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 이런 글을 올리는 것은 박자세 수강자 중에 교사/학생들도 있고 또 '대안학교'를 구상하는 분이 있을 수도 있기 때문에 그런 분들에게는 참고가 되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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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학교실-꿈나무 육성 교육에 대한 소감문

과학교실을 마치고/강국희.7.27

2013년부터 4년째 과학교실(초등학교 7), 과학강연(,,13)을 해 오면서 현장에서 보고 느낀 소감을 정리하여 향후 발전에 참고하려고 한다.

 

1. 과학교실 준비

작년까지는 나의 전공분야(미생물, 유산균, 요구르트)에서 주제를 정하여 과학강연, 과학교실을 운영하였으나 이번에는 주제를 식물의 세계동물의 세계로 바꾸었다. 초등학교 학생들에게 미생물은 약간 거리감이 있고 식물과 동물은 생활 환경에서 직접 눈으로 보고 느끼는 생태계의 주제이므로 친근감을 가지기 때문이다. 미생물은 식물과 동물을 다루면서 부수적인 것으로 포함시킬 수 있다.

나는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의 과학교과서를 모두 가지고 있다. 과학교실을 준비하는데 우선, 교과서의 내용을 살펴보고 그것을 바탕으로 강의/실험계획을 세웠다. 이 분야의 전문가 몇분의 큰 도움을 받았다.

 

*강의내용

식물-햇빛과 광합성 이야기, 먹이사슬, 식물형태의 특징으로 분류, 생물의 자손번식과 순수 성 유지, 식물과 미생물의 공생

동물-동물의 공생과 먹이사슬, 반추동물의 소화기관, 닭의 일생, 지구역사와 척추동물의 출 현, 장내세균과 유익한 세균, 고기의 부위별 특징

*실험내용

-홈 요구르트 제조와 조직 및 시식평가, 유산균의 수에 대한 개념

-현미경 활용법: 현미경의 구조와 배율 계산, 렌즈 관리 요령

-현미경으로 세포관찰: 양파의 겉껍질/속껍질, 비비추의 겉껍질, 공변세포

-현미경으로 맥주효모, 막걸리 효모, 유산균, 흔들말

-미생물 콜로니 관찰: 페트리필름에 손바닥세균, 요구르트 유산균

-옥외 현장: 화단에 나가서 외떡잎식물과 쌍떡잎식물을 골라서 잎, , 줄기, 뿌리의 구분 확인, 다양한 생태계의 공생 확인

-엽록소 분리: 시금치에서 엽록소를 추출, 거름종이로 엽록소 a, b, 크산토필 분리 확인

 

*실험기자재

실험을 하려면 한 가지라도 빠지면 안 되고 초등학교의 수업시간이 40(1시간)이므로 모든 준비, 진행절차가 완전하지 않으면 우물우물하는 사이에 시간이 다 지나가기 때문에 내 집에서 몇 번이고 반복하여 미리 실험을 연습하여 숙달해야 한다.

 

우선, 실험계획과 필요한 기자재 목록을 정리하여 학교의 담당 선생에게 보내어 확인하였다. 회신을 받아보니까 현미경이 40배의 실체 현미경1대이고 부족한 것이 매우 많아서 그것을 내가 별도로 구비하지 않으면 실험이 도저히 불가능하다고 판단되었다.

그래서 학교에서 준비할 것과 내가 준비할 것을 구분하여 분담협조하기로 학교 선생과 합의하였다. 내가 준비할 것을 챙겨 보니 자그마치 20여 가지였다. 500배의 미니 디지털 현미경’(고사이언스, 인터넷 과학기자재 판매점, 64000)을 구입하고 시약, 미생물, 기타 등등을 구비하였다. 미생물을 관찰하려면 1,000배의 현미경이 꼭 필요하여 친지들에게 수소문 해 보니 오래된 것을 가지고 있는 분이 있었다. 어린학생들을 위하여 봉사하는데 기꺼이 제공하겠다는 연락이 와서 받아왔다. 이렇게하여 모든 기자재가 완비되었다.

 

*개인적으로 구비한 기자재 목록

-현미경 1000(중고 기증품)

-미니 현미경 500-64000원 구입

-마개 있는 시험관 30-엽록소 분리용

-슬라이드 글래서

-커버 글래서

-현미경 오일

-페트리 필름-일반세균용, 유산균용(SM제품,10만원 상당)

-마이크로 피펫30

-에탄올

-메탄올

-아세톤

-톨루엔

-여과지 1(직경 110mm, 100)

-샤알레 10

-핀셋

-이쑤시개

-눈금비커

-유리 깔대기

-막자 사발

-효모

-유산균

-아세트산 카민(식물 세포핵 염색)

2. 학교방문 수업진행

실험기자재를 자동차에 싣고 약 2시간 거리에 있는 학교에 도착하였다. 과학교실 참가 학생은 1학년부터 6학년까지 모두 9명이었다. 담당 선생님을 모시고 외부 식당으로 나가서 점심식사를 대접하면서 진행 순서를 의논하였다.

 

식물의 세계를 소개하는데 강의는 학생들에게 관심문제를 질문 해 가면서 슬라이드를 설명하였다. 교사 2분이 수업에 함께 참석하여 1분은 슬라이드를 넘겨주고 다른 분은 카메라로 수업장면을 찍어 주었다.

실험시간에는 학생들이 호기심과 열성으로 닥아 왔다.

먼저, 내일 실험에 사용할 요구르트를 준비하기 위하여 우유에 종균 요구르트를 접종하여 보온장치에 넣었다.

현미경으로 비비추와 양파의 세포가 규칙적으로 질서정연한 구조를 보는 순간 놀라워하였다. 흔들말과 선충이 꿈틀거리는 것을 보면서 경악하는 학생도 있었다.

현미경으로 맥주효모와 막걸리 효모를 관찰하고 유산균 콜로니, 손바닥 세균의 콜로니도 확인하였다.

옥외 화단으로 나가서 식물의 잎에서 나란히맥인가 그물맥인가를 확인하고, 꽃을 보고서는 꽃잎이 3의 배수인가(외떡잎식물), 혹은 45의 배수인가(쌍떡잎식물)를 구분하는 실습을 하였다. 스텐포크를 하나씩 가지고 나가서 선택한 식물을 뿌리 채 캐어서 잎과 뿌리가 대칭을 이루고 있음을 확인하였고 따라서 잎의 맥을 보면 그 뿌리가 어떻게 생겼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하는 실습이었다. 책의 그림으로만 보면 실제 생태계에서 판별하기 어렵고 또 쉽게 잊어버리지만 이와같이 실제로 손끝으로 만져보고 눈으로 확인한 체험학습은 평생 기억되는 것이다.

 

3.초등학교의 전인교육

우리가 중요하다고 말하는 전인교육의 가장 중요한 시기는 초등학교 과정이다. 초등학교 교사는 모든 과목(국어, 사회, 도덕, 과학, 음악예술, 체육)을 두루 섭렵하고 부임해야 마땅하다. 교과내용이 바뀌면 그것을 방학기간의 연수를 통하여 보충하고 학습해야 한다. 교육대학에서 이러한 내용을 충분히 가르치고 훈련시킨다면 현장에서 별로 어려움이 없겠지만 현장의 교사들을 접해보면 전인교육을 감당하기에는 부족한 면이 많이 보여서 안타까운 것이 현실이다. 교사들의 이러한 공간을 메꾸어주기 위하여 보조교사, 시간제교사(영어) 등이 있다. 학교에 피아노가 없는 학교에서는 CD, 컴퓨터의 음악녹음파일을 털어 놓고 음악수업을 진행하기도 한다. 교육시설이 좋은 학교에는 피아노, 전자 오르간까지 구비되어 있다. 학생수가 많은 학교에서는 영어(구청에서 예산지원), 음악, 미술, 체육의 교과 전담교사를 두고 있고 주지과목’(국어, 수학, 사회, 과학)은 담임교사가 맡는다.

학년

학년별 과학 교과서의 주요 내용

3-1

물질의 상태비교, 자석, 동물의 세계-나비, 지표변화-, 바다

4-1

무게재기-저울, 식물 싹트기, -줄기-열매, 식물의 일생, 화산-지진, 혼합물의 분리

5-1

,온도, 태양계의 구성, 별자리, 우주탐사, 식물 구조, 현미경 관찰, 물질의 변화

6-1

지구자전, 태양움직임, 생태계, 렌즈, 사진기, 공기, 이산화탄소, 지구온난화

 

과학실험의 경우에도 교과서에 있는 내용을 학생들이 손으로 실제로 만져보고 만들어 보는 것이 쉽지 않아서 만들어져 있는 것을 보여주기 식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보니 교과서에서 보고 배운 것을 사회 현장에서 적용하는데 어려움이 있게 마련이다. 학생이 자기 손으로 직접 만져보고 만들어 본 경우에는 확실하게 알지만 그림으로 본 것은 실용성이 떨어진다. 예를들어 현미경이 있지만 사용 경험이 없거나 학생들이 샘플을 직접 만들어 보지 않고 준비된 상품(프레파렛트)을 보여주는 식으로 과학실험을 진행하는 것은 마치 요리학원에서 음식만들기 실습을 하지 않고 사진으로 대신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요리 만들기, 과학실험하기는 학생이 스스로 재료를 다듬어서 손 끝에 기술을 익히는 것이다. 학생들이 학교에서 배운 과학 지식을 야외 (, , 개울)에 나가서 널려 있는 돌, 나무, 풀의 이름이나 특성을 구분하지 못하는 이유는 눈으로 보는 과학공부였기 때문이다.

 

[개선되어야 할 초등학교 과학교육]

-실습 기자재의 확충과 활용

-교사들의 훈련

-학교별 학생들에 대한 실험실습 대면평가 실시, 성적 공개

 

4.대안학교

우수학생을 육성하는 특목고, 자사고, 외고를 폐지하려는 정부방침에 대하여 논란이 심하다. 한 집안의 형제 중에서도 우수한 아이는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돌봐 주어야 하고 각자 개별적인 적성에 맞게 길러주어야 그 집안이 발전한다. 유능한 형제를 미워하고 잘되는 것을 배 아파하거나 방해하면 그 집안은 망한다. 마찬가지로 국가의 발전을 위해서 능력별, 적성별로 교육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정부의 의무이다. 공교육에 불만이 있거나 개인의 특수한 사정 때문에 요즘 대안학교’(인가학교, 미인가 학교)가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정부의 간섭을 받지 않고 교과내용을 자율적으로 편성할 수 있고 아이의 재능이 우수한 경우 초등학교 6년을 거치지 않고 2-3년에 마치고 진학하기 위한 대안학교도 있을 수 있다. 세월호의 사고가 이러한 대안학교에 관심을 갖게하는 동기가 되었다고 어떤 교사는 말했다. 공립학교에 근무하면서 잡무에 불만이 많던 어떤 교사는 대안학교로 떠나면서 눈빛이 달라질 정도로 희망에 부풀었다고 한다. 대안학교에서 집중적으로 효율적으로 잘 공부하여 검정고시를 치르고 나이 제한이 없는 대학에 남들보다 일찍 입학할 수 있겠지만 과연 대학생활에서 혹은 사회생활에 나와서 아무런 문제 없이 평생을 행복하게 살아 갈수 있을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젊은 시절에 어느 길로 갈 것인가의 선택이 중요하고 훌륭한 멘토의 도움이 필요할 것이다.

 

특목고, 자사고, 외고를 폐지할 경우, 경제력이 있는 자녀들은 외국으로 빠져 나갈 우려가 크다. 무조건 폐지가 아니라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요즘 수도권에서 성행하고 있는 대안학교가 새로운 돌파구를 열어가는 것 같다. 아이들 교육과 생활환경을 부모들이 통제하기 어려운 실정에 있다. 스마트폰, TV, 기타 오락물에 심취한 아이들을 관리하기 어려운 가정에서는 대안학교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사회적 신분이 있는 부부 직장인들의 경우에 아이들에게 신경 쓰기 어렵기 때문에 비싼 등록금을 부담하면서 대안학교에 보내는 경우가 많다. 교회가 대안학교를 운영하는 경우에 신앙생활 속에서 교과교육을 진행하기 때문에 학부모들이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대안학교에서는 TV, 스마트폰의 사용을 금지하여 학부모들의 걱정을 들어주는 것이다.

 

5.과학홍보 대사 강국희 소개

나는 1941년 시골 농촌에서 출생하여 농사를 지으면서 조그만 면소재지의 초등, 중등학교를 졸업한 후, 비로소 집을 떠나서 진주농림고등학교에 진학, 농업전반에 걸쳐서 공부하였고 그리고 건국대 축산대학을 1965년에 졸업하고 ROTC 3기로 입대하여 2년간 복무하였다. 새로운 공부를 위하여 일본에 가서 식품발효미생물(유산균, 요구르트)을 전공하여 석사, 박사를 취득하고 1975년 한국야쿠르트 연구소를 설립하여 3년간 연구소장을 역임한 후 성균관대 생명공학부에서 2006년 정년퇴임하였다.

은퇴 후에는 홀가분한 마음으로 나의 전공분야에 관련된 인접분야의 공부에 관심이 있어서 폭넓게 자연과학 전체(면역학, 분자생물학, 지구과학, 우주론, 기후관련 등)를 학습하면서 무척 흥미롭고 재미가 있었다. 마치 오래된 낡은 건물을 새롭게 디자인, 신소재를 사용하여 근사하게 리모델링해 놓으면 멋지게 보이고 경제적 가치가 높아지는 것처럼, 은퇴한 늙은 과학자가 새로운 학문과 지식, 기술을 융합적으로 재학습, 지식의 리모델링을 해야 하는 것은 대단히 보람있는 일이다. 그동안 사회적 혜택을 많이 받고 평생을 과학자로서 살아왔으니까 은퇴 후에는 그 보답으로 청소년 교육, 사회교육에 봉사활동하기로 마음먹었다. 평생토록 연구해 온 전공분야가 미생물이므로 건강, 식품, 의학, 환경에 관련된 것이어서 자연스럽게 노인들의 건강문제, 청소년 교육에 관심이 높다.

따라서 이러한 활동을 위하여 창립된 한국시니어과학기술인협회(KASSE)에 동참하고 있으며 매년 한국과학창의재단의 후원금을 받아서 청소년 꿈나무 육성사업으로 과학강연, 과학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내가 다니던 시절의 학교 시설에 비하면 요즘은 전국 어디든지 학교시설이 현대화되고 좋아졌지만 교육이 안고 있는 복잡한 문제를 간단히 진단하고 평가하기 어렵지만 최근에 경험한 초등학교의 문제에 국한해서 소감을 정리해 보았다.

 

6.결론

이번 과학교실의 주제를 식물의 세계, 동물의 세계로 바꾼 것은 매우 잘 되었다고 생각한다. 우선 나 자신이 새로운 것을 많이 알게 되어 준비하는 과정이 무척 흥미진진하였다.

대상학교가 지방이어서 부족한 기자재 구입, 오고 가는 교통비, 숙박비(비싼 여름 휴가철) 등 비용이 지출되었지만 손자뻘 되는 아이들을 위한 교육에 보람을 느끼면서 나 자신의 업그레이드, 늙은 과학자의 리모델링하는 유익한 기회로 생각하였다.

수업, 실험시간에 사진을 찍도록 되어 있어서 학교 교사가 카메라로 찍어 주었는데 다음에는 사진과 함께 핸드폰으로 동영상을 찍을 것을 생각하고 있다. 이번에는 강의를 몰아서 먼저하고 그후 실험에 들어갔는데 강의시간에 학생들이 지루해 하는 분위기가 보였다. 따라서 다음 기회에는 실험내용을 한토막씩 짤라서 슬라이드로 소개하고 곧바로 실험하고 이런 식으로 한다면 학생들의 집중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되어 개선하려고 한다.

참가한 학생 중에는 생명과학에 관심이 없고 장차 스포츠, 로봇, 등의 분야로 진출하겠다는 학생도 있었는데 이런 학생들의 소감문에는 별로 호의적인 반응이 나타나지 않았다. 다음 기회에는 곤충의 세계, 지구과학 암석을 다루기 위하여 자료를 수집 중에 있다.

대한민국의 살길은 오로지 교육뿐인데 교육정책이 오락가락, 초등학교 뿐만아니라 중등, 고등, 대학의 교육도 세계경쟁에서 앞서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그래서 아직까지 노벨 과학수상자가 없고 이제부터라도 그 기반구축에 모든 역량을 쏟아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