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시간의 흐름이 묘하다. 가을이어서라기보다는 또는 일상의 무엇이 생겨서라기보다는

오히려 그것은 박자세의 흐름과 나의 삶을 매치시키면서 생기는 어떤 흐름 때문인 듯하다.

요즘 은근히 시간이 바쁘게 흐른다. 공부하는 일이 그렇다. 또 개인적으로 시간이 나면

호주학습탐사기의 편집에 음으로 양으로 관여하면서 더욱 더 벌어지는 현상인 듯 하다.

 

보다 많은 시간을 짜내보자. 그래서 박자세 필독서를 하루 한권씩 읽어가보자 라는

호기를 내고 다짐을 한지도 얼마 되지 않는다. 그래서 요즘은 맘이 부산스럽다.

하지만 호주탐사기편집일과 겹치니 더욱 조바심이 인다.

 

  물론 탐사기 편집일에 직접적인 책임을 맡은 것은 아니기에 정신적인 부담은 거의 없다.

하지만 나름 옆에서 꾸준히 참여하고 지켜보면서 내가 도움이 되는 일이 있으면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는 맘만은 분명하기에 더욱 그렇다.

더구나 끝자락에 다가 올수록 부족한 부분이 자주 눈에 띄게 되고,

그와 비례하여 조금씩 시간의 투여가 늘어나면서 차차 번자해진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번자해지는 원인은 내가 먹고 싶은 요리는 바로 저기에 잘 차려져 있는데,

먹지는 못하면서 그 옆에서 다른 일만 열심히 하는 느낌이라면 이유가 될까 .

 

그래서 다시 생각해본다. 그 맘은 그 맘인 것이고, 내가 직접 담겨져진 흐름은 편집일이기에

이에 충실하는 것은 어떤가? 냉정히 생각해보면 무어 꼭 이것 저것 구분을 나눌 필요는

없기에 더욱더 분별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결론은 간단하였다. 

그래 편집일을 즐기는 것이 공부하는 일이다.

  

 

지금은 호상철광층 부분을 다시 만지고 있다. 부족한 부분은 보충하고 보다 부드럽게

글을 다듬는 일이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이게 매우 재미있다. 분명 박문호 박사님의

수업에서 지질부분을 들었지만, 혼자 자세히 그 부분을 공부하지는 않았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책이라도 몇 권을 보면서 하나하나 접근해야 했다.

그러면서 그 때 들었던 그 부분들이 보다 명료히 다가오며 이해된다.

어! 이렇구나 라는 것을 느끼면서 말이다...

  

물론 이 느낌을 나만이 소유하고 싶지는 않다. 회원들에게 권유하고 싶기도 하다.

맛보려면 한번 참여해보라. 하지만 늦었을 수도 있겠지만..

뭐 가장 늦었을 때가 가장 이른 것이라는 금언을 믿는다면 권유해도 될듯하다...

 

이 느낌은 저저 번 주에 신경관을 공부하고 발표할 때 느꼈던 묘한 느낌과 동일한 것이었다.

우리는 무언가 한 번 보면 아! 이렇구나 라는 생각으로 대충 넘어간다.

그러면서 뭔가 이해한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개인적인 잡하고 연관이 없다보면,

우리는 주의하며 보는 것이 아니라 대략적으로 처리하고 넘어가는 것이다.

그래서 아는 것도 대략적인 수준에 머무는 것이리라.

 

예를 들면 우리는 이야기하거나 들을 때 대충 이런 거구나 하는 수준으로 접근하거나

학습을 한다. 그런데 발표하거나 편집을 할 때는 그런 자세만으로는 안된다.

책임부분을 보고 보고 또 보고하면서 접근해야 한다. 그 때 느끼는 맛은

대충할 때와는 매우 틀리다. 그야말로 뼈마디까지 새기는 듯 하여야 한다.

반복 반복.. 그렇지 않으면 쉬이 잃어버리는 연배인지라 더욱 더 하고 또 해야 했다.

그 후에야 어! 이거 재미있네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흔히 자기 전공 부분은 대략해도 전후좌우로 꿰면 그냥 대략 맞아떨어진다.

하지만 비전공부분은 그렇지 않는 듯하다. 그야말로 이야기하거나 듣거나 한

이후에는 막연하게 그렇구나 하는 느낌만 남지, 몸으로 새겨지지는 않기에 말이다.

그래서 들었던 판단이 무조건 발표해야 하는구나 라는 생각이었다.

이 부분은 절실히 생각들었었다.

 

그런데 편집일을 하면서도 그런 생각이 든다. 여기에 나오는 부분들은 모두

우리가 학습하고자 하는 자연과학적인 지식이기에 더욱 말이 필요없다.

따라서 편집 일은 어찌 보면 모두 자연과학 공부를 하는 일과 진배없는 것이 된다.

하나의 글을 보면서 다른 책들을 어쩔 수 없이 보고 보고 또 보아야 하니 말이다.

 결국 공부였던 것이다.

 

맘을 바꾼다. 그래 편집일 마무리는 끝까지 하자. 이것이 바로 공부이다.

그것도 다른 사람들이 보다 잘 이해할 때까지 공부하고 공부하면서 글을 다듬어보자

라는 맘으로 말이다. 정리되면서 맘의 번자함이 차차 사그러든다.

 

 

회원들에게도 몰래 권유해본다. 사실 편집일이 번거롭기는 하다.

하지만 공부하기에는 즉효다. 제3자의 입장에서 자연과학을 즐기기보다는

직접적으로 당사자가 되어 접근하고 싶다면 강력 추천하고 싶다.

무조건 발표해야 하듯이 무조건 편집일을 해보라는 말을 하고 싶다.

그러면서 상상외의 결과를 던져줄 것이다 라고 김구라도 쳐 본다.

 

이 자리에서 그동안 고생했던 편집인들에게 그 수고를 하나하나 자세히 말해주고 싶다.

하지만 이리저리 헤매면서 자리를 잡아갔던 일들이 어이 쉬이 표현될까?

그렇지만 나중에는 웃으면서 말들의 성찬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본다. 

나는 고생했다라는 말보다는 진정 공부하느라 즐거웠겠구나 라는 부러움을 던져줄 것 같다.

 

얼마남지 않은 가을의 가로수 길목에 뻘줌한 자세로 서서... 주저리주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