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탐사의 막바지에 이르렀다. 이번 탐사의 목표가 분명하였던지라 박사님은 황도 12궁 별자리와 일등성의 이름 그리고 태양의 온도와 밝기에 관한 x축, y축 에이치알 도표를 특유의 암기법으로 외우게 만들었다. 오비에이에프걸키스미. 3천도에서 3만도의 별 가운데 태양의 온도는 6천도이다. 온도 축과 태양의 밝기를 1로 했을 때 나타내는 축에서 플러스와 마이너스의 별자리 까지를 익혔다. 태양은 우리 지구에서 가장 가까운 별이다. 가장 외곽에서 나오는 빛인 가시광선을 보는 것인데 말하자면 수소와 헬륨로 이루어진 고온의 기체 덩어리인 것이다. 나는 지금 이 글을 쓰면서 머릿속에 도표를 그리며 그날 배우고 익힌 별자리를 복습하고 있다.


별이 무엇인가. 별은 주로 수소로 된 성간기체와 성간 티끌이 뭉쳐서 만들어진 것이다. 핵반응의 연료로 쓸 수 있는 수소가 한없이 많은 것은 아니기 때문에 별의 운명, 별의 최후는 그 별이 얼마나 큰 질량을 갖고 태어났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대개의 별들은 1000억 년을 살고 사라진다고 한다. 알타이르, 시리우스, 레굴루스. 스피카 등 수소와 핵융합을 하는 주계열성 별들은 백억 년을 산다. 태양은 앞으로 55억 년 정도 지나면 태양의 중심부에 있던 수소가 모두 헬륨으로 변하기 때문에 점차 밝기가 어두워져 백색왜성으로 바뀐다. 마침내 표면의 가스가 다 날아가게 되고 그땐 흑색왜성이 되어 별의 일생을 마치는 것이다. 그러나 재미있는 게 하나 있다. 태양은 새 연료인 헬륨을 태워서 추가 에너지를 얻는다. 탄소와 산소를 헬륨에서 합성해 다시 불꽃을 피울 수 있다. 별이야말로 불사조이다.


베틀기우스, 안타레스, 알데마란, 아크투르스, 풀룩스 등의 레드 자이언트는 태양의 밝기보다 십만 배는 더 밝은 별이다. 레드 자이언트의 껍질이 핵융합을 시작하게 되면 열이 올라간다. 이때 지구 덩어리만한 헬륨이 핵융합하는 것을 가리켜 헬륨플래쉬라고 한다. 생각해 보자. 지구덩어리만한 코아 덩어리가 핵융합을 할 때의 에너지는 가히 놀라울 만하다. 카본을 태우는 온도는 3억도에 이른다. 헬륨이 다 타 없어지고 카본으로 바뀔 때 이때의 별을 가리켜 슈퍼초신성이라고 한다. 여러 종류의 핵융합이 이뤄지는 게 초신성인 것이다. 수소, 헬륨, 카본, 산소, 마그네슘, 실리콘, 철 등의 핵융합이 이뤄지고 나면 우주에 다이아몬드가 생겨난다. 태양이란 별은 너무 밝아서 뭇별들이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이다. 탐사가 있던 지난 8월, 태양은 사자자리에 있었다.


버스를 타고 한참 이동했다. 지나는 길에 대략 4000미터의 높이에 해당하는 복드산의 위치를 유로님이 설명해 주셨다. 의미는 부처님, 성스러운 달라이 라마라고 했다. 사막을 지나는 길은 비교적 순탄했다. 포장도로 길이어서 제법 속도를 냈던 것 같다. 강을 건너고 중간에 스타렉스가 고장이 나서 수리를 하는 등의 일이 발생하였지만 어느 한적한 마을에서 먹은 바닐라 아이스크림 맛은 정말 꿀맛이었다. 나는 워낙 단맛을 좋아해 소프트한 아이스크림을 몽골에서 먹게 될 줄은 몰랐다. 솔직히 하나 더 먹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으나 머릿수대로 사온 것이니 어쩌지는 못했다.(낙타요구르트가 있다는 말을 들어서 그 맛은 또 어떠할지 궁금했지만 다음 기회로 미루고....)

중간에 점심식사를 한 곳은 아이스크림 맛을 싹 가시게 만든 장소였다. 유난히 가축들의 분뇨가 넘쳐났던 곳 같다. 물이 가깝게 흐르고 있긴 하였으나 머리를 감거나 씻기에는 형편없어 보였다. 그렇다고 인상을 찌푸릴 일은 아니었고 간단한 식사를 마치고 자리를 떴다. 마지막 초원에서 먹은 ‘풀밭위의 식사’ 라서 기억에 남는다.


그 다음 우리가 이른 곳은 소금호수였다. 바닷물 속에는 화산이 만 개가 있으며 나트륨은 암석에 있다. 염소는 바다 밑의 마그마가 분출해서 나오는 것이다. 나트륨 장석, 칼률, 원장석 등이 있으며 소금호수의 붉은 색은 박테리아 때문이란 것을 알게 되었다. 오스트리아의 짤츠부르크도 소금도시라는 의미이고, 북유럽에는 암염이 많은데 신생대를 거치면서 지중해 가 갇쳐 바닷물이 증발되어 이루어진 것이다. 고비 사막의 소금호수는 물이 빨리 증발되어 나타난 것이며 몽골 북쪽의 암염은 곡괭이로 캔다고 한다. 아울러 바닷속 식물성 플랑크톤 유기체가 농축되어 만들어진 것이 석유이다.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고 버스에 올라 포장도로를 계속 달려 나아갔다. 마지막 숙영할 적당한 장소를 찾아 가는 동안 유난히 반짝이는 별 하나를 보게 되었다. 저 별은 혹사 카펠라 아닌가, 속으로 생각하며 서쪽 하늘의 노을을 바라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