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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박문호 박사님이 김인경 회원의 필사 노트를 펼쳐보이며 놀라워하고 있다.



박자세 회원들의 공부 수용능력은 다양하다. 내용을 거의 다 이해하는 회원도 있지만 분명 우리말로 진행하는데도 마치 딴 세상에 온 것 같이 느끼는 사람도 있다. 초보자는 모두 그렇다. 나는 안타깝게도 후자에 속한다.

요즘 박자세는 매주 일요일 과학리딩 모임을 하고 있다. 박문호 박사님의 강의와 회원들의 발표로 진행된다. 예전보다 시간을 대폭 늘려 10시간 동안 공부한다. 무엇보다 시간이 늘어 여유가 생겼다. 그동안 숨가쁘게 공부만 했다면 이제 다른 회원은 어떻게 공부하지?’하고 주변을 둘러보기도 한다.


박문호 박사님이 김인경 회원의 노트를 발견한 것도 그때 쯤이다. 과학리딩 수업이 끝날 즈음, 박사님은 화제의 노트 좀 보자고 운을 뗐다.

그리고 노트를 보는 순간, 회원들은 깜짝 놀랐다. ‘서프라이즈!’ 놀랍다. 노트에는 <5회 특별한 뇌과학> 강의가 고스란히 필사되어 있었다. 바로 필사(筆寫) 노트. 그야말로 필사적인 노력이 노트 곳곳에서 느껴진다.

그는 왜 강의를 통째로 필사했을까? 김 회원은 인터넷에 있는 온라인 강의가 어느날 갑자기 아무 이유없이 사라질 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면서 너무나 소중한 자료이기 때문에 없어지기 전에 옮겨 적어야 할 의무를 느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바로 실행에 들어갔다. 강의를 다시 들으며 몇 달 동안 밤낮없이 노트에 옮겨 적기 시작했다. 김 회원은 지금도 시간나는 대로 필사를 계속하고 있으며, 언제 끝날지 모른다고 전했다. 그의 필사는 아마도 공부를 계속하는 한, 끝나지 않을 지도 모른다.

김 회원은 필사를 통해 예상하지 못한 사실을 깨달았다고 전했다. 그는 강의를 단 한 자도 빠짐없이 적다 보니 같은 내용이 다양한 방식으로 전개되는 사실을 알았다면서 내가 어떤 부분을 모르는지, 어느 분야가 취약한지 알게 된 것은 큰 소득이라고 소개했다.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지적 재산이다.

그는 필사 과정에서 스스로 동력을 얻어 공부가 재미있고, 앎의 기쁨을 느끼는 횟수가 많아졌다고 자랑스러워했다. 가만 보니 요즘 수업중에 김 회원이 아하! 그렇구나하고 탄성을 지르는 경우를 자주 목격했는데 필사 효과가 빛을 발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김 회원이 공부의 맥락을 잡았다는 느낌이다.


박문호 박사님도 그의 노트를 펼쳐 보이며 이렇게 열심히 공부하는 사람은 처음이라며 이 노트를 보면 내용이 이해되지 않아 공부를 못하겠다는 회원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박사님은 본인의 경험을 살려 나도 에델만, 험프리의 책을 읽을 때 중요한 대목이나 이해가 부족한 부분은 그대로 타이핑했다고 공부 노하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