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ocortex(대뇌신피질)의 확장으로

 

     -> 행동이 가능해졌다

     -> 언어가 출현했다

     -> 꿈이 가능해졌다

 

그래서 인간은 많이 기억하고 잘 운동하게 되었다.

 

신피질이 어떻게 피질하 운동기관들로부터 운동을 넘겨받았는가?

신피질 진화에 따른 운동의 진화를 보면 양서류, 파충류, 인간 모두에게 비슷한 기관들이 작동됨을 볼 수 있다.

pallidum(창백) 이 SNr(흑질그물부)와 tectum(시개), pretectum(시개앞구역), 그리고  DT(등쪽시상의 감각핵)에 신호를 전달하고 이 창백에 striatum(선조)가 강하게 연결되어있다. 6강에서 '플랫폼'이라고 제시해준 두가지 그림에서 선조체의 역할을 다시 상기하게 한다. 그런데 이선조체에 DT가  연결됨과 동시에 변화된 것이 있으니, 양서류는 LAm(편도외측핵), 조류와 파충류는 DVR(등쪽뇌실능선)으로 연결점이 달라졌다.

 

인간의 경우는 양서류와 같이 LAm이 다시 그 자리를 차지했으나 그 힘은 미약해지고 오히려 시상과 신피질사이에 엄청난 하이웨이가 생기게 된다. 물론 양서류나 파충류도 피질은 있었으나 인간의 신피질처럼 효율좋은 층판구조를 갖는 것도 아니었고 선조와의 연결또한 미약했다. 인간에 와서 피질 -> 선조 -> 창백 ->시상 ->피질이라는 강한  하이웨이가 만들어지면서 운동의 질적도약을 이루게 된 것이다.  드디어 신피질이 '운동권'을 장악하게 되었다. 

 

운동을 할려면 reference가 있어야 한다. 감각기관의 안내를 받아야 한다. 운동의 reference가 무엇인가? 정보다.

동물은  감각에서 운동이 나오지만 인간은 운동이 전적으로 기억에서 나온다. 포유동물에 와서 감각입력을 몰아 내측두엽(해마)으로 흐름을 만들었더니 그것이 통합되어 기억이 된 것이다. 기억은 언어를 통해  증가했고 언어는 의미의 함축이며 의미는 동작의 목적이 내면화된것이다. 상징언어의 본질은 기억과 직결된다.  축적된 기억이 인간으로 하여금 '잘'운동하도록 한다. 그래서 인간은  동작(동물)이  아닌 행동(목적성)을 한다. 이 기억이 대규모로 저장되어 있는 곳이 대뇌 신피질이다. 저장이라 했지만 고여있는 것이 아닌, 실행이 반복되는 깜박임의 연속이라고 생각해야한다. 발음장애인 브로카 실어증, 의미장애인 베르니케 실어증은 모두 피질의 문제이다. 

 

신피질의 증가가 언어의 출현을 야기했고, 기억의 폭발을 가져왔다. 늘어난 피질을 효율적으로 관리해야 할 필요성이 생겼다. 그렇지 않으면 자기몸만한 피질을 매번 싸들고 다녀야 할 판이다. 층판구조와 굴곡을 늘리고, 대량의 기억정보를 분류,정비해야했다. 드디어 꿈이 발명되었다.

 

낮에는 깨어서 행동하고 밤에는 자면서 운동을 한다. 단, 클러치가 풀어진(운동출력이 없는) 시각적 운동을 한다.왜? 입력된 절차기억을 복습하고 훈련하기 위해서. 1억 4천만년전 바늘두더지 이후의 REM수면이 이러한 역할을 한다. 각성상태와 REM수면은 거울대칭이다. 피질이 다 깨어있다. 운동관점으로 극단적으로 활성화 되어있다. 둘은 단지 on-off로 switching 된다.  REM수면은 정서가 주도를 하고 (전두엽은 노르 아드레날린과 세로토닌성 세포가 거의 발화하지 않아 작동되지 않는 상태) 시각이라는 특수한 지각이 작용할 뿐이다.  잠, 꿈 또한 각성시와 마찬가지로 능동적 행위인 것이다.

 

낯설었던 1/3의 '나'를 찾은 기분이다. 잠이 많은 나는 '잠자는 나'가  납득도  안되고  부담스러웠다. 알고나니 가벼워진다. 이제 온전히 내 몸을 받아들일 수 있다. 24시간 고맙다. 잠자리에 들기전 잠을 디자인하고픈 의욕까지 생긴다. 요 며칠은 수면단계를 스스로 카운트하면서 잔 것 같다. 재밌다.

 

신피질 증가가 가져온 혁명적인 확장성. 언어와 함께 의식이 출현하고, 언어에 의해 증가된 기억이 다시 이를 강화하고, 감정이 기억을 도와 지금의 온갖 인간현상이 펼쳐지게 되었다. 원래 목표는? 잘 운동하기 위해서. 즉 잘 살아남기 위해서였는데 이제 우리는 또다시 내안의 가상공간을 벗어나 내 밖에 또다른 가상공간을 구축하고 있다. 무한대로 확장되는 운동성!

 

내 몸이 놀랍다.

무생물에서부터 시작해 지금 내가 하고 있는 모든 움직임이 가능하기까지.

세상에! 어떻게 이런 일이!

이제 그림이 그려지기 시작한다. 내가 어떻게 생겨났으며, 어떻게 살아가는지에 대해.

기대보다 빨리 이런 느낌을 갖게 된 것은 올해 <특별한 뇌과학>의 '특별함'에 있다. 8강을 꿰뚫은 발생학적 관점

이 아니었다면, 5억년 우리의 흔적을 진화적 관점으로 훑지 않았다면 이런 설득력은 결코 맛볼 수 없었을 것이다.

대단한 성과다. 고맙고 고맙다.

  

내년 <137억년>과 <특별한 뇌과학>에는 또 어떤 성찰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까 기대가 된다.

 

제 3회 <특별한 뇌과학> 8강,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