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 PET 발명자, 세계적인 뇌과학자 조장희 박사를 만나다



이번 '이달의인물 5문5답'에서는 세계적인 뇌과학자 조장희 박사를 만났다. 현재 병원에서 널리 쓰이는 컴퓨터단층찰영(CT), 자기공명 단층촬영(MRI),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을 개발한 그는 뇌과학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으로, 40년간 폭 넓고 다양한 분야를 연구하여 한국에서 노벨상에 가장 근접한 과학자라고도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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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장희 박사 (차세대융합기술연구원 특임연구위원)


1. 안녕하세요 박사님? 뵙게되어 영광입니다! 세계적인 석학의 길을 걷다가, 융기원과의 인연은 어떻게 맺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융기원에 오기전에 저는, 외국에 오래 나가있었어요. 1962년에 스웨덴으로 가서, 스톡홀름 대학교에서 10년을 있었고, 이후에 미국으로 가서 2006년까지 있었죠. 그 동안에는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미국에 간 후에는 UCLA에 있다가 콜롬비아 대학에 갔다가 UC 어바인 캠퍼스에도 있었어요. 그러다가 한국으로 돌아와서는 가천의대 뇌과학 연구소에 있었죠. 그렇게 연구를 하다가, 서울대에서 연구소를 하나 만들고 싶다고 해서 은퇴하고 서울대로 오게 되었어요. 사실 미국으로 다시 돌아갈까 고민을 했었는데,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님이 여기 남아서 같이 연구해보자 하셔서 융기원에 오게 되었어요.


2. 융기원에서는 어떤 계획을 갖고 계신지 여쭤봐도 될까요?

융기원에서 하고싶은 연구는 14 Tesla MRI 연구에요. 제가 75년에 세계 최초로 한 연구가 PET였고, 우리나라에도 100대가 있죠. 80년대 초에는 당시 아주 초기 버전의 MRI 연구를 했었어요. 한국에 있을 때에는 카이스트에서 MRI연구를 많이 했어요. 우리가 세계적으로 2T를 최초로 했었고 7T는 외국 대학들과 서울대가 연합하여, 3개 대학이 함께 했죠.
  그렇게 연구를 하다보니, 2T(2.0 Tesla MRI)를 하고 나서는 7T를 할 수 있겠더라구요. 그러다보니 14T도 될 것 같았어요. 과학이란 evolution이에요, 학문이란 진화하는 거죠. PET연구에서도 검출기가 처음 나왔을 때는 60개였는데 지금은 12만개가 되었구요. 새로운 스타일로 바뀌며 발전하는거죠. 연구를 하다보면 모르는 분야, 사람들이 잘 모르는 분야를 계속 공부해야 하고 또 해야할 것들이 생겨나는거에요.

  연구라는건 새로운 것을 하는거고, 남이 한 것은 의미가 없죠. 14T는 세계적인 프로젝트로, 돈도 많이 들고 그래서 작은 학교에선 하기가 힘들다보니 서울대를 비롯한 규모가 큰 대학들이 연합해서 하는거죠. 그런 의미에서 융기원이 좋아요, 다른 대학들을 포용할 수 있고 그래서 연세대와 고려대와 손을 잡고 세계에서 누구도 하지 못한걸 해보려고 해요. 융기원의 원래 목적이 그런지도 모르죠(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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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수상실적, 상패 앞의 조장희 박사


3. 전자공학에서 물리학으로, 또 의학으로 전공을 바꿔 연구하시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제가 전자공학을 전공하고, 물리 연구를 하고, CT 분야에서 방사선 의학을 연구하고, 뇌과학을 했으니까 흔히 사람들은 제가 전공을 여러번 바꿨다고 생각하는데, 사실 연구를 하다보니 넓어진 거라고 볼 수 있어요. 일을 하다보면 분야를 자연스럽게 넘나들게 돼요. 학문이라는건 시간이 가면서 바뀌죠. 그래서 제 전공도 많이 바뀌었어요.

물리학을 공부하다가 검출기를 다루면서 전자공학이 필요하게 되더라구요. 그래서 핵물리 검출기 연구를 하게 되었고, 미국에 오고 나니까 70년대 초에 핵물리를 반대하는 분위기에서 학생들이 반핵운동을 하고 있는 상황이었고, 당시 미국 정부에서 이걸 순화시켜야겠다고 생각해서 핵물리의 평화적인 이용을 권장했었어요. 그래서 제가 그 때 UCLA에 가서 핵물리 분야의 의학 공부를 자연스레 하게 된거죠. 그렇게 연구되어 나온게 PET이고, 이게 핵물리이면서 의학이기 때문에 연구 성과물을 활용해서 MRI를 할 수 있게 되었고, MRI 기술로 사람들 뇌를 찍다보니까 뇌연구가 재미있다고 생각해서 뇌과학 분야에 오게 된거죠.

 지금은 거의 의사가 되다시피해서 뇌연구를 하고 있어요. 한 분야를 공부하다보면 다른분야로 자연스레 가게 돼요. 요새는 융합이라는 말을 자주 쓰는데, 사실상 연구라는 것 자체가 융합일 수 밖에 없는거죠. 연구하다보면 융합이 저절로 돼요.


 4. 박사님께서 생각하시는 '융합'이란 어떤 것인지 궁금합니다!

융합이란 연구를 하다보면 학문분야를 넘나들며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일이라 생각해요.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학문이 경계를 자연히 넘나들고 광범위한 학문 분야가 연계될 수 밖에 없죠.

  뇌를 알려면, 생물학적이고 생리학적인것을 알아야하고 어떻게 보는지도 알아야 하죠. 그래야 문제를 풀 수 있고, 그 속에 통계적이고 수학적인 것들이 연결되면서 남들이 하지 못한 것을 할 수 있게 돼요. 이게 가장 중요한 거에요. 학문의 세계에서는 두번째는 가치가 없으니, 여러가지 것들이 합쳐 새로운 것들이 나타날 수 밖에 없어요. 공부를 부지런히 하고, 해야할 것들이 많아요.

  외국의 큰 대학들에는 큰 연구소가 많이 있어요. 여기에서는 big science로 몇백명이 큰 프로젝트를 같이 하는데, 여기서 나오는 부산물들은 남들이 할 수 없는 큰 결과물들이죠. 한국도 창조경제를 강조하는데, 우리에게 중요한 것이 과학기술이에요. 우리는 자동차나 전자기기를 수출하며 사는 나라이니까, 남들이 쉽게 모방할 수 없는 과학기술이 대학에서 나와야해요.

대학은 big science를 연구해야하며, 거대한 과학이 있을 때 여러분야가 모여서 소위 융합연구가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고 생각해요. 그렇게 사회와 경제도 이끌어가는거죠. 이런 의미에서 융기원이 좋은 것은 융합을 육성하고 융합의 가치를 실현하려 하니까, 여러 학문들이 함께 어우러져도 어색하지 않다는거에요. 물리학, 공학, 컴퓨터, 뇌과학 등등의 분야의 여러 사람들이 연구할 수 있는 좋은 환경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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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초의 PET 사진을 보며 설명하는 조장희 박사


5. 인생의 선배이자 멘토로서, 또 연구자로서 융대원 학생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리겠습니다.

75년의 PET연구, 이걸 제가 처음 연구했으니까 한국의 유력한 수상자로 노벨상이 거론되고 하는 거에요. 이제 30년이 지나서, 핵의학쪽에서 neroscience가 연구되고 있구요. 이렇게 과학 기술이 자꾸 발전하는 환경에서는, what’s the next?라는 생각을 하는게 필요해요.

예전에는 생각만 하고 실현되지 못했던 연구들이, 기술과 컴퓨터가 발전하면서 가능해지기 때문이에요. 제가 뇌를 연구하니까, 자주 드는 예가 있어요. 수학문제를 푸는 학생들을 두 그룹으로 나눠 뇌를 찍었을 때, 수학을 잘하는 학생의 뇌는 일상적으로 생활할 때와 차이가 별로 없어요. 사람이 정직하면 뇌를 덜 써요. 어떤 것에 마주했을 때 평소와 다른 것을 하려 하면 에너지가 많이 들죠. 그래서 연구하는 사람은 뇌를 깨끗이 해야해요. honesty(솔직함,정직)가 중요하죠.

학문을 하고 공부를 하려면, 세상 많은 다른 것에 신경을 분산시키지 말고 연구에만 몰두해야해요. 연구를 제대로 하려면, 바보같이 연구만 해야하죠. 그게 중요해요. 잔재주 부리지 않고, 정직하고 바보같이 공부하는 사람들이 연구에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는거죠.

  학자들이 모여서 연구를 하는 곳이 대학이죠. "왜 연구를 하냐?" - "Because I’m interested!"의 사고를 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연구를 해야하는 거에요. 저는 대학의 본연이 연구가 되고, 그 중심이 서울대가 되어 새로운 연구를 했으면 해요. 융기원은 그런 취지를 잘 갖췄으니, 앞으로 기대되는 부분이고 근본 취지를 잘 실현하게 돕는다면 앞으로 더욱 좋아질 겁니다.

(취재 및 정리 : 지현수 기자 hyun_you_@naver.com)


http://aictnews.blogspot.kr/2015/06/pet.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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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진 한국뇌연구원장 "뇌 연구로 질병 치료, AI 개발 새로운 길 뚫을 것"


원인불명의 질병 원인 파악에 뇌지도 역할 커
한국, 뇌 과학 뒤늦게 시작... 선택과 집중으로 경쟁력 확보 가능
IT와 융합해 브레인 머신 인터페이스 개발로 글로벌 선도할 능력 있어

   

김경진 한국뇌연구원장 '뇌 연구로 질병 치료, AI 개발 새로운 길 뚫을 것'
김경진 한국뇌연구원 원장이 뇌 지도 구축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있다./이호재 기자

전 세계적으로 많은 연구자와 제약회사가 치매 치료제를 만들고자 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잇따른 실패에 임상 실험을 중단한 글로벌 제약회사도 있다. 치매를 유발하는 원인을 아는데 치료제를 만들지 못했다. 증상만 완화시킬 뿐이다. 그러나 이같은 불치병도 뇌에서 일어나는 모든 활동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뇌 지도’가 완성되면 상황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김경진(사진) 한국뇌연구원장은 지난 27일 서울 미근동 서울경제신문 본사에서 인터뷰를 갖고 “퇴행성 질환, 정신 질환 등 그동안 원인불명의 질병의 경우 어떤 신경세포가 고장 나 발병하는지 뇌 지도로 들여다볼 수 있게 된다”며 “뇌 지도가 막혔던 질병 연구에서 새로운 길을 뚫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람의 뇌는 1,000억개 이상의 신경세포(뉴런)와 1,000조개 이상의 신경세포를 잇는 네트워크(시냅스)로 구성돼 있다. 이들의 상관관계를 밝히는 게 바로 한국뇌연구원이 구축하려는 뇌 지도다.

물론 쉬운 작업은 아니다.

전자현미경으로 수천 장의 뇌 단면을 찍어 3차원으로 전환해 신경세포 간 역동적 상호관계를 빅데이터로 모아야 한다. 이후 해당 관계가 신체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파악해야 한다. 학계에서는 진정한 뇌 지도가 개발되는 데 짧게는 10년, 길게는 50년 이상 걸릴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그러나 일단 뇌 지도가 완성되면 파급력은 상상의 범위를 뛰어넘는다. 김 원장은 뇌 지도의 경제적 효과를 인간 유전자 지도 연구에 빗댔다.

“1990년도 인간 유전자 지도 연구를 시작하면서 애초 목표했던 질병 없는 세상은 이루지 못했지만 대신 저렴한 가격으로 향후 발병 가능한 질병을 파악할 수 있게 됐습니다. 26년이 지난 지금 140배의 경제적 효과를 낳았다고 평가되는 이유입니다. 뇌 지도 및 뇌 과학 연구도 이처럼 상당한 효과를 낳을 것으로 전망합니다.”

당장 질병 치료 외에 한층 개선된 인공지능(AI) 개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프로 바둑기사 이세돌 9단과 진검승부를 펼친 구글의 AI ‘알파고’가 수많은 신경망으로 이뤄진 뇌 작동의 원리를 착안해 만든 대표적인 AI다. 지금은 바둑용 AI, 비서용 AI 등 한두 개 전문적인 기능에 특화됐지만 향후 인간처럼 복합적인 사고를 하고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는 AI가 개발될 것이다. 이때 인간의 뇌가 복합적으로 작동하는 원리가 기반이 된다.

김경진 한국뇌연구원장 '뇌 연구로 질병 치료, AI 개발 새로운 길 뚫을 것'
김경진 한국뇌연구원 원장이 한국 뇌 과학 연구의 현황을 설명하고 있다./이호재기자.


현재 한국은 뇌 과학 분야에서 미국, 유럽 등에 비해 뒤진 편이다.

미국은 2013년 오바마 당시 대통령이 약 3조5,000억원을 투자해 뇌 연구를 지원하는 ‘브레인 이니셔티브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전자현미경을 활용해 나노 미터 수준의 미세한 뇌 지도를 구축하는 게 핵심이다. 미세한 뇌 지도를 위해 대용량 신경세포 관련 데이터를 처리하는 새로운 연구 방법을 개발하고 있다. 앞서 1990년 일찍이 의회에서 ‘뇌연구의 10년’ 법을 제정해 연구를 지원하고 있다.

유럽은 ‘휴먼 브레인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신경세포 네트워크를 구현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은 1998년 뇌연구 촉진법을 제정한 이후에야 뇌 연구가 본격화됐다. 미국보다 8년가량 늦은 셈이다.

그렇다고 경쟁력이 없는 것은 아니다.

김 원장은 “뇌 연구 분야가 경쟁은 치열하지만 전자현미경으로 몇 년에 걸쳐 뇌 사진을 찍고 이를 3차원으로 전환하는 작업은 어느 나라나 시일이 오래 걸리는 일”이라며 “한국이 모든 외부 감각을 느끼고 신체 행동으로 구현시키는 뇌의 후두정엽 부분 등 특화된 영역에 대한 연구에 초점을 맞춰 시작한다면 충분히 경쟁력 갖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상대적으로 선진국에서 생각, 판단을 관장하는 전두엽, 치매 질병과 관련이 깊은 해마 등에 많은 연구를 하고 있는 만큼 다른 분야에 집중해 세계를 선도해 나가야 한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선진국보다 발전한 정보기술(IT) 산업과의 융합도 한국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다. 웨어러블 IT 기기, 각종 전자부품 센서를 활용해 모바일 기기로 뇌파를 측정하는 것부터 뇌파만으로 모바일 기기를 작동시키는 등을 구현해낼 수 있다.

이를 위해 한국뇌연구원은 사람의 뇌를 확보해 연구자에 지원하는 등 각종 지원책을 펼치고 있다. 현재 연구원장 직속의 한국뇌은행을 운영하며 서울대·부산대·전남대학병원 등으로부터 22개 뇌를 확보하고 있다. 일본이 3,000명 이상으로부터 뇌와 뇌 유래물을 모은데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지만 앞으로 늘려나갈 계획이다.

그는 “세계 여러 정부가 뇌 연구에 상당한 투자를 진행하면서 가까운 시일에는 유엔 산하에 뇌 관련 데이터를 모으는 ‘브레인 데이터 스테이션’를 설립하고 모든 연구자들이 여기에서 각종 데이터를 추출해 분석하고 알고리즘을 연구할 것”이라며 “국내에서도 뇌 연구에 상당한 관심을 기울여 세계적인 성과가 나와야 한다”고 자신했다.

김 원장은 미국 일리노이대에서 신경생물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뇌 과학 분야 세계적인 석학이다. 21세기 프런티어연구개발사업의 ‘뇌 기능 활용 및 뇌 질환 치료기술개발 연구사업단장’을 10년간 역임했다. 한국뇌연구원장으로는 2015년 선임됐다.

/문병도·김지영기자 do@sedaily.com

사진=이호재기자



대뇌피질 먼저 밝혀 한국 뇌 연구 이끌겠다”


2016년 04월 29일 07:00

김경진 한국뇌연구원장 - 한국뇌연구원 제공
김경진 한국뇌연구원장 - 한국뇌연구원 제공
 

포털 사이트에서 ‘뇌 연구’로 검색하면 한국뇌연구원이 맨 위에 뜬다. 2011년 정부가 설립한 첫 국가 뇌 연구소다. 15일 대구 동구 첨단로에 있는 한국뇌연구원을 찾았다.

 

김경진 원장(64)은 “지난달 구글의 인공지능(AI) ‘알파고’의 바둑 대국 이후 뇌에 대한 관심이 급증했다”며 “2000명쯤 되는 국내 뇌 과학자들의 연구 역량을 한데 모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원장은 국내 뇌 연구의 상징적인 인물이다. 정부 최대 규모의 연구개발(R&D) 프로젝트인 21세기 프런티어연구개발사업의 일환으로 ‘뇌기능 활용 및 뇌질환 치료 기술 개발 사업단’을 2003년부터 10년간 이끌었다.

 

김 원장은 “뇌 연구에도 ‘유행’이 있다”며 “한때 뇌 안쪽에 있는 기억 저장 장치인 해마가 인기를 끌었고, 지금은 쾌락이나 공포 등 감정을 담당하는 편도체 연구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한국뇌연구원은 대뇌피질을 주력 분야로 정하고 ‘대뇌피질 융합연구단’을 꾸려 연구를 시작했다. 김 원장은 “뇌에서 가장 중요한 부위 중 하나가 기억과 사고, 언어, 각성 등을 관장하는 대뇌피질”이라며 “대뇌피질은 세계 뇌 연구에서 미개척 영역인 만큼 한국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단은 국내에 1대뿐인 3차원 주사전자현미경으로 쥐 뇌에 수백만 개씩 있는 피질기둥을 500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두께로 잘라 절편을 만든 뒤 사진을 찍어 뇌 지도를 만드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기둥 하나의 지도를 만드는 데 500일가량 걸린다. 미국 하버드대는 반나절이면 기둥 하나를 해독하는 최첨단 현미경으로 앞서 가고 있다.

 

그는 “인간의 뇌에는 신경세포가 1000억 개 있고, 이들의 연결망을 확인할 수 있는 원천기술은 대부분 개발됐다”며 “누가 먼저 신경세포 연결망 지도를 만드는지에 대한 ‘속도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2013년 ‘브레인 이니셔티브’를 발표했고, 유럽연합도 10년간 10억 유로(약 1조3000억 원)를 투자해 인간의 뇌와 닮은 인공신경망을 개발하는 ‘인간 두뇌 프로젝트’를 시작하며 속도전에서 앞서 가고 있다.

 

김 원장은 “뇌 지도는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취급해야 하는 빅데이터 연구인 만큼 국내외 연구자들과 협업할 계획”이라며 “한국뇌연구원이 국내 뇌 연구의 허브가 돼 이끌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앨런뇌과학연구소의 성공 모델에 관심이 많다. 앨런뇌과학연구소는 빌 게이츠와 함께 마이크로소프트를 창업한 폴 앨런이 2003년 사재 1억 달러(약 1150억 원)를 들여 만든 비영리 사설 연구소다. 앨런뇌과학연구소는 ‘오픈 사이언스’를 지향한다. 연구소에서 나오는 모든 데이터를 무상으로 전 세계 과학자들에게 공개한다. 융합도 연구소의 주요 키워드 중 하나다.

 

김 원장은 “뇌 연구는 한 연구단이나 한 기관이 단독으로 하기 어렵다”며 “5~10년 뒤 대뇌피질 연구에서 성과를 내기 시작하면 해외에서 한국뇌연구원에 먼저 러브콜을 보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이현경 기자

uneasy75@donga.com



"뇌 연구, AI와 연계발전…영화속 '포스트휴먼' 나올수도"

김경진 한국뇌연구원장…인간 뇌 지도 완성되면 전혀 다른 AI 설계 가능   

‘뇌’ 하면 머릿속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를 물었을 때 AI(인공지능)라고 답한다면 상당히 긍정적인 축에 속한다. 대부분 사람들은 치매부터 뇌경색, 뇌졸중, 뇌출혈 등 무시무시한 질병들을 연상케 된다. 같은 질문을 김경진 한국뇌연구원장에게 던졌는데 예상 밖의 대답이 돌아왔다. “행복이죠.” 고개를 갸웃하게 된다. 잠시 뜸을 들인 그는 “뇌 과학이 인간을 행복하게 만들테니까요”라고 부연했다.

13일부터 ‘세계 뇌 주간’ 행사에 참석중인 김 원장과 ‘왜 뇌를 연구해야 하는가’라는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세계 뇌주간’은 1992년 미국 다나 재단에서 처음 개최한 뇌과학 축제로 세계 각국에서 매년 3월 3째 주에 열린다.

김경진 한국뇌연구원장/사진=한국뇌연구원

김경진 한국뇌연구원장/사진=한국뇌연구원


김경진 원장은 미국 일리노이대에서 신경생물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은 뇌 과학 분야 최고 석학이다. 그런 그에게 ‘뇌 연구가 뭐냐’고 물었다.

“뇌는 생명현상을 통제·제어하는 가장 중요한 기관이지만, 다른 과학기술 분야에 비해 너무 모르는 것이 많죠. 뇌 과학의 궁극적인 목적은 의식과 마음을 이해하는 것이지만 마음의 작동 메커니즘은 아직 해명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우리가 뇌를 이해하게 되면 치매 등의 원인을 규명하고, 조기진단 방법이나 효과적인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을 거예요. 한마디로 인간을 행복하게 하는 기술이 뇌 연구에서 나오는 거죠.”

지난 9일은 구글의 AI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와 이세돌이 대국을 치른 지 1주년이 되는 날이다. 김 원장은 ‘뇌지도’ 등 뇌 연구가 AI와 연계돼 발전할 것으로 전망했다.

“알파고처럼 스스로 학습하는 AI는 바로 뇌의 신경망 원리랄까, 신경세포간 복잡한 네트워크를 본 딴 것이죠. 인간의 고등인지기능, 예를 들어 감성, 지성, 판단 등의 원리를 뇌의 신경회로에 기초해 풀어내고, 이를 AI 알고리즘 수준에서 모사하려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겁니다. 뇌의 신경망을 뉴런 수준에서 밝혀내려는 ‘뇌 지도’ 연구가 완성되면 AI에 활용할 수 있을 거예요. 이를테면 차세대 AI 아키텍처를 설계하거나 전혀 새로운 AI를 디자인하는 데 뇌지도를 포함한 뇌과학 지식이 원리나 기반을 제공할 수 있을 겁니다.”

AI와 함께 4차 산업혁명의 대표주자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분야가 ‘뇌-기계 인터페이스(Brain-Machine Interface·BMI)’다. 뇌와 기계를 연결해 컴퓨터나 기계를 조작하는 시스템이다. 사지 마비, 식물인간 환자와의 의사소통을 위한 연구로 처음 등장했는데 최근에는 뇌파를 이용해 일반인들의 능력을 더욱 증강시키는 목적으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BMI는 의료, 재활 등 특수 목적으로 연구되던 분야였습니다. 생각만으로 로봇팔을 움직여 커피잔을 가져오게 하거나 두 다리를 못 쓰는 환자가 로봇슈트를 입고 걸을 수 있게 하는 실험이 연이어 성공했죠. 최근에는 3차원(D) 프린팅 기술과 오픈 컴퓨팅 플랫폼 같은 기술이 대중화되면서 엔터테인먼트와 교육 목적으로도 연구가 확대되고 있습니다. 올해 초 페이스북이 뇌파를 통해 사용자들이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는 소식이 이목을 끌었잖아요. 뇌연구원도 뇌인지·뇌공학 연구자들을 중심으로 관련 기술 개발 계획을 세우고 있어요. 올 하반기에 한국뇌연구원에서 문을 여는 ‘브레인 과학관(가칭)’에서 가벼운 수준이지만 BMI 체험을 직접 하실 수 있을 겁니다.”

AI와 BMI의 발달에 힘입어 인류가 새로운 인류, 즉 ‘포스트 휴먼’으로 진화한다는 SF(공상과학)적인 전망도 나온다. 가능한 이야기일까.

“인간의 뇌와 AI가 결합하거나 인간의 뇌를 컴퓨터 네트워크에 업로드하는 것은 미래에 충분히 상상할 수 있는 이야기이죠. 최근 흐름은 뇌와 관련된 모든 데이터를 영상화하는 추세이기 때문에 특정 인지 기능을 알고리즘 수준에서 정확히 모사해 낸다면 컴퓨터를 통해 주고 받을 수 있게 됩니다. 영화속 얘기가 현실이 되는 거죠. 이런 기술이 발전하면 미래에 유체이탈이 현실화될 수 있을 거예요. 물론 이에 따른 윤리적 문제가 미래사회에는 가장 중요한 화두가 될 겁니다.”

다른 질환에 비해 치매 등 뇌질환은 치료가 매우 어렵다. 인류는 언제쯤 뇌질환을 정복할 수 있을까. “솔직하게 가늠하기 어려워요. 치매만 해도 유력하게 보이던 후보 치료제들이 임상시험에서 실패하면서 치매의 원인으로 불리는 ‘아밀로이드베타 가설’에 의구심이 생길 정도이니까요. 과연 2030년에는 정복할 수 있을지 없을지 지금은 장담하기 어렵습니다. 그만큼 뇌가 다른 장기에 비해 복잡하다는 뜻이고, 그래서 더 집중적이고 융합적인 연구가 필요합니다.”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입력 : 2017.03.20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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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덕이 만난 생각의 리더] 뇌과학자 이성환 고려대 뇌공학과 주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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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환 교수는 “한국이 AI 분야에서 선진국에 뒤지지 않으려면 산학연이 역할 분담을 해 자율경쟁 형태로 자기 일에 충실해야 한다"면서 "정부는 생태계 조성과 AI 법, 제도를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가위 알파고444 쇼크다.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AI) 알파고의 세기 대국은 알파고의 승리로 끝났다. 인간 발명품이 인간을 넘어선 것이다. 세상을 바꿀 AI시대를 우리는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뇌과학자인 이성환 고려대 뇌공학과 주임교수를 3월 25일 오후 4시 서울 성북구 고려대 우정정보통신관 410호실에서 만났다. 이 교수는 한국정보과학회 인공지능 소사이어티 회장으로, 국내 AI 연구 1세대 학자다. 그는 무척 바빴다. 인터뷰 도중에도 여러 곳에서 전화가 걸려 왔다.

- AI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높다.

▲AI는 빅테이터나 통신, 스마트폰에 비해 주목받지 못한 분야다. AI를 한국에서 연구한 지는 30여년 됐다. AI 연구 대부로 불리는 김진형 소프트웨어(SW) 정책연구소장이 내 박사 과정 지도교수였다. 이번 알파고 대국 이후 학생들의 관심이 급격히 높아졌다. 교육열이 높은 중학교 학부모들이 “알파고가 어디에 있는 고등학교냐”라고 물었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다. 이런 관심이 한때의 붐이 아니길 바란다. AI 연구는 장기간 꾸준히 해야 성과를 낼 수 있다.

이 교수는 김 소장으로부터 `AI로 박사 과정을 밟아 보지 않겠느냐`는 권유를 받아 뇌공학 연구를 했다고 한다.

-대국은 어떻게 예상했나.

▲나는 이세돌 9단이 이길 줄 알았다. 예상과 달리 바둑 최고수인 이 9단이 알파고에 패하는 걸 보고 놀랐다. 기계가 인간의 지능을 이기다니 무섭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 대학에 인공지능학과는 있는가.

▲아직 한국 대학에는 없다. 영국 에든버러대에는 AI학 학사, 석사, 박사 과정이 있다.

-알파고의 지능 수준은 어떻게 보나.

▲알파고가 인간 바둑 최고수를 이겼지만 완벽하지는 않다. 네 번째 대국 후반부에서 이세돌 9단의 회심의 한 수로 인해 알파고는 버그 상태에 빠졌다. 아직 알파고가 모든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다는 문제점을 드러냈다. 하지만 더 많은 기본 데이터를 확보하고 기계학습(머신러닝) 알고리즘을 개선하면 성능이 좋아질 것이다.

-한국과 외국 AI 기술 차이는.

▲2015년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 분석에 따르면 외국과 비교해 우리나라는 2.6년 뒤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AI SW만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다. 최근 전문가 123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선진국에 비해 4.3년 뒤진 결과로 나타났다.

-AI와 인간 사고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AI는 디지털 데이터에 대한 확률과 통계 분석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인간 사고방식과 차이가 많다. 예를 들면 인간은 사진 한 장만으로 학습이나 추론이 가능하다. 하지만 AI는 수많은 유사 사진을 보고 학습해야 추론이 가능하다. 인간의 감정을 이해하고 표현하는데 AI는 아직 초보 수준이다.

-외국 기업들의 AI 투자 실태는.

▲구글은 2001년부터 2015년까지 14년 동안 AI 관련 기업 인수에 280억달러(약 33조7000억원)를 투자했다. 중국 인터넷기업 바이두는 3억달러(3600억원)를 투입, 미국 실리콘밸리에 딥러닝연구소를 설립했다. 토요타는 AI 연구소 설립에 10억달러를 투자한다. 해외 스타트업 기업 AI 투자 규모는 2010년 4500만달러에서 2015년 3억달러로 증가했다고 한다.


사진=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사진=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한국의 AI 투자 현황은.

▲외국 기업과 비교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네이버와 NC소프트에서 2010년 초반부터 AI 연구를 시작해 AI 기반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2014년 이후 삼성전자가 AI 부문에 투자한 금액은 `지보`에 2000만달러, `바이카이우스`에 480억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AI 관련 스타트업 기업에 대한 투자는 걸음마 수준이다.

-세계 AI 시장 규모는 얼마로 추정되는가.

▲올해 현대경제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1270억달러에서 2017년 1650억달러로 연평균 14%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 AI 시장은 2013년 3조6000억원에서 2017년 6조4000억원으로 예상된다.

-한국 AI 연구 인력은.

▲IITP에 따르면 AI 연구개발(R&D)을 하는 연구소와 대학, 업체는 39개다. 그 가운데 32곳은 연구 인력이 50명 미만이다. 대다수가 AI 관련 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실정이다. 한국의 AI 연구 인력은 다 합쳐도 구글과 비슷한 수준이다.

-한국의 AI 특허 건수는.

▲한국과 미국, 일본, 국제특허기관의 4개 데이터베이스(DB)에 등록된 한국인 보유 AI 특허는 306건이다. 이는 AI 관련 특허 1만1613건의 3%에 불과하다. 미국의 20분의 1, 일본의 10분의 1 수준이다.

-AI 시대에 살아남을 직업은.

▲AI가 인간 수준에 다다르긴 했지만 창의성이나 감성은 따라오지 못한다. 지능과 감성은 다르다. 창의적이고 감성적인 직업, 이를테면 성직자나 예술가는 인간만 할 수 있다. 영국 옥스퍼드대가 2013년 9월 발표한 `직업의 미래`라는 논문에 따르면 앞으로 15년 이내에 전체 직업의 47%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AI는 영상처리와 음성인식 같은 기존 분야는 물론 빅데이터78 분석을 통해 뇌 영상, 질환 진단, 자율주행자동차를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 적용 가능하다. 갈수록 적용 분야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그 대신 새 직업군도 등장할 것이다.

-AI가 인간을 넘어설 수 있겠는가.

알파고444에서 보듯 이미 특정 영역은 인간을 뛰어넘었다고 할 수 있다. AI가 인간 고유의 영역을 하나 둘 넘어선다면 언제가 인간을 뛰어넘을 것이다. 미국 미래학자 레이 커즈와일은 “2045년이면 각종 첨단기술이 예측이 불가능할 정도로 발전하는 시작점인 특이점이 온다”고 주장했다. AI가 스스로의 지능 증식으로 무한 지능을 갖게 돼 인간보다 앞설 것이라는 것이다. 분명한 점은 예상보다 AI의 발전 속도가 빠르다는 사실이다.

-AI에 의지할 경우 인간의 기능이 퇴화할 것이란 우려가 있다.

▲단순 반복의 인간 기능은 퇴화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AI를 잘 활용하면 창의 및 감성 기능은 더욱 발전할 것으로 본다.

-AI가 인간에 위협이 될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AI는 인간이 개발한 여러 기술 가운데 하나다. 살인로봇과 같은 AI에 대한 우려는 존재한다. 인간이 AI 기술을 어떻게 사용하느냐가 관건이다. AI 기술을 잘 활용하면 미래 생활에 큰 도움을 줄 것이다. 생산성이나 부가가치는 AI로 인해 높아질 것이다.




사진=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사진=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AI 관련 법과 규정을 만들어야 하나.

▲AI 기술이 발전해 우리 삶과 깊은 연관이 있다면 당연히 법과 규정을 만들어야 한다. 자율주행자동차의 경우 현재 미국의 몇몇 주에서는 관련 법률을 만들고 있다. 미국은 스탠퍼드대를 중심으로 `100년의 AI 연구(100 year study on AI)`와 같은 연구 프로젝트를 통해 AI 기술의 역작용이나 부작용에 대한 법 및 윤리 문제를 준비하고 있다. 우리도 각 분야 전문가들로 위원회를 구성해 AI로 인한 개인정보 유출이나 해킹 같은 역기능, 법·제도·윤리 문제를 함께 연구해야 한다. 로봇 3원칙이란 게 있다. 인간 보호, 명령 복종, 로봇 보호다. 우리도 AI 윤리규정 제정을 준비해야 한다.

-어떤 AI 전략을 수립해야 선진국을 따라갈 수 있겠는가.

▲기본 전략은 산·학·연·관이 각각 맡은 바 역할에 충실히 임하는 것이다. 학교에서는 우수 인력 양성과 핵심 기초연구를 수행하고, 산업체에서는 다양한 AI 기술을 개발해 산업화에 노력해야 한다. 연구소는 학교와 산업체 사이에서 기초기술과 산업기술을 연결하는 교량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정부는 AI 연구 생태계 조성과 전문 인력 양성, 법 및 제도로 AI산업이 발전할 수 있도록 체계를 갖춰 지원해야 한다. 특히 기업이 개발한 AI 기술을 잘 팔 수 있도록 규제를 개선해야 한다. 이런 노력을 게을리 하면 하루아침에 삼류 기업으로 추락하게 된다. 어느 기업이든 사라질 때는 한순간이다.

-정부에 바라는 것은.

▲정부가 AI산업 육성을 주도하기보다는 자율경쟁 형태로 민간에 맡기는 게 좋다. 정부가 우수한 AI 인력 양성, 산·학·연 생태계 조성, AI산업 발전과 관련한 법 및 제도상의 문제점을 해결해야 한다. 산·학·연·관이 조화롭게 역할을 분담하면 최상의 성과를 거둘 수 있다.

-좌우명과 취미는.

▲좌우명은 영국 484스턴 처질이 한 “장점이나 지적 능력이 아닌 끊임없는 노력이 우리 잠재 능력의 문을 여는 열쇠이다”라는 말이다. 취미는 영화감상이다. 어릴 적에 한때 영화감독을 꿈꿨다. 중간에 포기했다. 집안에서 TV 채널권은 나한테 있다. 새로 나온 영화나 드라마는 다 본다. 영화감독들의 상상력은 대단하다. 공상과학(SF) 영화가 현실이 되는 세상 아닌가.

이 교수는 서울대 전산학과를 졸업하고 KAIST에서 석사 학위, AI학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1989년에 받았다. 고려대 컴퓨터학과장, BK21 플러스 뇌공학글로벌소프트웨어 인재양성사업단장, 뇌공학연구소장, 한국인지과학회장을 역임했다. 현재 한국정보과학회 인공지능소사이어티 회장, 현대자동차 석좌교수,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정회원, 국제전기전자공학회(IEEE136) 펠로, 국제패턴인식학회 이사 겸 펠로를 맡고 있다. 이 교수가 공동 집필한 `뇌인지공학 최신연구동향`이란 연구서는 세계적 과학 전문 학술지 출판사인 미국 스프링거에서 2015년에 출판했다. 그만큼 국제사회에서 권위를 인정받았다.


http://www.etnews.com/20160406000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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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세개선 넘어 뇌기능 복원" 뇌의학 변화 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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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돋보기로 햇볕을 모아 종이에 불을 붙이듯, 초음파를 모아 뇌의 특정부위를 지져 손떨림증, 파킨슨병, 강박장애를 치유하는 시대가 펼쳐지고 있습니다.”

지난 1일 오전8시 미국 워싱턴DC의 르네상스 호텔에서 열린 미국정위기능신경외과학회(ASSFN)의 학술대회. ‘기능신경외과의 과거, 현재, 미래’란 제목의 오프닝세션에서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 장진우 교수는 ‘고집적 초음파 뇌수술의 미래’에 대해 특강해 세계 각국에서 몰려온 의사 600여 명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그는 이 특강에서 세계 처음으로 파킨슨병과 강박장애 환자, 세계 두 번째로 수전증 환자에게 고집적 초음파 뇌수술을 시행한 결과에 대해 발표했다. 미국고집적초음파연구재단과 마이클 제이 폭스 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되고 있는 연구였다.

세계 처음 파킨슨병 등 고집적 초음파 뇌수술 시행...격찬받아

장 교수는 기능신경외과학의 세계적 대가다. 신경외과는 뇌와 신경계, 척추 등을 수술하는 분야. 이 가운데 뇌신경계의 미세한 이상 때문에 인체의 기능이 비정상적으로 된 것을 수술로 치료하는 분야가 ‘기능신경외과학’이다. 기능신경외과학 중 컴퓨터로 뇌의 이상 부위를 찾아서 수학의 3차원 좌표 원리에 따라 수술하는 분야를 ‘정위기능신경외과학’이라고 부른다.

장 교수는 1996년 미국 시카고대로 연수를 가서 2년 동안 주말을 잊고 파킨슨병의 동물실험과 유전자 치료 등의 연구에 매달렸다. 1998년 귀국해서는 “매년 국제 권위지에 최소 5편의 논문을 쓰겠다”고 공언했다. 다른 교수들은 “용기는 가상치만…”이라는 반응이었다. 당시 의사들이 국제학술지에 한 해 한 편의 논문도 내기가 힘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장 교수는 이듬해부터 이 약속을 지켜 매년 5~8편, 지금까지 130 여 편의 논문을 발표했고 ‘정위기능신경외과학지’, ‘신경조절’ 등 국제 학술지의 편집위원을 맡고 있다. 


용기는 가상치만? 주변 회의적 시각 불구 고난도 논문 130여편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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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이용
3차원 구조 파악
뇌시경 미세 수술


 장 교수는 한 해 얼굴경련 및 3차신경통, 파킨슨병, 근긴장 이상증, 수전증, 난치성 간질, 강박장애 환자 등 350여 명을 수술로 고친다. 매주 150여 명의 외래환자를 진료한다. 또 연세대 신경외과 주임교수와 뇌연구소 소장으로 행정과 교육까지 책임지고 있다. 이 같은 진료, 수술, 강의 등의 일정 때문에 1초, 1분을 아껴 쓴다. 매일 5시에 일어나 6시 이전에 병원으로 향하고 토, 일요일에도 공식 행사가 없으면 병원으로 향한다.

그는 세계 각국의 주요 학회와 대학의 특강 요청을 거르고 걸러 한 해 평균 7~8회의 해외 출장을 가지만 ‘2박4일,’ ‘3박5일’ 등의 강행군으로 다녀온다. ASSFN 학술대회도 토요일 낮에 미국행 비행기에 올라 화요일 오후 귀국하는 ‘2박4일’의 일정이었다. 기내가 ‘침실’이 될 수밖에 없다.

뇌심부자극수술 국내 첫 성공...새로운 기술 잇달아 도입

장 교수는 2000년 2월 파킨슨병 환자의 뇌에 전극을 심어 자극, 운동장애를 치료하는 ‘뇌심부자극수술(DBS)’을 국내 첫 성공했고, 강박장애 환자에 대한 뇌심부자극수술, 경직 환자에 대한 바클로펜 펌프의 삽입술, 중증 난청 환자에 대한 뇌간 청신경핵 자극수술 등 수많은 수술을 국내 최초로 시행했다.

장 교수는 국제복원신경외과학회 회장, 아시아태평양정위기능신경외과학회 회장, 세계신경외과학회 신경재생분과위원장 등을 역임했고 지난해 세계정위기능신경외과학회의 사무총장 겸 재무이사로 선임됐다. 대한정위기능신경외과학회 회장, 대한신경외과학회 학술위원장, 대한통증연구학회 회장 등을 맡아 국내 학문의 발전도 이끌고 있다.

그는 2004년부터 서울대 공대 초미세생체전자시스템연구센터 김성준 교수팀과 함께 DBS의 국산화 프로젝트를 수행해 시제품의 완성단계에 이르렀다. 지금까지 DBS는 뇌의 위치만 파악해서 자극을 줬지만 최근에는 뇌의 전기신호를 해독해서 자극의 강도와 주기 등을 조절하는 첨단장치를 개발하고 있다.

"치매 환자 기억 되살리고, 로봇 팔다리 움직이고...머지 않았다."

“기능신경외과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파킨슨병과 각종 운동장애, 간질, 만성통증, 손떨림증 등의 증세를 개선하는 것이 초점이었다면 뇌기능을 복원하는 것으로 치료의 방향이 이동하고 있지요. 치매 환자의 기억력을 되살리거나 우울증과 각종 중독을 치유하는 것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뇌에 컴퓨터장치를 심어 로봇 팔다리를 움직이게 한다든지, 말을 하게 하는 것이 가능해지지요. 줄기세포를 이식해서 여러 병을 근원적으로 고치는 것도 머나먼 미래의 일은 아닙니다. 새로 펼쳐지는 뇌의 세계에서 세계 각국의 학자들이 선의의 주도권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가 이 분야를 이끌어가는 것, 멋지지 않습니까? 제가 하루 종일 병원과 연구현장을 떠날 수 없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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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뽑았나? 전국 10~20개 대학병원의 해당 진료과 교수들에게 “내 가족이 아프면 누구에게 보낼 것인가”를 최근 2~3년 연구 및 진료성과를 염두에 두고 추천받았다. 이 추천점수를 기본으로 하고 코메디닷컴에서 2007~2013년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같은 방법으로 평가한 점수와 환자들이 의사를 평가한 점수를 합친 결과를 일부 반영해서 최고의 의사를 선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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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우 교수에게 묻다


-기능신경외과에 대해 설명해달라.


“신경외과는 뇌와 척추 등 신경계의 질병과 장애를 수술하는 분야다. 특히 컴퓨터, 전자기술, 신경계 영상 및 신경과학의 발전에 힘입어 최근 급속한 발전을 이룩한 분야가 기능신경외과학이다. 그러나 대학병원의 의사조차도 기능신경외과가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이 적지 않다. 기능신경외과는 기능성 뇌신경 질환을 수술로 치료하는 학문분야다. 여기서 기능성 뇌신경 질환이란 말 그대로 뇌신경계의 미세한 이상이 만성화해 인체의 기능이 비정상적으로 되는 병을 말한다. 운동장애, 간질, 통증, 정신질환 등이 있으며 이 중 운동질환에는 파킨슨병, 수전증, 안면경련증 등 다양한 질병이 속한다. 특히 파킨슨병과 이상운동질환은 뇌정위기능수술로 드라마틱하게 효과가 개선되기도 한다. 뇌정위기능수술에서 ‘정위’는 삼차원 입체구조를 말한다. 컴퓨터를 이용해서 3차원 입체구조를 파악해 수술하는 것을 가리킨다.”

-기능신경외과의 수술에는 어떤 것이 있나?


“첫째 미세혈관 감압술을 들 수가 있다. 반측성 안면경련증, 3차신경통 등의 수술법이다. 미세현미경으로 보면서 안면신경과 삼차신경을 압박하고 있는 뇌혈관을 현미경 시야에서 서로 분리 감압하는 수술이다. 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에서 많이 하는 수술은 뇌심부자극술 및 척수자극수술이다. 뇌 또는 척수에 전기 자극장치를 삽입해 파킨슨병을 비롯한 이상 운동 질환, 난치성 통증, 정신병, 간질 등 신경계의 비정상적 기능을 고친다. 뇌심부자극술은 지금까지 400명에서 시행했는데 세계 최고 수준이다. 약물이 듣지 않는 간질 환자의 뇌에서 특정 부위를 현미경으로 보면서 절제하는 ‘현미경하 절제술’로 치유한다. 감마나이프 수술도 기능신경외과의 영역이다. 뇌를 절개하지 않고 컴퓨터 영상을 보면서 방사선동위원소 코발트를 뇌종양, 뇌혈관기형 등의 이상 부위에 쏘아 수술과 동일한 효과를 보는 치료한다.”

-정위기능신경외과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는데….


“컴퓨터공학이 발달하고 세포와 유전자 등에 대해 이해가 높아지면서 기능신경외과의 영역이 급속도로 팽창할 것이다. 세브란스병원은 고집적 초음파 수술에서 세계 학계를 선도하고 있는데 이는 초음파을 모아 뇌의 특정 부위에 쏘아 조직과 혈류의 변화 등을 이끄는 기술이다. 현재 강박장애, 파킨슨병, 수전증 등에 쓰이고 있지만 적응 대상이 확대될 것이다. 뇌 컴퓨터 장치 삽입술은 뇌기능장애를 획기적으로 개선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초소형화된 자극장치가 뇌와 초소형 컴퓨터를 연결해서 로봇이나 인공장기를 움직이게 하는 것이 멀지 않았다. 사지마비, 언어장애, 시각장애 등 다양한 질환을 치료할 것이다. 줄기세포 치료는 아직은 안전성과 유효성이 완전히 입증되고 있지 않지만, 언젠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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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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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정위기능수술/파킨슨병수술
 
    BD_item3.gif 세브란스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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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1998 미국 시카고대학 의과대학 연구원
1999-2005.2 연세의대 신경외과 부교수
2005.3- 연세의대 신경외과 교수
2007-2010 한국과학기술원(KAIST)겸직교수
2008.3-2010.8 세브란스병원 기획관리실장
2010.3- 연세의대 뇌연구소 소장
2010.9- 연세의대 신경외과 주임교수겸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