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은 말
그땐 지금의 ‘박사’보다도 ‘고졸’이 희귀했고 초등교육과는 2년제였던, 그런 시대를 거친 사람들이 그렇듯이. 이번 생에 최소 학사학위까지는 따 둬야 한다는 신조가 오래도록 굳건했다.
2학년으로 편입한 법학과에서, 처음 생경하기 짝이 없던 용어가 ‘위법성조각사유’였다.
‘위법성’과 ‘사유’는 알겠는데, ‘조각’은 뭐냐? 에혀, 그냥 ‘그렇다면 그런 줄 알으셔!’
용어는 언제 어디서나 진입을 가로막는 장벽이지만, 잘 사귀어두면 천군만마의 든든한 우군이 된다고.
‘박자세’에서는 ‘용어가 전부이다‘로, 거의 모토 급 지위를 누리고 있다.
하얀 시계토끼가, 언제 지나갔던가... 덜컥 뇌과학 나라에 들어갔던 날, 두리번두리번...
신기하고 이상한 것들의 이름이라도 쭉 써봐야겠다고. 혹시, 알아? 와서 꽃이 될지.
해마 : hippocampus. 기억을 만드는 공장?
감각영역을 통해 갖가지 재료들이 실시간으로 들어오고, 여기에 전가의 비법인 ‘맥락대조’ 공정을 거쳐 명품 ‘일화기억‘ 생산.
신피질 : 기억 저장소. 해마에서 만들어진 기억이 저장되고 늘 업데이트 되는 곳.
신피질의 진화는, 내장 메모리카드의 용량확장... 대략 그런 것인 줄 알겠다는.
프리프론탈 코텍스(PFC) : prefrontal cortex, 전전두엽 또는 전전두피질(前前頭皮質).
일화기억을 불러와 현재의식으로 띄우기. 현안 처리 명령. 문제해결을 위한 수뇌부 대책회의 등등.
피라밋-세포 : 야, 반갑다! 매력이 넘쳐! 피라미드를 닮았다고. 잘 사귀어 보자.
수질판-내핵 : 우와! 너 뭐냐? 잘못 건들면, 의식불명 된다며? 두꺼비집이냐?
요즘은 ‘누전차단기’지만, 예전엔 두꺼비집을 열면 집 전체에 전기가 나갔거든.
주소지가 ‘살라머스’라고? 자주 연락! 미스터리 친구야.
편도체 : amygdala, 감정증폭기라고? 악처, 강짜, 의처증... 다 네 작품이었구나?
망신살 꼴불견 추태를 면하려면, 너를 잘 다뤄야겠네. ㅎ ㅎ
브로드만 지도 39번 영역 : 길목 요지에, 참새들 방앗간이냐?
들락날락, 조심해! 잘못 쪼면 ‘유체이탈’로 저 위에서 계시를 내리는 수가 있다고.
자이러스 : gyrus, 뇌이랑. 산등성이, 능선, 제방, 이런 것들 연상.
썰커스 : sulcus 뇌고랑. 밭고랑, 골짜기, 계곡, 이런 것들 연상.
신경절 : Ganglion, 神經節. 나무의 옹이 연상.
신경섬유다발 : fascicles of nerve fiber. 통신케이블 묶음다발 연상.
살라머스 : 시상. thalamus, 視床. 사통팔달 IC, 오케스트라 지휘자. 전모파악이 쉽지 않은 숨은 실세인 듯.
오늘은 요기까지.^^
ㅎㅎ저도 처음 접했던 그때가 생각 납니다.
듣고 또 듣고, 듣다가 보니 암기가 되고
암기가 되니 저절로 이름이 불러지고
불러지니 익숙해 지고 익숙하니 또 보고 듣게 되고
재미까지 느껴졌으니 이젠 즐기면 될 텐데~~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입니다.
용어 100개만 암기하고 언제 어디서든 튀어 나온다면
즐길수 있을것 같아 저도 달과구름님 처럼 다시 화이팅 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