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일요일을 만끽했다.

나는 거의 매주 일요일 박자세 수업에 참석하러 서울에 다녔는데 쉽지 않았다. 이해도 못하는 수업에 참석하는 것에 스트레스를 받았다. 일요일 늦잠을 자고 싶은 유혹을 뿌리치기도 힘들었다. 오늘(9)은 서울에 갈 일이 없어 느긋하게 지냈다. 마침 가족들은 다른 일로 서울에 가서 외롭게(?) 지내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무슨 이유인지는 몰라도 박문호 박사님의 미소가 떠올랐다. 박사님의 가방도 함께 오버랩됐다.


그 미소는 어디서 본 것일까?

가만 생각해보니 그 미소는 만주-백두산 해외학습 탐사의 사전모임이 열린 지난 6일 서래마을 사무실에서 본 것이었다. 이날 박사님은 탐사학습을 진행하던 중 가방을 가리켰다. 가방은 책으로 가득했다. 책을 너무 많이 담아 자크가 잠기지 않았다.


그리고 그 사이, 나는 박사님의 그 미소를 보았다. 마치 염화미소인 듯한 그 미소. 그 미소는 어떤 의미를 담고 있을까? 내 주관적으로 해석하자면 그 미소에는 얼른 이 책들을 읽고, 종합해서 탐사대에게 알려줘야지!’하는 마음이 엿보였다.

 

과연 어떤 책이 가방에 담겨있었을까?

궁금해서 살짝 조사를 해봤다. 알고보니 박사님은 이날 근무하는 전자통신연구원(ETRI)이 창립기념일이라서 연구소에 출근하지 않자 탐사에 필요한 책을 구하기 위해 일찍 서울로 갔다. 아마도 교보문고, 영풍문고 등 대형서점을 돌며 탐사에 필요한 책을 찾아 다녔을 것으로 추측된다.


나는 사모님께 박사님이 어떤 책을 샀는지 물어봤고, 사모님은 박사님이 산 책을 모아 사진을 찍어 보내왔다. 사모님이 보내 주신 사진에는 책으로 가득했다.

박문호 박사님이 구입한 책 사진.jpg


박문호 박사님이 연구소 창립기념일인 지난 6일 서울에 일찍 올라와 이번 만주-백두산 해외학습탐사를 앞두고 공부를 위해 산 책들이 책꽂이에 꽂혀 있다.


나는 박사님께 고마움을 느꼈다. 공부해서 회원들에게 알려주고자 하는 박사님의 진심이 내 마음속으로 들어왔기 때문이다. 박사님!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