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자세 '제10회 137억년 우주의 진화' 종강 현장에 관한 뉴스기사입니다


박문호 박사, 10년간 500시간 '이유있는 자연과학 강의'


박자세 '제10회 137억년 우주의 진화' 종강 현장을 찾아서

"데이터 수집, 무지자각, 학습욕망 분출하며 결정적 지식 학습, 전파나서" 


박문호의 자연과학 세상 회원과 수업 참여자들이 종강 수업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박문호의 자연과학 세상 제공/>박문호의 자연과학 세상 회원과 수업 참여자들이 종강 수업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박문호의 자연과학 세상 제공>

한 주를 마무리하고 다음주 준비로 어느때보다 차분해지는 일요일 오후. 10년간 500시간동안 자연과학 수업을 진행해온 '박문호의 자연과학 세상(이하 박자세)' 공부 현장을 찾았다.

이날은 '제 10회 137억년 우주의 진화' 종강일로 수업현장인 건국대학교 법학관 1층 강의실은 빈자리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수업 참여 회원은 청소년부터 청년, 중년, 노년층까지 다양했다. 직업군도 학생, 교사, 가정주부, 회사원, 의사, 과학자 등 각양각색이다.

박문호 박사의 학습은 30여년전 우주의 진화와 빅뱅, 인간 의식 출현 등 자연과 인간을 잇는 궁금증에서 시작됐다. 그리고 15여년간의 학습을 바탕으로 과학과 인문학의 융합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빅히스토리 수업에 나섰다.  2003년 과학독서 운동(백북스)과 2009년 '137억년 우주의 진화(상반기)' '특별한 뇌과학(하반기)' 등 빅히스토리 수업 탄생의 시작점이다.

상반기에 진행되는 '137억년 우주의 진화' 수업은 8일 수업을 마무리하며 10년, 500시간을 맞았다. 하반기에 진행되는 특별한 뇌과학 수업은 지난해까지 9회, 올해 10회를 맞게된다.

각각의 수업은 12~16주간 매주 일요일 오후 2시부터 6시까지(실제는 오후 7시까지도) 4시간을 꽉 채워 진행된다. 결코 만만치 않은 수업에도 그동안 참여한 인원만 각 수업마다 100여명씩 2000여명에 이른다.

박 박사는 지난 10년의 시간을 돌아보며 "학습을 하면서 과학과 인문학 전체를 융합해 봐야 한다는 필요성에서 빅히스토리 수업을 시작했다"면서 "그동안 20개 분야 학문을 바탕으로 15년간 강의를 했다. 교재는 대학원 교재와 논문 중심으로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지식은 평등하지 않아, 20개 학문 우주진화로 강의"

"지식은 평등하지 않습니다. 들어서 이해되는 지식은 결정적 지식이 아닙니다. 결정적 지식을 만났는가에 따라 학습 강도도 달라지는데 사람마다 결정적 지식은 다를 수 있어 지식은 평등하지 않다고 볼 수 있죠."

박문호 박사는 결정적 지식을 만났는가, 아닌가에 따라 공부욕구도 달라진다고 진단했다. 그는 생물학의 분자식, 암석학의 결정구조식, 물리학은 화학 주기율표 30원자의 특성 등 결정적 지식과 맞닥뜨리면서 자연과학 분야 학습을 시작하고, 강의에 나섰다.

그가 집중하는 10개의 자연과학 분야 20개 학문은 우주론, 일반상대성 이론, 천체 물리학, 천문학, 양자역학, 지질학, 암석학, 생화학, 생리학, 분자세포 생물학, 유전학, 진화학, 신경과학(뇌과학), 신경해부학, 동물학, 식물학, 해양학, 기후학, 입자물리학, 세포학 등이다.

철저한 학습을 바탕으로 박 박사의 강의는 PT없이 진행된다. 모두 기억을 통해 판서로 전달된다. 수식위주의 분자식, 암석결정구조식 등 도표와 수식으로 논문과 교과서 내용 자체를 강의, 일반인의 과학학습 근육을 키우는데 집중했다.

박자세의 학습은 이론에 이어 현장 탐사로 연결된다. 몽골, 호주, 뉴질랜드, 칠레 등 137억년 우주 진화 역사를 만날 수 있는 현장 답사로 암석, 천문학, 식물학, 동물학 등 각 분야 학습 완성도를 높인다. 그동안 19번의 해외 탐사가 실시됐고 EBS 세계테마기행에 4년간 매년 방송됐다.

박 박사는 "20개 학문을 통해 지난 15년간 137억년 우주의 진화 시리즈와 특별한 뇌과학 강의를 진행했다"고 말하면서 "이런 활동을 바탕으로 회원들이 참여한 책자 유니버설 랭귀지가 나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치밀하고 집요한 과학학습 운동을 펼친 공로로 박자세는 2015년 미래창조과학부(현재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제8회 대한민국과학문화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또 같은해 유미과학문화재단의 '유미과학문화상'을 받기도 했다.

박 박사의 수업은 PT없이 기억을 통한 판서로 진행된다. 교육 참여자들도 판서하며 내용을 기억속에 저장하는 훈련을 한다.<사진=박문호의 자연과학 세상 제공/>박 박사의 수업은 PT없이 기억을 통한 판서로 진행된다. 교육 참여자들도 판서하며 내용을 기억속에 저장하는 훈련을 한다.<사진=박문호의 자연과학 세상 제공>

◆20년간 새벽 4시 기상, 데이터 수집부터

박 박사의 자연과학 강의는 철저한 선행학습부터 시작됐다. 과정은 ▲양질의 데이터 수집  ▲무지의 자각  ▲학습욕망 분출이 맞물려 반복되며 진행됐다. 이후 계획하에 구체적 행동으로 옮겨지며 가능했다는 게 박 박사의 설명이다.

우선 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나 양질의 데이터를 모으고 이를 바탕으로 자신이 무엇을 얼마나 모르는지 빈 부분을 깨닫게 됐다. 빠진 지식 부분을 알게 되면서 학습욕망 분출로 이어졌다.

박 박사는 "데이터, 그중에서도 양질의 데이터가 모든것을 결정한다"면서 "자신이 무엇을 얼마나 모르는지 빨리 깨달아야 보는 관점이 달라진다. 보통은 사는데 지장없다는 생각에 무엇을 모르는지 모르고 관심을 갖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공부를 하면 모르는 분야도 선명해진다. 빠진 지식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 무엇을 공부할지 하나씩 지워가면 나올 것"이라면서 "스스로 에너지와 시간을 투입해 데이터를 모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보여줘도 안보인다. 보일때까지 스스로 가야한다"고 조언했다.

박 박사는 물리적 환경 변화를 위해 집안에 서가도 갖출 것을 권했다. 그는 "중간에 포기하는 것은 데이터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집안에 2000~3000여권의 책을 갖춘다면 그 분야 학자가 될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박 박사의 집안 전체가 서가인 것은 이미 잘 알려졌다. 희귀서적과 절판서적까지 박 박사는 7000여권의 책을 보유하고 있다.

◆대덕특구에서도 이어지는 '자연과학' 학습 훈풍

박 박사는 종강 수업인 암석학 강의를 통해 한반도의 산맥은 송림조산, 대보조산, 불국사조산 등 3번의 조산운동을 통해 형성됐다고 설명하며 "초기 국내 지질 연구의 대부분은 일본 학자들이 해놓은 결과다. 때문에 일본 용어가 많아 어색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동안 지질 연구는 유럽을 중심으로 이뤄져 왔고 아시아는 일본에서만 해왔다"면서 "지금은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서 활발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지질학은 과학의 바탕이 되는 학문으로 중요하다. 특히 지질자원연의 박물관은 지질학습에 도움이 많이 된다. 매년 5번 이상 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학자와 대전 시민들의 박물관 방문을 권했다.


다행인것은 국내 과학기술의 집적지 대덕특구에서도 박문호 박사의 빅히스토리 수업이 시작됐다.

ETRI를 중심으로 지난해부터 상반기 137억년 우주진화, 하반기 브레인 사이언스로 진행되고 있다. 출연연 연구자, 대전시민, 학생 등이 참석하며 매주 목요일 오전 10시부터 12시30분까지 수업이 이뤄졌다.

ETRI 관계자에 의하면 참여자가 조금씩 늘고 있어 고무적이라는 평가다. 상반기 수업이 종료된 상태로 오는 9월 브레인 사이언스 수업이 예정돼 있다.

박 박사는 "강의에 나서면서 30년을 목표로 했는데 이제 10년, 한 텀이 지났다. 내년부터 두번째 텀에 들어간다"면서 "20개 자연과학 분야를 대학원 수준으로 모두 공부하고 공부를 좋아하는 일반인에게 전파하고 있다"며 자연과학 수업 의미를 강조했다.

또 그는 "박자세 홈페이지에 가면 그동안 강의한 동영상 100여개가 올라와 있어 누구나 볼 수 있도록 했다"면서 "회원에 가입하지 않아도 볼 수 있으니 참고해서 자연과학 학습 근육을 키우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한편 대덕특구내 상반기 빅히스토리 학습 후기 모임은 10일 오후 6시반 골프존 조이마루 2층에서 열릴 예정이다. 참석은 수업을 듣지 않았어도 누구나 가능하다.

종강 수업 후 제10회 137억년 우주의 진화 수업 참여자에게 인증서가 수여됐다.<사진=길애경 기자/>

종강 수업 후 제10회 137억년 우주의 진화 수업 참여자에게 인증서가 수여됐다.<사진=길애경 기자>


출처: 대덕넷(헬로디디)

사이트 주소: http://www.hellodd.com/?md=news&mt=view&pid=654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