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자세가 진행하는 과학리딩 모임은 일요일 열린다. 그것도 하루 종일. 수업은 오전 10시부터 저녁 8시까지다. 웬만한 대학 강의는 저리 가라다. 박문호 박사님의 칠판 및 파워포인트 강의와 회원들의 암기테스트와 발표 등이 이어진다. 빽빽하다.


그렇다면 박자세의 종일 프로젝트에 장애물은 없을까?

장애물은 여러 가지겠지만 온종일 집을 비워야 하는게 첫 번째다. 평일에는 소속된 직장에서 밥벌이를 해야 하고, 주말에는 가정에 충실해야 하는데 공부를 하러 가는 것이 생각만큼 쉽지 않다. 개인의 의지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김훈 작가의 책 제목처럼 밥벌이의 지겨움에 빠져들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고,

주말에는 가족의 행복은 어디에서 오는가를 고민해야 하지 않는가


그래서 그런 것일까? 요즘 박자세의 과학리딩 모임에는 공부커플이 등장했다. 이름하여 닭살공부커플이다. 현재 우리 클래스에는 두 쌍이 있다.


그 주인공은 전○○-○○ 커플과 채△△-△△ 커플.

-문 커플은 남편이 동영상으로 강의를 보다가 직접 참가하게 되었는데 자연스럽게 아내도 동행하게 되어 모두가 부러워하는 부부공부단이 되었다. 전씨는 오랫동안 살다보니 관계가 서먹서먹해지는 느낌이었는데 요즘 같이 뇌과학을 공부하면서 사이가 나아졌다고 좋아했다.


전씨는 공부한지가 오래되어 어제 외웠는데 까맣게 잊어버리고 오늘 다시 공부해야 하는데서 좌절감이 들 때도 있지만 삶의 전기가 되길 바란다고 소망을 밝혔다.

아내 문씨는 남편 공부의 페이스메이커를 자임했다. 그는 공부배경에 대해 남편이 공부한 얘기를 하는데 더욱 귀기울이고 이해하려고 공부를 하려했다고 밝혔다. ! 이 분은 현대판 신사임당이란 말인가!


-송 커플은 남편이 공부를 하러 가서 아내가 뒤따라오며 자연스럽게 부부공부단이 된 경우다. 채씨는 아내와 같이 공부하러 다니면서 생각지도 못한 소소한 즐거움을 느낀다고 소감을 밝혔다.


어쨓든 박자세의 부부공부단은 다른 회원들의 부러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일요일 공부하러 나오기가 항상 부담으로 작용하는 회원들은 나도 짝을 데려와야겠다는 농담이 일고 있다.


박자세의 과학리딩은 어느덧 '혼자 공부하기'에서 한층 발전된 '같이 공부하기'로 변하고 있다. 부부 외에도 직장 선후배, 학교 선후배, 모녀지간, 모자지간, 부자지간, 부녀지간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어 앞으로 또 어떤 형태의 공부 그룹으로 진화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