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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저씨의 경우는 평생을 흔들리면서 살아 왔다. 무정위형을 치료사들의 용어로 '집나간 아이'라는 표현을 쓴다.

몸의 중심선을 집이라고 했을 때 한번도 그 중심선에 놓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사진 찍는 것을 취미로 가지고 있는 내가  사진을 찍는다며 '사진 찍게 그대로 있으세요'라고 하자

' 안되, 난 그대로가 안되.'라며 허허 웃으신다.

 

내게 신경과학이란 이 아저씨가 가지는 흔들림을 이해하는데 크나큰 영향을 미친다. 이들의 움직임의 이유가 무엇인지를 알고 무엇을 해주야 하는지를 결정하는 것이다.  내가 움직임의 전문가인 물리치료사로써 전문적 도움을 줄 수 있는  레퍼런스를 제공해 주고 있는 것이다.  

 

 뇌성마비 무정위형에 대한 이해를 하기 위해서는 적혈구가 파괴되고 흡수되는 과정, 기저핵에 색소가 침착되는 이야기와 손상된 기저핵으로  어떤 움직임이 만들어지는 지에 대한 것 등이 필요하다.  섬세한 감각을 통해 정교한 움직임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은  더 많은 감각적 정보를 주기 위한 치료가 시행이 된다. (미주 참조)

 

어떤 사람들은 자연과학이 가지는 것이 지적 유희를 위한 것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진정

그러한가 생각해 본다.

 

 혜강 최한기의 기학에 보면 추측이라고 하는 단어에 대해 나온다. 미룰 추에 헤아릴 측을 쓴다. 미루어 측량하다라는 뜻이다.  멀리는 있는 것을 가까이 하여 알다라는 의미이다. 앞을 미루어 뒤를 헤아리고 이것을 미루어 저것을 헤아릴 수 있는 바, 이또한 조리라 한다. 먼 거리를 알려고 할 때 내게 30센치 자가 있다고 한다면 두번을 접어 60센치가 되고, 그것을 재고 또 재면 결국 그 거리를 실질적 형태로 측정 할 수 있다는 말이다. 이것은 비단 거리에 대한 것이 아니다. 먼저 증명된 것을 바탕으로 증명되지 않는 것들을 알아 나갈 때 사물의 실체를 통한 사유가 가능하다고 주장한 것이다. 즉 사물을 경험하여 사물의 원리를 알고 모든 근간의 자연 원리를 파악해 나갈 때 나아가 우주 만물의 원리를 알 수 있게 된다는 말이다. 그래서 통나무 출판사에서 펴낸 최한기의 기학에서는 부제로 조선 실학자의 우주론이라고 하는 제목을 썼다.

 

 최한기는 이러한 까닭에  인간이 우주와 사회의 변화에 따라가는 것을 당연 하다고 보았다.

 

 우리가 알고 있다, 혹은 안다라고 하는 것은  측정되고 실체화된 증명을 통해 만들어지기 보다는 비실체화 되어 있는 경우를 믿는 경우가 많다. 우리는 변화하는 세계에 살아간다. 그래서 시간의 속성은 변화인 것이다. 그러함에도 늘 나는 변하지 않는다 혹은 변치 않는 세계라고 생각하고 살아간다. 이것을 요로다케시는 '바보의 벽'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언제나 인간은 변화속에서 살아간다. 바람이 불고, 지구가 돌고, 우주가 팽창하는 변화 속에서 살아간다. 비단 이것 뿐이겠는가, 변하는 세상에 나만 변하지 않는다고 하는건 정말 요로다케시의 말처럼 바보의 벽에 가둬진 것과 같다.

 

자연과학이 말하고 있는 것은 자연 현상이 변하는 것들에 원리와  법칙을 알아가는 학문이다. 변하는 세상이

 어떤 원리로 되어가는지를 파악하는 것이다. 경험으로 증명된 원리를 바탕으로 또 다른 사물들의 현상들을 살펴나갈 수 있다. 자연과학을 통해 바라보는 세상이 지극히 당연한 사실로 되어간다면  인간이 만든 문화가 되고 결국 인문학적 내용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내게 신경과학이 흔들리는 뇌성마비 아저씨를 이해하고 전문적 도움을 줄 수 있었다. 자연과학을 통해 생각하는 것은 삶을 바라보는데 혼란없는 식견과 우주를 포함하는 사유의 장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나는 굳건히

믿고 정진하고 있다. 

 

내가 박자세를 통해 배우고 박문호 박사님에 이야기와 공부 방법에 경청하고 따르는 것은

모두 이를 위해서 이다.

 

세상을 바라보고 삶을 살아갈 때 기준이 되는 것은 나라고 하는 주체이다.

내 삶에 최고 권위자는 나 이외에 어떤 누구도 될 수 없다.

 

어떤 기준을 가지고 세상을 살아갈 것인가라는 기준에 변치않는 것을 바탕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얼마나 명쾌한 방법인가.

 

박자세는 박문호 박사님의 공부 방법을 따르는 것이다. 내가 박사님의 강의를 듣고 방법을 따르려는 것은  

박사님께서 강조하시는 교과서 중심 공부를 통한 학습 훈련이 타당하고 마땅하기 때문이다.

 

인생이라는 것은 끝내 어떤 무엇이 되었더라도 나 이외에는 그 어떤것도 될 수 없다.

 

내가 되어 가는 과정에 스스로 측정할 수 있고, 설명할 수 있는 방법으로 삶의 방향을 선택하는 것은

매우 아름다운 일이다. 난 이 방법이 박자세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 답을 위해 더욱 정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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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공부가 내게 많은  진실을 제공하지는 않는다

 많은 수학, 물리 공식이 나를 성장시키는 것은 아니다

많은 진화적, 생물학적 사유가 내 삶을 윤택케 하는 것은 아니다.

많은 자연과학의 지식이 모두 아름다운 것은 아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은 공부를 하고 법칙을 알아가려하고

공식을 외우며, 진화 생리학적 사유를, 생물학적 고민을 하고

자연과학적 접근을 통한 의미를 구현하기 위해 노력을 한다.

 

변하지 않는 원리들을 바탕으로 나를 찾고, 너를 찾고, 우리를 찾을 때

혼란없는 생각과 우주를 관통하는 생각을 가질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애쓰지 않고 얻는 지식이 어디 있으랴

아직 피지 않은 꽃 봉우리는 많은 꿈을 간직하고 있나니

잃지 말자. 내가 하는 이 행위가 더 아름다운 삶을 만들 수 있다는

믿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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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성마비 중에 구별을 하기 위해 기준점을 근 긴장도로 나누면 여러 가지 타입으로 나눌 수 있다.

그 중에 무정위형, athetosis라 불리는 진단명의 타입이 있다.

보통은 뇌의 기저핵의 손상으로 오게 되는데 병리학적으로 보면 다음과 같다.

엄마가 아기에게 혈액을 통해 영양분을 공급한다. 그 때 모체의 혈액형과 아기의 혈액형이 달라 아기에게 엄마의 혈액이 들어갔을 때 일어나는 현상이다.

 노쇠한 적혈구가 비장의 망내계 세포(reticuloendothelial cell)에 의해 헴과 글로빈으로 나뉘어져 빌리베르딘이 된다. 이것이 산화 환원되어 빌리루빈이 된다. 이 빌리루빈은 물에 녹지 않고, 혈액내 알부민과 결합하여 간에 흡수된다. 이것이 보통 노쇠한 적혈구가 파괴되고 흡수되는 일련의 과정이다. (물론 십이지장의 배출, 소장의 흡수등의 과정도 포함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아기의 적혈구의 수명과 엄마의 적혈구의 수명이 다르다는 것이다. 수명이 짧은 아기의 적혈구 파괴가 비정상적으로 증가하여 혈액내에 불용성 빌리루빈의 양이 증가하게 된다. 이렇게 신생아의 몸에 빌리루빈의 양이 증가하여 나타나는현상을 신생아 황달이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있는 일이다. 높은 빌리루빈 수치는 뇌손상을 가져올 수도 있기 때문에  표준 감시 파라미터로서 작동한다.

 

뇌에서는 초기 혈관의 유입이 많은 기저핵에 빌리루빈이 축적된다. 빌리루빈이 축적된 뇌 기저핵은 마치 대리석처럼 된다. 이것이 보통 뇌 기저핵 손상으로 뇌성마비 무정위형이 되는 병리학적 기전이다.  지금은 방사능 치료를 통해 빌리루빈 독소를 제거한다. 그러나 과거에는 의료적 처치를 하지 못해 일반적으로 뇌성마비라고 알려진 몸의 움직임을 조절하지 못해 팔 다리를 휘젓고 다니는 무정위형이 많았다. 아직도 뇌성마비라고 하면 이 무정위형을 생각하는 경우가 매우 많다. 지금은 의료 후진구, 개발도상국에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고, 최근 들어서는 우리나라는 매우 드문 케이스가 되었다.

 

기저핵이라고 하는 부분은 FAP (fixed action pattern)의 최고 중추로서 작용을 한다.  선택적 동작 즉, 어떤 움직임을 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장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명 깔대기(깔대기처럼 움직임의 프로그램을 골라내기 때문)라고 불리며 필요한 운동을 선택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 기저핵의 손상은 움직임에 필요한 FAP, 즉 움직임의 프로그램을 선택하지 못하기 때문에 움직이려고 하는 순간 흔들림이 증가한다. 소뇌실조증과 움직임의 양상이 다른 이유가 이 기저핵이 가지는 특징때문이다. 기저핵과 뇌줄기(뇌간, brain stem)이 만드는 시스템의 오류로 항중력근을 조절하는 자세 조절에 어려움이 생긴다.

 

치료에는 시간 조절이 매우 중요하다. 소뇌 실조증의 경우에는 느린 움직임을, 기저핵 손상에 따른 무정위형들은  빠른 움직임을 갖는 치료를 한다. 물론 각각의 문제점마다 다른 방식을 취하지만 일반적으로 그렇다.

 

최근 들어서는 움직임을 만드는데 중점을 두기 보다는 섬세한 감각을 가지게 하는데 노력한다. 감각이란 구분할 수 있는 능력으로 동작과 동작 사이에 연결을 중요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