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조상, 우주서 왔다? … 운석에 DNA 물질

[중앙일보] 입력 2011.08.10 01:34 / 수정 2011.08.10 05:51

미 NASA 연구팀 발견
지구엔 없는 염기 유사물질
남극·호주 운석서 2종 찾아
“지구 초기 생명 탄생 도와”

지구에 떨어진 운석에서 DNA 구성 물질이 발견돼 지구 초기 생명체가 우주로부터 온 물질을 이용해 진화했을 것이라는 가설이 힘을 얻게 됐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8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운석에서 DNA 구성 물질이 발견됐고, 여러 증거를 통해 이것이 우주에서 만들어졌다는 것을 확신하게 됐다”고 밝혔다.


NASA의 고다드 연구소는 남극에서 발견된 운석 9개를 포함해 탄소 성분이 많이 포함된 12개의 운석에서 채취한 시료를 분석, 아데닌과 구아닌을 검출했다. 이들은 생물체의 DNA를 구성하는 네 가지 염기 가운데 두 가지다. 연구팀은 또 DNA 구성물질은 아니지만 다양한 생명 활동에 사용되는 크산틴과 하이포크산틴도 운석에서 발견했다.

 연구팀은 특히 2개의 운석에서 DNA 염기와 유사한 구조를 지닌 퓨린과 ‘2,6-디아미노퓨린’ ‘6,8-디아미노퓨린’도 발견했다. 이 중 두 종류의 디아미노퓨린은 지구 생물체에서는 발견할 수 없는 염기 유사물질이다. 연구팀은 “지구 생물체들이 갖고 있지 않는 염기 유사물질이 운석에서 검출됐다는 것은 이들을 포함해 운석에서 검출된 DNA 염기까지도 지구에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우주에서 왔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연구팀은 운석이 발견된 현장 주변에 있던 얼음(남극)이나 토양(호주) 시료에서는 유사 물질이 전혀 검출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운석이 지구 생명체 형성에 필요한 물질을 제공하는 도구였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동시에 우주 다른 곳에도 생명이 존재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에도 운석에서 아미노산이나 DNA 염기가 발견된 적이 있으나 운석이 지구 생물체가 만든 물질에 의해 오염됐을 가능성이 제기돼 논란이 빚어졌다.

 한편 스페이스 닷컴에 따르면 NASA 에임즈연구소는 이날 공개된 별도의 연구를 통해 운석에서 ‘시트르산 회로(citiric acid cycle)’의 핵심 성분 분자들을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시트르산 회로는 생명체의 핵심 생화학 반응경로다.


 이와 관련, 연구팀의 조지 쿠퍼 박사는 “시트르산 회로의 기능 중 하나는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호흡”이라고 설명했다. 운석에서 검출된 물질들이 호흡을 하는 생명체의 존재를 증명하는 증거일 수 있음을 내비친 것이다. 일반적으로 생명체는 포도당이 분해된 피루브산을 이산화탄소로 분해하고 그 과정에서 에너지를 얻는다.

강찬수 기자 

◆DNA 염기=생물체의 유전정보를 담고 있는 DNA는 당·인산·염기로 이뤄진 가늘고 긴 두 개의 가닥이 이중 나선 구조를 이루고 있다. 지금까지 지구촌에 존재하는 생명체에는 아데닌·구아닌·티민·시토신 네 가지 염기가 DNA를 구성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