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사인 내가 접하게 되는 아이들 중에는 자폐를 앓고 있는 아이들이 있다. 그 아이들은 좀처럼 한 자리에

머물지를 못하고 돌아다니거나 아니면 끊임없이 같은 행동을 반복을 한다. 물론 자페의 종류도 증상도 그들의

숫자만큼이나 많다. 하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이 하루종일 돌아다니는 것이 그들의 일인것처럼 보인다.

 

 상동행동이라는 것이 있는데 손을 계속해서 빨거나 혹은 손뼉을 치거나, 소리를 지르는 등의 반복적인

행동을 말한다. 치료사들은 그것을 병적행동으로 해석하지 않는다. 각성을 유지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보고 치료적 접근을 한다. 이런 아이들을 치료하기 위해 접근하는 방식은 좁은 공간을 주면서 점점 그 공간을 좁히는 방식을 취한다.

 

아이의 안전을 위해서 보호자의 곁에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또 다른 방법으로는 아주 좁은 상자를 주고 올라가게 하여 서게  한 다음에 무거운 물건을 들게 한다. 혹은 공 위에서 균형을 잡게 하거나

좁은 터널을 지나가게 하기등의 감각적으로 신체 도식을 하는 방법과 고유수용성 감각을 자극하는 등의 방법을 취한다.

 

 이 아이들을 치료하는 방법중에 - 물론 개개인의 차이가 있지만 - 그네를 이용한 치료가 있다. 작업치료에서는

이를 감각통합, 혹은 감각 처리라는 이름 붙인 치료 방법의 한 일환이다. 계속해서 움직임을 만드는

아이들에게 그네를 앞뒤의 직선 방향으로 지속적 자극을 주거나 속도를 조절, 또는 움직이는 진자운동의

크기를 조절하는 것으로 아이를 치료를 한다.

 

왜 이런 방법을 선택했냐고 물어보면 각성을 조절하기 위해서라고 답을 한다. 그럼 정확하게 말하면 무엇이냐고 물으면 답하는 것이 바로 'reticular formation'이다.

 

 내가 잘 아는 선배중에는 이 치료가 그들에게 매우 훌륭한 접근이라며 십년이 넘게 그네를 태우고 있다.

병원을 그만두고 치료센타를 차리고는 본격적으로 그네치료를 하고 있다. 가끔 만나서 얘기를 하는 것이

이 각성(arousal)에 대한 것이다. 그 선배는 이렇게 얘기한다.

 

' 아이들이 무언가를 배우고 익히기 위해서는 집중을 하여야 하는데 그전에 일어나야 하는 것이 각성이지.

그런데 자폐증이 있는 아이들은 계속해서 움직여서 그 각성을 유지하려고 한단 말이야. 물고기가 계속 움직여서 호흡을 하는 것과 같지. 그건 아마도 의식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감각이 들어와야 하기 때문인것 같아. 그래서 생각해 보는데 그물망상체에서 올라오는 정보가 아마도 각성을 만들고 이것이 의식의 뿌리가

되는 것 같아. 그래서 그네를 태워보면 그렇게 돌아다니는 녀석들이 활동을 멈추고 집중을 하기 시작한단 말야. 물론 잘 모르는데 십년 그네를 태웠더니 그 생각이 들더라구. '

 

 

그러니까 요점은 이렇다. 그네를 태우면 가장 영향을 많이 받는 부위가 전정와우신경을 통한 전정감각인데

이 전정감각이 가장 영향을 많이 미치는 부위가 그물망상체이기 때문에 여기서 부터 의식을 만드는  뿌리가 있지 않겠냐의 이야기이다.

 

이런 까닭에 자폐증상 중에 하나인 끊임없이 돌아다니기, 손뼉을 치는 등의 상동행동을 반복하는 것이다. 라는 결론이다.  그래서 아이들이 필요한 만큼의 감각자극-전정자극-을 충분히 주고나면

각성을 올리기 위해 필요했던 움직임이 줄어 들게 될거라는 말이다.

 

 

이 번 박사님 강의에서 핵심 내용중에 나를 놀라게 한 것이 바로 'reticular formation'에 대한 이야기였다.

 

 

의식의 출발은 바로 감각과 운동의 통합에 있었고, 인식의 통합이라고 하는 것은 결국 뉴런 연결 상태에

대한 이야기라는 것이었다. 섬세한 감각이 섬세한(정교한)운동을 만든다. 각각의 감각이 하나로 통합되고 조합되어 만들어져야만 운동이라는 형태의 출력이 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감각과 운동이라는 것도 사실은 뉴런의 연결에 따른 과정이다. 이를 언어가 가지는 뜻 그래로 받아들이는 것은

혼란을 야기하기가 쉽다. 운동과 감각이 서로 상관, 연관, 관계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사님의 강의를 통해 하나씩 하나씩 알아가는 내용들은 내가 치료하는 아이들을 바라보고 변화를 접근하는

방법들에 영향을 미치고 결국 아이들의 삶을 바꾸는 이야기가 되어 간다.

 

항상 정열적으로 강의하시는 모습과 강의 내용은 나를 감동케하고  나의 생각을  바꾸고 나를 통해

내게 치료를 받는  아이들의 미래가 바뀌게 된다.

 

마치 뇌에서 감각과 운동이 통합되어 나가는 과정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관계가 만든 영향력이 서로를

만들고 의미를 형성함을 믿기 때문이다.

 

다음 강의 때 이어질 이야기를 간절히 기다려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