Geophysics)을 구성하는 7개 전문협회 중의 하나입니다.


참고로 말씀드리면, 저는 1955년부터 2003년 까지 8년간 IUGG 한국위원회 위원장(President of South Korean Committee for IUGG)으로서 4년 마다 개최되는 2주간의 학술발표대회에서 학술 논문도 발표하고 3일간의 국가대표회의(Council Meeting)에서 정관 개정 등의 토론 및 의결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었습니다. 그리고 1997년 스웨덴 IAGA 총회에 국가대표로 참석해서 2001년 IAGA 총회를 베트남 하노이에서 개최하도록 하는데 저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제7차 교육과정에서 검인정 받은 총 23 종(種)의 <지구과학 I 및 II> 교과서들을 저가 면밀하게 검토하고, 그 결과를 지구과학학회 총회에서 발표한 경험에서 말씀드리면, 당시 지구과학 I 및 II를 저작한 교사, 교수 그리고 당시 현직 교사 모두 지자기에 대한 기초지식이 전무했었다고 확신 했습니다.


12. 그림의 밑 서술난의 왼쪽에서 세 번째 칼럼의 마지막 절(節)에,

“철새는 ‘생체 내비게이션’을 갖고 있어요.”

비둘기 뇌 속에서 매우 미소(微小)한 자철석 입자들을 발견한 것 이외, 일반 철새들에서는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떻든 간에 ‘생체 내비게이션’ 이라는 용어는 매우 부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13. 서술난 맨 오른쪽 칼럼의 첫 번째 절(節)에,

“대서양 같은 큰 바다 아래 깊은 계곡인 ‘해령’(해저산맥) 부근 암석에 증거가 담겨 있어요. 해령 부근의 암석을 분석하면, 암석이 만들어졌을 다시 지구 자기 방향을 알 수 있거든요. 대서양 중앙 해령 부근에 있는 암석을 조사한 결과, 지자기 역전이 ….”

해령(海嶺) 즉, 바다 속에 산맥 모양으로 솟은 지형을 계곡이라고 일컬어서는 안 됩니다. “암석을 분석”해서 그 암석이 생성 당시의 지자기 방향을 알아낸다는 말은 대단한 오류입니다. 암석 시료를 채취하지도 않는 것은 물론이고, 항공 자력탐사해서 얻은 자료를 몇 가지 전산처리 함으로써 지구자기 방향을 알 수 있습니다.


14. 서술난 맨 오른쪽 칼럼 끝의 “지질학자들이 지구자기장의 빠른 변화를 계속 지켜보는 이유랍니다.”

지구 자기장의 변화를 연구하는 사람은 지질학자들이 아니고 지구물리학자들입니다.

끝.


2019년 1월 28일 (월)

박창고 (朴昌庫)

전 강원대학교 자연과학대학 지구물리학과 교수

전 연구정교수, Hawaii Institute of Geophysics, Univ. of Hawaii, Manoa, HI

Cell: 010-4148-9453, Tel.: 033-261-9453, E-mail: baag@kangwon.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