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발견들이 모여 큰 공룡을 만든다”

인터뷰/ 몽골 공룡 권위자 린첸 바르스볼드
린첸 바르스볼드 전 몽골 고생물학센터장. 권오성 기자
린첸 바르스볼드 전 몽골 고생물학센터장. 권오성 기자
일반적으로 공룡을 이야기할 때는 ‘브라키오사우루스’와 같이 종 이름만 말하지만, 전문적인 논문에는 해당 공룡의 화석들을 발견하여 별도의 종으로서 분류한 연구자의 이름이 끝에 붙는다. 몽골 공룡들의 이름 끝에 접미사처럼 자주 등장하는 말이 있으니 ‘바르스볼드’(Barsbold)다. 몽골 공룡 연구의 초석을 놓은 린첸 바르스볼드(81·사진) 박사(전 몽골고생물학센터장)가 이름 붙인 공룡들이 많기 때문이다. 수십 종의 공룡 이름을 붙인 그가 이번 고비사막 탐사에도 참여했다. 인터뷰는 야영지를 떠나기 하루 전인 지난 18일 한낮의 텐트 아래서 진행됐다.

-이번 탐사의 발견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짧은 시간에 비해 성공적이었다. 고비에서도 화석이 매우 풍부한 네멕트 지역 등은 많이 탐사가 되었지만 동고비사막은 이제 시작이다. 몽골의 공룡은 세계 학계에서 그 가치가 널리 알려져 있는데 그 바탕에는 한국의 이융남, 일본의 고바야시 박사 같은 이들의 연구와 공헌이 컸기 때문이다.”

-여든이 넘은 나이에도 사막을 찾게 되는 이유는?

“물론 공룡 뼈다. 공룡 뼈는 크거나 작거나 길거나 짧거나 모두 가치를 지녔다. 작은 발견들이 모여 공룡 이해에 대한 큰 걸음을 내딛게 한다. 이번에 참여한 우리 팀들을 보면, 젊은이들부터 중년의 여성, 나 같은 노인네까지 다양하다. 전문가이건 비전문가이건 모두 같은 열정을 가지고 이런 힘든 일에 참여하고 있다.”

-공룡 연구는 서구에서 시작되었다. 현재 서구와 아시아의 연구 수준은 어떻게 보는지?

“1970년대 이후 아시아에서 매우 중요한 발견들이 이어지고 있다. 이 주제에 대해선 미국의 고생물학자 데이비드 와이스햄플과 피터 도드슨 등이 <공룡류>(The Dinosauria)라는 저서에서 별도로 다루기도 하였다. 서구 세계가 공룡 연구의 문을 연 것은 사실이고 70년대 이전까지는 세계적으로 알려진 과학자가 아시아에 많지 않았다. 하지만 이후 상황은 바뀌어 지금은 비슷하다. 지금은 오히려 미국과 유럽 연구자가 연구를 위해 몽골과 중국으로 오는 경우도 많다.”

-50년 넘게 탐사를 해왔는데 기억에 남는 사례가 있다면?

“1963년은 특히 기억에 남는 해다. 그 전까지 외국 탐사팀은 단독으로 와서 몽골의 화석들을 캐 갔다. 이후부터는 몽골과 공동 연구 형식을 갖추게 되었다. 1970년 몽골이 주도하여 옛 소련 연구자들과 함께 공동 연구를 진행했던 경험도 특히 기억에 남는다. 모든 탐험은 새로운 지식을 얻고 외국의 동료들과 좋은 관계를 개발하는 특별한 기회들이었다.”

-일반 사람들이 공룡에 관심을 두어야 하는 이유란?

“아이들은 공룡에 대해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 예전에 한국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는데 그 지식에 감탄했다. 알다시피 6500만년 전에 멸종한 공룡의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다시 볼 수 없지만, 분명히 있었던 미스터리는 모든 이들을 끌어당기는 힘이 있다. 이 고대 생물의 현대 이미지를 구성하는 연결 고리가 우리 연구자들이다.”

바양긴시리(몽골)/글·사진 권오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