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수-단면 사진.png                                박문호 박사가 수업시간에 그린 <척수-단면>의 모습


척수를 그리는데 정말 많은 색이 필요하구나!’

척수는 정말 복잡한 구조구나!’


나는 지난 15일 과학리딩 공부를 하는 동안 혼자 이렇게 되뇌었다. 왜냐하면 이날 박문호 박사님이 <척수-단면>을 그리는데 평소보다 더 많은 펜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그만큼 척수의 신경로는 복잡하다는 얘기다.


보통 박자세 공부는 그림을 그려가며 하는데 여느 때는 4가지 색깔이면 충분하다. , 검정, 빨강, 파랑, 초록이면 거의 모든 그림을 그릴 수 있다. 하지만 이날 <척수-단면>은 그 신경로가 너무 복잡해서 기존 4가지 색깔에 갈색을 추가해야 했다.


분명 과학리딩 모임 공지의 준비물에도 4색펜과 수정테이프라고 되어 있지, 평소에 보지도 못했던 5색펜을 준비해야 한다는 얘기는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나는 박사님이 <척수-단면>을 그리면서 4가지의 색깔이 모자라 다른 색깔이 필요하다며 그림을 그리는 중에 다른 생각에 빠져들었다. 일본의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오에 겐자부로가 그의 독서인생 50년을 정리한 책 읽는 인간의 어떤 문장이 떠올랐다.


그 책에서 정말로 좋다고 생각하는 부분, 혹은 이해가 잘 가지 않는 부분에 각각 빨강과 파랑, 두 종류의 색연필로 선을 긋거나, 약간 긴 구절이라면 선으로 상자를 만드는 것이 제 방법입니다.


하여튼 나는 <척수-단면>이 기존의 4색펜도 모자라 하나의 색깔을 더 사용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많은 색깔을 필요로 하는 복잡한 구조라면 뇌과학 공부에서 그만큼 중요하다는 의미일 것이라는 박사님의 말이 떠올랐다.


박문호 박사님의 <그림으로 읽는 뇌과학의 모든 것>에서 척수를 강조하며 책에서 쓴 말들을 다시 찾아보지 않을 수 없었다.


뇌신경에서는 시각, 청각, 균형감각의 특수감각이 나타납니다. 뇌신경은 연수에서 중뇌까지 배열된 12개의 눈, , , , 그리고 안면근육을 조절하는 감각과 운동신경핵입니다. 척수는 촉감, 온도, 고유감각의 일반감각에 관련되며, 뇌신경은 시각, 청각, 균형감각의 특수감각을 처리합니다.


나는 이날 과학리딩을 공부하며 뇌과학을 공부한다는 것은 정말 복잡하고 지난한 과정으로 단단한 마음가짐이 필요하겠구나하는 생각에 잠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