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도가 운명이다. 지구도 그렇다.'

 

얼마나 아름다운 말인가.

 

아름답다는 말은 모든 시대에 걸쳐서 다르게 쓰여 왔다.

 

왜 그러한가. 인간이 만든 문명이 탄생시킨 단어이기에 그러하다.

하나의 가치를 두고 만든 말이기에 시대에 따라 아름다움의 기준이

달라지게 된다.

 

아름답다라는 말은 하나의 가치를 의미한다. 생각해보라.

아름답지 않은 것에 가치가 있는가.

아름다움이 하나의 가치 척도와 선택의 기준으로 작용한다.

  

그러면 생각에 가치는 어디에서 달라지는가를 생각해 보는 것도

좋은 의견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또 하나를 제안하자면 시대를 뛰어넘는

아름다운 말과 사실이 몇 가지나 될까를 생각해 보는 것도 괜찮을 듯 싶다.

 

언제 지구가 '밀도가 운명'이라는 주제로 한껏 얘기해 본 적이 있는가

 

회사에 출근해서 ' 밀도가 운명이야. 우리는 바다가 없었더라면 '나'라는  현상도 없었을 거야.'

라는 주제를 맘껏 얘기할 수 있을까

 

아무 때나 얘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심지어 얘기한다고 해도 무시 당하는 것이

어쩌면 '진실'인지도 모른다.

 

머리결을 스치며 지나는 바람이 있는 이유와

차가워지며 따뜻해 질 때마다 갈아 입는 옷의 의미,

휴가철에 만나는 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파도가 있는 이유,

비싼 등산복과 등산 장비를 구비하여 오른 산이 있는 이유는

 

박문호 박사님의 자주 쓰시는 말 중에  '깡그리'를 들먹일만큼

진실에서 일상 대화의 주제들은 벗어나 있다. " 세상에!!"

 

박사님의 강의를 들을 때마다 어떻게 이렇게 몰랐을까에 몸서리쳤다.

 

어떻게 소풍, 등산, 데이트, 여행 등등을 겪을 때 일어난

 감동이 자연과학을 모르는데도 일어났을까에 대해서 말이다.

 

발뿌리에 채이는 돌맹이의 기원도 모르면서 희희낙낙했었다.

 그래서 강의가 끝나고 목까지 치밀어 오르는 벅찬 감동이

있을 수 있었다.

 

높은 산이 가장 가벼우며, 출렁이는 바다는 태양계에 지구 밖에 없으며,

내 조상을 뭍었던 산은 지구의 나이를 하루로 비교하면 1초도 되지 않았을 때

사라진다는 사실을 사람들은 더 거짓말 같이 느낀다.

 

바닷물이 150도가 넘었고, 쏟아지는 비가 300도가 넘었으며,

더 놀라운 것은 수 천 만개의 운석이 떨어지고 그 흔적이 대륙의

이동으로 사라졌다는 사실이

일상의 대화, 다시말해 일부 사람들에게는 공상 과학 영화처럼 치부되고 있다.

 

더 놀라운 것은 나 또한 이런 사실을 안 것이 채 1년도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박자세를 만난 시간과 비례한다.

 

아는 순간 어리석어진다. 아는 순간 그 동안 몰랐던 나를 발견하기에 그러하다.

 

어리석어지는 순간 나는 또 다른 사실을 알게 되는 것이다.

 

아는 순간 어리석어지는 패러독스에 빠지는 기쁨을 느끼고 있다.

 

지적 장애를 뜻하는 '바보'라는 단어가 김수환 추기경, 노무현 대통령 등의

이름 앞에 붙어  아름답다라는 의미를 풍긴다. 그 분들이 생전에 모두가 가치가

높다고 생각하는 돈, 명예, 권력 등을 위해 일하지 않고 본인들이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것을 바보처럼 추구했기 때문이다.

 

그러면 나도 말하고프다.

 

'바보 지구과학'이라고 말이다. 생명을 설명하고 탄생시켰음에도 돌멩이로 취급당하고 있으니

말이다.

 

" 생명은 위대한 지질학적 힘이다.'라는 말을 들으며

가슴 깊숙히 눈물을 흘릴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오늘 박사님의 강의를 듣고나서

함부로 연탄재를 차지말라고 얘기하는 시인의 얘기보다

 '함부로 돌멩이를 죽어있다고 하지마라.'는 말을 사람들에게

들려 주고 싶었다.  

 

내 발에 스치며 튕기는 돌멩이도 내 나이보다 더한 세월을 살았으니

돌멩이 하나도 내 선배이며, 어버이며, 역사일 것이다.

 

이제 내 발밑에 놓인 땅도, 신발에 채이는 자갈도, 바닷가에 모래도,

출렁이는 파도도 감히 논할 수 없게 된다.

 

모두 수 많은 시절은 견뎌온 모습이니

스치는 바람에도 조심스레 고개 숙여야겠다.

 

'선배님들 고맙습니다.'라고 말이다.

 

시간을 넘나들며 아름다울 수 있는 사실은 드물다. 라디오를 한 시간을 들어도

좋은 노래 하나 건지기 어려운 것과 같다.

 

풍경이 달라졌다. 세익스피어의 말처럼 더 많이 알아야 더 많이 사랑할 수 있나 보다.

 

'밀도가 운명이다. 지구도 그렇다.' 라는 말이 사무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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