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우리가 아니다.'

'그들은 우리가 누구인지 관심이 없다. 다만 우리의 움직임만 관심 사항이다.'

'그들의 법칙이 있다.'

 

박사님의 강의가 이것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수수께끼같은 질문에 포럼에 참가했던 사람들이 어리둥절하였습니다. 다만 박자세 회원들의 입에서는 'Brain, 신경세포'라는 단어가 흘러나오더군요.

 

네. 그들의 정체는 ' 신경세포'였습니다. 이야기가 시작되자 마자 박자세 회원분들은 '훈련'이라는

단어로 흘러갈 것을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박사님께서 '창의성 포럼'에서  ' 창의성과 뇌과학'이란 주제로 강의를 시작할 때 왜 신경세포를

먼저 했는지 감이 잡히시는지요. 

 

신경세포 하나 하나가 살아있는 생명체입니다. 독립된 세포이며, 그들 하나 하나는 자기의 세계를 가지고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자아'라고 하는 위대한 착각을 하고 있습니다.

 자아가 요구하는 것과 신경세포가 요구하는 것은 다릅니다.  그들은 그들만의 법칙으로 살아갑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따라야 할 것은 가상으로 만들어진 자아의 요구에 따라 사는 것이 아니라

신경세포를 만들어 가는데 노력해야 합니다.

 

그들의 법칙은 지속된 연습 즉, 강도, 속도, 정확도라고 하는 법칙을 따라야 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움직임만 관심이 있는 신경세포는 결국 골격근과 수의근의 연속된 활동인 연습을 통해서

살아갈 수 있는 것입니다.

 

연습에는 세가지가 있습니다. 일반적인 연습은 일반인이 하는 것이고,  심층적 연습으로 대가가 탄생하고,

강박적 연습으로 천재가 됩니다. 일반인, 대가, 천재라고 불리는 대상들은 그들의 연습에 의한 것이지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이 아닙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skill은 일종의 기억입니다.

 

예술이라는 개념은 르네상스 전에는 없었습니다. 예술이라는 것은 문화가 만들어낸 하나의 개념입니다.

 

창의성이라고 하는 것은 어느날 갑자기 하나의 모습으로 생겨난 것이 아니라 피나는 노력과 연습으로

신경세포의 요구에 따른 사람에게 일어난 사건인 것입니다.

 

우리는 창의성이라는 단어를 발음하기 전에 창의성이란 도대체 누구에게 창의성인지를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이것은 매우 근본적이며 근원적인 질문입니다.

 

초등학생이 생각해낸 창의성은 중학생에게는 창의성이 되지 못합니다. 그러면 우리가 생각하는 창의성은

누구를 대상으로 하고 있습니까. 일반인, 대가, 천재라는 구분을 하게 된다면 창의성은 어디에 위치하게

되느냐는 말입니다.

 

창의성이라는 개념은 결국 신경세포를 얼마나 발달시키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입니다. 아동발달에 보면

한 살이 되면 뇌의 회백질이 엄청난 양으로 늘어납니다. 그리고는 3세가 되기 전에 절반이상이 필요한 부분 이외에는 사라집니다. 아이들은 그 때 엄청난 양의 움직임을 보입니다. 국가대표 레스링 선수보다 더 많은 양의 움직임을 보이는데 이 때 하는 것이 바로 연습입니다. 같은 동작을 반복하여 신경세포를 자극합니다.  연습으로 지속적인 자극을 받지 않은 세포들은 스스로 사라집니다. 그리고 나머지 삶동안에는 회백질외에 백질이라고

불리는 축삭다발을 싸고 있는 미엘린을 얼마나 늘려가는냐가 관건이 됩니다.  이것을 수초화라고 합니다.

 

수초화가 되는 순서가 있습니다. 수초화는 행동, 프로그램, 계획, 개념의 순서로 나아 갑니다. 제일 마지막에

되는 곳이 바로 전두엽입니다. 청소년기에 백질의 엄청난 폭발이 생기는데 이 때 완성되어가는 곳이

전두엽입니다. 청소년기 전에는 이곳이 수초화되어 있지 않다는 말입니다.

 

수초화라고 하는 것은 결국 미엘린이 얼마나 감싸게 할 것인가 입니다. 지금도 머리속에서는 꿈틀거리며

역동적인 움직임을 가지고 있는 신경세포입니다. 신경세포가 하는 일은 다른 신경세포로 정보를 전달하는 것입니다. 운동이라고 하는 움직임은 모두 이 신경세포끼리의 연결 방식으로 만들어집니다. 신경세포의 축삭에 감기는 미엘린의 양은 신경전달 속도와 강도, 정확도를 만듭니다. 창의성은 여기에 있습니다. 창의성이란

하나의 신경세포와 또 하나의 신경세포가 연결되어 만들어지는 현상이라고 말한다면 자극이 없었는데도

갑자기 연결되는 현상은 아닐 것입니다. 지속적인 자극으로 신경세포가 연결되고 정보라고 불리는 전기적 충격의 양의 강도, 속도, 정확도(필요한 신경세포끼리의 정확한 연결)이 일어났을 때 일어나는 것이 창의성이라는 말입니다.

 

필요한 신경에 필요한 축삭이 연결되는 것은 결국 훈련에 의해 가능한 것입니다. 100억개가 넘는 신경들이 보내오는 엄청난 양의 정보들을 순서가 없이 받아들이면 정신 분열이 일어납니다. 순서를 갖게 하는 것이 바로 속도의 변화에 있습니다. 속도를 빠르게 하거나 느리게 하는 것이 신경계의 본질적인 접근이라면 훈련을 통해서 그 속도를 증진시키는 것이 우리가 창의성에 다가가는 노력이 될 것입니다.

 

그래서 훈련은 익숙하지 않는 움직임을 하기 위해 견디는 것입니다. 이것은 우리에게 견딘다 견디지 못한다의

문제이지만 신경세포에게는 사느냐 죽느냐의 문제일 것입니다. 천재가 된다는 것은 버티고 견디는 것에 있습니다.

 

뇌는 정확하게 운동하기 위해 존재합니다. 생각은 정확히 내면화된 운동입니다. 그래서 기억을 위해 필요한 아세틸콜린과 운동을 위해 골격근, 수의근을 움직이는 신경전달물질도 바로 아세틸콜린입니다. 한 번쯤은 꼭 생각해 보아야 할 일입니다.  

 

축구선수, 소설가, 코미디언의 공통점은 모두 혼자서 연습해서 성공할 수 있다는데 있습니다. 그들은 그들의 세계를 부단한 훈련을 통해 가능합니다. 체조선수, 골프선수, 바이올리스트는 어떠합니까. 이들은 정확하게 대가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이 시대가 요구하는 창의성은 생각을 많이하여 이루어 진다거나 많은 경험만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은

넌센스입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생각을 신경세포가 만드는데 자아라고 하는 착각이 원하는 요구에 따르는 것이 과연

효율적인 일인가를 말입니다.

 

인류역사상 가장 번성했던 시기를 꼽자면, 아테네 시대, 이탈리아 피렌체, 런던 입니다.

일종의 문화적 폭발이라고 불립니다. 이 중에 가장 짧은 시기동안 가장 많은 천재를 배출한 시기는 바로

피렌체입니다. 레오나로도 다빈치, 미켈란젤로, 라파엘로등이 대표적 인물입니다. 불과 50년 사이에 일어난 일입니다. 천재가 탄생한 배경에 대해 탤런트 코드는 길드라는 제도에 있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7살부터 5년 이상 지속되는 도제교육은 장인의 기술을 그대로 따라하는 것입니다. 그대로 따라하는 훈련을 통해 신경세포가 발달하고 수초화되어 이것을 바탕으로 새로운 생각, 즉 창의성이 돌출되는 것입니다.

 

다시한번 반복합니다. 천재는 반복적 강박 훈련이다. 불편한 상태를 견디는 힘입니다.

 

그래서 박자세에서는 훈련을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잊지 마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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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이 박사님의 강의였습니다.

 

특별한 뇌과학에서 볼 수 없었던 파워포인트를 이용한 자료와 에니매이션 동영상은 신선한 충격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유네스코 포럼에서 박사님께서는 위에 적힌 내용보다 훨씬 많은 것을 주셨습니다.

 

제가 느낀 창의성은 아무것도 없는 것에서 새로움은 탄생되지 않는다를 배웠습니다.

내가 원하는 것과 신경세포가 요구하는 것은 결단코 다르기에 신경세포의 요구에 맞추는

훈련을 통해야 비로서 발전이 있을 수 있음을 느끼고 왔습니다.

 

질의 응답 시간에 어떤 분이 불편한 상태를 견디면서까지 하는 것이 행복하게 할 수 있는 일인가

의문스럽다는 질문에 박사님은 행복은 문화를 통해 탄생하였으며 인간의 행복이라고 하는 것은

절대로 세상에 피해를 주지않으면서 일어날 수는 없는 일이라고 하셨습니다. 지금 이 시대가 행복이라는

말을 하고 있는데 그것은 과연 언제부터 만들어진 것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불과

50년 사이에 만들어진 행복이라는 가치가 과연 정말로 가치가 있는지에 대해서 생각해 보라는 말이었습니다.

 

오늘 또 하루 배울 수 있어 좋았고, 끝나고 나눈 뒷풀이에서도 평소보다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  특히 무무헌님의 연구소 이야기를 통해 연구소의 또 다른 일면과 박자세가 얼마나 공부하고 학습하기

좋은 곳인지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박자세의 운동이 단지 공부하고 학습하는데서 그치지 않고 논문을 쓰고 발표하는데 까지 나아가야 한다는 말씀도 하셨습니다.  일반인 전문가가 되기 위한 노력이 훈련을 통해

이루어지면 그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 될 것이라는 말에 많은 생각들을 가지고 올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