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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천대 길병원 김영보 교수(59세)는 인공지능 의사 ‘왓슨’도입을 주도한 인물로 신경외과 의사이자 뇌 과학자다. 환자를 치료하는 의사이기도 하지만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에 대한 연구로도 유명하다. 현재 가천대 길병원 인공지능병원추진단 연구센터장, 대한의료인공지의학회 이사 등을 맡고 있다. 병원의 디지털화에 앞장서며 데이터과학의 중요성을 외치는 김영보 교수가 최근 관심을 가지는 것은 진정한 ‘건강’이다. 김영보 교수는 육체적·정신적·사회적 건강이 균형을 이루어야 온전한 건강 상태라고 말한다. 이 세 가지를 모두 조화롭게 만들기 위한 첫 번째 노력으로 육체적 건강을 위해 16kg 체중을 감량하는 다이어트에 성공했다. 82kg에서 100일 만에 16kg을 감량해 현재 체중 66kg 좌우를 유지하고 있는 김영보 교수의 다이어트 비법을 들어봤다.

◆ 다이어트의 핵심은 ‘관찰’과 ‘먹는 양’
김영보 교수가 다이어트를 결심하게 된 이유는 고혈압, 당뇨병, 지방간 등 점점 심각해지는 대사질환 때문이었다. 2014년부터 고혈압 약을 복용했고 잦은 모임과 불규칙한 식습관 등으로 체중이 82kg으로 불었다. 키 170cm에 82kg이었으니 각종 대사질환의 위험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했다. 자신의 건강에는 소홀했던 모습을 돌아보면서 체중감량을 결심했다.

김 교수가 다이어트에 돌입하면서 가장 먼저 했던 것은 ‘관찰’이었다. 2019년 1월부터 한 달간 자신의 생활습관을 관찰하기 시작했다. 어떤 것을 얼마나 먹는지, 얼마나 움직이는지 이러한 생활습관이 왜 생겼는지 관찰하고 원인을 파악하기 위한 과정이다. 김교수는 “습관은 뇌 회로이다. 잘못된 뇌 회로를 바꾸려면 자신을 잘 알고 절제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반복했던 것을 끊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평소에도 책읽기를 좋아했던 김교수는 다이어트를 결심하고부터 관련된 서적을 읽기 시작했다. 약 200권에 달하는 책을 읽고 정보를 습득하면서 결국 체중감량은 ‘먹는 양’ 조절이 답이라고 생각했다. 김교수는 “간헐적 단식, 저탄고지, 원푸드 등등 수를 헤아리기 힘든 다이어트 방법론이 난무 한다. 그런데 이는 모두 적게 먹기 어려워서 생긴 일종의 ‘자기 속이기 전략’인 것 같다”며 기본으로 돌아가 되도록 적게 먹는 방법을 잘 실천하면 된다고 말한다. 김교수는 “하루 세끼가 등장한게 불과 100년도 안된다. 하루 세끼를 챙기지 않는다고 굶어 죽을래야 죽을 수 없다. 반복은 뇌 회로를 만들고, 무의식 중에 행하게 되는 것이다. 먹는 것에 대한 반복회로를 끊고 먹는 양을 줄이면 살은 빠진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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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간의 자기관찰 시간이 지나고 수많은 서적을 통해 습득한 지식을 바탕으로 김교수는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 실천했다. 먹는 양을 줄였고 음식의 종류를 바꿨다. 3개월 간 혹독하게 쌀밥, 녹말성분은 일체 섭취하지 않았고 샐러드와 견과류 등으로 필수지방산을 섭취하고 끼니를 해결했다. 여기에 간헐적 단식도 해보면서 자신에게 맞는 단식의 주기와 방법을 찾아 적용했다. 살을 빼기위해 억지로 특정한 운동을 시작하지 않았고 생활에서 꾸준히 할 수 있는 계단오르기를 매일 실천했다. 연구실, 병원 출퇴근길에 무조건 계단을 오르내렸다. 꾸준히 실실천하고 있는 운동은 하루 10층 계단을 두 번 오르내리는 것이다.

◆ 기록의 중요성, 자신의 ‘데이터’를 믿자
김교수가 일 년 전 다이어트를 시작하면서 지금까지 꾸준히 실천하고 있는 것이 또 있다. 바로 기록이다. 김교수는 식사, 배변, 운동, 독서 등 하루의 모든 일상을 기록해 자신의 데이터를 축적해왔다. 기록을 통해 앞서 강조한 습관이 왜 생겼는지 관찰하고 원인 파악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김교수가 지금까지 읽은 다이어트와 건강에 관한 서적은 200권에 달한다. 이를 통해 김교수는 자신의 데이터를 만들고 내 몸을 이해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책속에 소개되는 수많은 다이어트 성공사례들 보면 모두 저자가 직접 실행해보고 시행착오를 겪으며 탄생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이는 곧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는 책속의 방법이 맞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참고하되 절대적으로 생각하고 따라하지 말 것, 다양하게 시도하면서 자신의 데이터를 기준으로 적절한 방법을 찾을 것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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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교수는 자신의 데이터를 남기고 기록하는 것의 장점으로 강력한 보상을 꼽았다. 기록을 통해 자신의 신체 수치 변화를 눈으로 볼 수 있고 이를 통해 뇌는 성공에 대한 보상을 받는 것으로 인식한다는 것이다. 김교수의 경우 혈압약을 복용할 만큼 높았던 혈압이 정상으로 떨어졌고 허리둘레 37인치에서 32인치로, 상의 사이즈 105에서 95까지 점점 변화되는 수치로 강력한 보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강력한 보상은 곧 자신감으로 되돌아온다고 강조했다.

◆정신적·사회적 건강도 챙기자
1948년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육체적, 정신적, 사회적 건강이 균형을 이루어야 온전한 건강 상태’라고 정의하고 있다. 김교수는 이 같은 정의에 적극 공감하고 실천하려고 노력한다. 다이어트를 통해 육체적 건강을 찾았지만 이 과정에서 정신적, 사회적 건강을 잃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이어트를 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이 시기에는 식사약속이나 모임들이 거의 불가하다. 먹는 것을 조절해야하기 때문이다. 김교수도 100일간은 혹독한 사회적 단절의 시기를 겪었다고 한다. 쌀밥을 먹지 않았고 식단 조절 때문에 외식은 일체 금지했다. 간혹 선후배들 모임에 나가면 혼자서만 못 먹는 음식도 있고, 먹지 않으면 유난스럽게 다이어트 한다는 등 타인의 불편한 시선도 받았다고 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김교수는 사람은 혼자 살 수 없고 함께 더불어 사는 사회에서는 사회적 건강이 중요하다는 것을 실감했다고 한다. 이를 통해 혹독했던 100일간의 다이어트를 끝낸 후 지금은 사회적 건강을 챙기는 체중관리법으로 바꿨다.

김교수는 100일간 82kg에서 66kg까지 체중을 감량하면서 자신에게 맞는 식단, 간헐적 단식 방법, 운동량을 정확하게 파악했고 최대 70kg을 넘기지 않게 유지하자는 목표를 잡았다. 모임을 나가거나 가족들과의 외식도 즐겼고 외식을 통한 갑작스런 체중 증가나 요요현상을 피하기 위해 적절하게 간헐적 단식 방법을 병행했다. 김교수의 기록에 다르면 다이어트 시작과 동시에 2020년 1월까지 외식을 한 횟수는 299회였다. 이렇게 외식을 하고 사회적 건강을 챙기면서도 김교수는 1년째 평균 66~68kg의 체중을 유지하고 있다.

김영보 교수가 추구하는 진정한 건강은 ‘육체적, 정신적, 사회적’ 모두 건강한 상태이다. 성인병이나 대사성 질환 초기 단계의 사람들은 꼭 체중감량을 하라고 당부했다. 다이어트와 건강관리에는 정해진 답이 없고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 가지를 맹목적으로 따라하지 말고 자신의 데이터를 잘 관찰하고 파악하는 과정이 꼭 필요하고, 이를 통해 나만의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출처: 매경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