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글에서 산화 마그네슘의 쓴맛 때문에 고토(苦土)라는 이름이 붙었고 암석학에서는 일본의 영향으로 마그네슘을 고(苦)라고 한다는 글을 쓰면서 조(曺), 회(灰), 규(硅) 등은 그냥 넘어가려 했습니다. 

그런데 4월 23일 제9회 137억년 우주의 진화 2강에서 박사님이 지나가는 말로 고, 회, 조, 명, 규가” 각각 “Mg, Ca, Na, Al, Si다”라 하신 것이 저에게 나머지도 다 정리하라는 압력(?)처럼 느껴져 다시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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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회(石灰) → 회(灰) → Ca

칼슘을 포함하는 무기물을 석회(石灰, lime)라고 하는데 엄밀하게는 산화 칼슘(Calcium oxide, CaO, 생석회)과 수산화 칼슘(Calcium hydroxide, Ca(OH)2, 소석회)만을 말합니다. 생석회는 탄산 칼슘을 공기를 차단한 상태로 태워서 이산화탄소를 제거해서 만들고 소석회는 생석회에 물을 더해서 얻습니다. 

석회는 고대부터 건축에 많이 사용되었고 요사이도 산성토양 중화에 많이 쓰입니다. 이 석회라는 단어에서 칼슘이 들어간 화합물에 회(灰)가 붙어서 석회석, 회중석, 인회석 등의 단어가 만들어졌습니다. 

회(灰)가 칼슘이므로 회장석(Anorthite)은 바로 사장석 장석(plagioclase feldspar) 중 칼슘이 가장 많은 끝 성분입니다.


소다 → 중조(重曹) → 조(曺) → Na

조(曺)는 소다(soda)라는 말에서 출발합니다. 소다수는 물에 탄산이 녹아 있는 것이며 보통 소다는 중탄산나트륨(Sodium bicarbonate NaHCO3)을 말하는데 IUPAC명명법으로는 탄산수소나트륨 (sodium hydrogen carbonate)이라고 합니다. 이 중탄산나트륨 즉 베이킹 소다를 일본에서 중탄산소다(重炭酸曹達, 줄여서 重曹)라고 합니다. 중탄산은 의미를 따왔고 소다는 소리를 따와서 조달(曹達)이 된 것입니다. 우리 나라도 일본의 영향으로 Na가 들어가면 조(曺)라 합니다. 

원소 Na 표기도 일본에서 독일어 발음을 대로 나트륨이라고 했기에 우리 한글맞춤법으로도 ‘나트륨’이지만 대한화학회는 세계적인 추세를 따라 ‘소듐(sodium)’입니다. Na가 들어있는 albite도 조장석이라는 구식 일본식 용어나 나트륨장석 보다 ‘소듐장석’이라 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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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반(明礬, Alum) → 명(明) → Al 

알루미늄은 지각에 산소, 규소 다음으로 많은 원소이지만 산화알루미늄 등의 산화물로만 존재했고 18세기가 되어서 처음으로 순수하게 분리가 되었습니다. 

알루미늄염인 명반(明礬, 백반, Alum)은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색소를 고정하는 매염제(봉숭아 물들일 때 명반을 쓰지요)나 상처 드레싱에 쓰는 수렴지혈제로 사용했고 1808년 험프리 데이비(Humphry Davy)가 명반에서 금속 염기를 분리하여 alumium이라 이름 붙였고 나중에 aluminium으로 바뀌었습니다. 

알루미늄의 주요 광석은 보크사이트(Bauxite)라고 하는데 1861년 프랑스의 화학자가 프랑스 남부의 아름다운 지역인 프로방스의 Les Baux-de-Provence(레보드프로방스)에서 발견하여 이름을 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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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s Baux-de-Provence

규소의 규에 대해서는 다음 글을 기다려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