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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전문입니다.


나 태어난 고향

                    - 나착도르지

 

헨티항가이사얀 같은 높고 아름다운 산맥들

북방을 꾸며주는 숲산줄기산들

메넹샤르가노밍 같은 광막한 고비들

남방을 상징하는 모래 언덕의 바다들

이는 내가 태어난 고향아름다운 몽골 땅

 

헤를렝오농톨 같은 맑고 깨끗한 강들

모든 이에게 약이 되는 시내와 샘과 광천(鑛泉)

훕스굴오브스보이르 같은 깊고 푸른 호수들

사람과 가축이 먹는 웅덩이늪의 물들

이는 나 태어난 고향아름다운 몽골 땅

 

오르홍셀렝게후후이 같은 빼어나게 아름다운 강들

광산 자원의 보고인 수많은 산과 고개들

옛 기념비들유적들도시와 성터들

먼 곳으로 갈 수 있는 넓고 단단한 길들,

이는 나 태어난 고향아름다운 몽골 땅

 

멀리서 번쩍이는 눈 덮힌 고산준령들

푸른 하늘 활짝 갠 거친 들과 소금 벌들

먼 모습이 보이는 우뚝 솟은 만년설 봉우리들

사람의 마음을 펴주는 드넓은 초원들

이는 나 태어난 고향아름다운 몽골 땅

 

항가이 고비 사이의 드넓은 할하(*외몽골

유년시절부터 종횡무진 말달리던 곳

온갖 짐승을 몰이 사냥하던 기나긴 산등성이들

준마를 타고 경주하던 분지며 아름다운 협곡들

이는 나 태어난 고향아름다운 몽골 땅

 

바람 끝에 흔들리는 싱싱하고 부드러운 푸새

탁 트인 초원에는 번쩍거리는 갖가지 신기루

의적들 모여들던 험준한 땅이 있는 곳

제사가 이어져온 수미산 같이 큰 오보(*돌무지 신앙대상물)

이는 나 태어난 고향아름다운 몽골 땅

 

부드러운 풀이 자라는 아름다운 초장이 있는 곳

이리 저리 누빌 수 있는 평평하고 아름다운 땅

사시사철 마음대로 유목할 수 있는 목영지와

오곡이 자랄 토양을 가진 흙이 있는 곳

이는 나 태어난 고향아름다운 몽골 땅

 

요람 같은 아름다운 산에 조상들을 모신 땅

자자손손 자식을 낳아 기르는 곳

5종 가축이 초원 가득 풀을 뜯는 목영지

몽골 사람 우리의 마음을 끌어당기는 대지

이는 나 태어난 고향아름다운 몽골 땅

 

한겨울 살을 에는 추위에 눈과 얼음으로 덮여

수정빛 은빛으로 반짝이며 빛나는 대지

한여름 좋은 시절에 꽃과 잎이 피어나고

철새들 멀리서 날아와 끼룩대는 대지

이는 나 태어난 고향아름다운 몽골 땅

 

알타이 흥안령 사이의 풍요로운 처녀지

내 아버지 어머니가 머무른 영원한 운명의 고향

금빛 햇살에 평화롭게 자리잡은 대지

은색 달빛에 영원히 빛나는 곳

이는 나 태어난 고향아름다운 몽골 땅

 

흉노(匈奴)이래 내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살던 곳

푸른 몽골 시대(몽골 제국시대)에 힘차게 일어선 곳

년년(年年)에 몸에 배고 세세(歲歲)에 정이든 고향

새 몽골의 붉은 기가 뒤덮인 곳

이는 나 태어난 고향아름다운 몽골 땅

 

우리가 나고 자란 겨레의 사랑하는 고향

호시탐탐하는 적이 오면 당장 차서 쫓아버린다.

복된 이 땅에 혁명의 국가를 흥륭(興隆)케 하여

후세의 새 세상 위해 막중한 공을 세우리.

이는 나 태어난 고향아름다운 몽골 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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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착도르지


1906년 태어나 1937년 겨우 32살의 나이로 죽은 나착도르지는 몽골의 가장 위대한 시인이다. 나착도르지는 이미 몰락한 칭기스칸의 후예였던 타이지 집안에서 태어나 8살때 어머니를 잃었다. 그리고 16살에 몽골의 독립영웅 수흐바트르 사령관의 서기로 있다가 18살에 몽골 인민혁명당의 당원이 되었으며, 몽골 혁명청년동맹 중앙위원회 부의장이되었고 기관지 "인민군"의 편집장을 지냈다. 그는 21살에 아내 파그마돌람과 함께 독일 유학을 떠나게 되는 기회를 얻었고, 독일의 라이프치히 대학에서 동방학과 저널리즘을 전공하였다. 당시 아내는 의과대학 실험실에서 공부를 하였다.

1929년 다른 유럽 유학생들과 함께 소환이 되었고 1930년 출당되었다. 그리고 아편중독에 걸린 아내와 이혼을 하였고, 1932년 말에 러시아인 아내 니나 치스짜코바와 결혼을 하였다. 국립중앙극장 전속작가로 있었고 아카데미 연구원으로 있었으나 사상이 불온하다는 이유로 체포되어 구금을 당하는 회수가 늘어났다. 구금을 당하는 진짜 이유는 나착도르지의 출신이 타이지가문이며, 해외 유학을 하여 전형적인 부르조아라는 것이었다.

1936년 구금상태에서 석방이 되었지만 그의 아내 니나 치스짜코바와 그의 딸 아난다시리가 러시아로 추방이 되었다는 것을 알고 절망했다. 그는 젊은 나이였지만 병중에 있었고 신병치료를 위해 아내가 있는 러시아로 가게 해 달라고 청원을 하였고 천신만고 끝에 청원이 승인되었지만 이내 승인이 취소되었고 1937713일 길을 가다가 죽었다. 영화의 한 장면처럼 길을 가다가 갑자기 죽었던 것이다. 그는 죽어서 몽골인의 가슴속에 가장 위대한 작가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