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사막의 기운이 내몸에 남아있다.

앙상함과 근원에 대해 예민해진 요즘이다.


자코메티 조각전시회에서

(예술의 전당~ 2018.4.15까지)

나는 또 다시 볼리비아 사막을 경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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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측-자코메티 유작 (1966년),

중앙-실로리 사막(2억만년전),

우측-도나텔로 성모(1400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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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공통된

경험 앞에 나는 한없이 무너지고,

먼지와 티끌이 되고

그리고

다시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맨 죄측 조각은 자코메티의 최후 유작 "로타르3"

석고 원본이다.

작품 정면에 서서 

작품의 두눈을 응시하고 있으니

내 온 세포들이 움직이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광활한 볼리비아의 사막을 달릴때

느꼈던 그 날것의 느낌과 비슷하였다.


원인없는 눈물에

민망하여 눈물을 삼켰지만,

사막에서 왜 울음이 밀려왔는지 ...

자코메티의 작품을 보고 어렴풋하게 알 수 있었다.


소실점의 발견으로 2차원의 평면에 3차원을 그려내어

비례의 미를 추구하던 르네상스 시대

독특한?

도나텔로의 "성녀"를 봤을때의 느낌도 같은

맥락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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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질적인 삶을 거부하는 남편의 7평짜리 작업실에서

평생 헌신하며 살아온 부인 아네트와 성녀의 이미지에서

진한 울림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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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그러한

"자연"에도

묵묵히 시간을 견뎌온

초월적인 그 무엇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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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나는 일어섰다

그리고 한 발을 내디며 걷는다.

어디로 가야 하는지

그리고

그 끝이 어딘지는 알 수 없지만

나는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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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나는 걸어야만 한다.

고로

존재한다.

-알베르토 자코메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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