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마다 내려오는 눈꺼풀하고 너무 맹렬히 투쟁을 했었나봅니다.

몇 주전부터 가늘게 떨리기 시작한 눈꺼풀이 수시로 반항을 하는군요.


10개의 뇌 프레임을 그리기 위한

‘전지’를 펼치니

떨리는건

눈꺼풀인지,

손가락인지,

기억을 인출하느라 초당 5만번의 불꽃 튕기는 내 뇌신경의 시냅스들인지,

천지가 다 떨리는 듯 합니다.


그렇게 지난 3개월간 담고, 누르고, 다지고 했던 기억들을

전지 한장에 오롯이 다 쏟아내고 나니,

저 깊은 곳으로부터 난생 처음보는 것 같은 감동이 밀려들어와 가득 채우고,

나를 잡아 흔들어 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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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껏 셀프허그

쓰담쓰담, 다독다독.

‘잘했어, 대단해, 정말 멋지다’

정말 오랫만에 소리내어 칭찬해 줍니다.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칭찬, 그간 나한테는 왜그리 인색했을까요?

첫 발떼기에 성공한 아이처럼 온통 신이 납니다.


하라고 강요한 사람도 없고, 했다고 세상이 알아주는 것 아니지만,

그 어떤 보상에 비할 수 있을까요.

나를 대하는 마음이 달라지고,

사물을 보는 감각이 달라지고,  

내 기억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세계상은 이전의 그것과는 확연히 달라졌음을 압니다.


‘눈물나게 기쁜’ 순간을 더 기쁘게 하는 건,

함께 하는 동기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동기동창들의 빛나는 웃음이 봄날 개나리처럼 내 가슴에 별이 됩니다.

하나 더하기 하나가 셋이 되고, 넷이 되는 이상한 셈법은 ‘즐거움’과 ‘나눔’이라는 동네에서는 기본이죠.

서로서로 다독다독 칭찬을 나누고, 감사를 나누고, 기쁨을 나눕니다.

나눌수록 커지고 커지고 또 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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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내 마음 속 비단보자기를 꺼내듭니다.

꿈처럼 선명하고 색깔고운, 세상엔 둘도없는 그런 보자기에

눈물나게 기쁜 감정에 버무려진 오늘의 기억을 차곡차곡 담습니다.

그 끝자락 하나만 꺼내도, 뇌 프레임의 가지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오게 순서도 가지런히 차곡차곡 넣습니다. 그리고 내 기억의 선반에 곱게 내려놓겠습니다. 언제라도 다시 꺼내어 보자기를 열면 그 속에 석류알처럼 알알히 박힌 빛나는 기억들이 온전히 남아있도록 우리들이 함께한 ‘뭉클한 감동’을 뿌려두겠습니다.


보자기를 닫기 전에 다시 한번 살짝 들여다 보니

콧잔등이, 가슴이 또 찌르르~ 합니다.

그리고,

그 옆에 놓일 ‘우주’보자기 생각에 벌써 마음이 설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