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 다녀왔습니다.

한의학 연구원에서의 강의가 드디어 종강을 앞두고 있다는 얘기들 들으니,

벼르기만 하다가 마지막 강의마저 놓칠 수 없다는 생각에 부랴부랴 나선 걸음이었습니다.

덕분에 뒷풀이 자리까지 참석해서 오랜만에 박사님 댁에도 들렀네요.

"질리는게 공부의 왕도다. 머리속이 하얘지도록 질리는 순간을 통과해야 매니아의 세계로 갈 수 있다"

속이 뜨끔해졌습니다.

질릴 때까지 코에 단내 나게 해보았는가. 자신에게 계속 묻고 있습니다.

뒷풀이 때 어느 분이 박사님께 어떻게 그렇게 넓게, 깊게 알 수 있느냐고 묻자

"교과서로 훈련했기 때문"이라는 명쾌한 대답이 돌아옵니다.

자연과학운동은 학자를 만드는 운동이고, 학자는 자연과학 전체의  "~~학"을 읽는 사람이라고 역설하십니다.

이미, 학교 다니면서 교과서 읽는 전문가로 충분히 교육 받았으면서

어느 순간 교과서를 다 버리고, 교과서를 읽는 것을 독서로 여기지 않는 사회적 분위기에 대해

일침을 가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교과서주의"의 원칙을 내건 박자세의 과학문화운동이 꼭 필요한 것이라고 말입니다.

 

과학은 최고로 놀라운  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하신 말씀이 오래도록 가슴에 남습니다.

 

 

강의내용을 적었다가, 대덕넷의 기자분이 사진과 함께 강의장 전체 분위기와 내용을 기사로 잘 기록하셨길래

소개하는 것으로 바꿉니다.

 

 

5개월간의 뇌탐구 여정 "뇌세계 신비하고 놀라웠다"

11일 한의학연서 뇌과학 강연 대단원…8강 이상 수강 21명 수료증
박문호 박사 "일상속 공부 아닌 공부속 일상으로 패러다임 바꿔야"
기획기사

입력 : 2012-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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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일 뇌과학 10차 강연에서 그동안의 강의 내용을 정리하는 박문호 박사와 수강생들.
ⓒ2012 HelloDD.com
"4,5년 전 온지당에서 박문호 박사의 뇌과학 강연을 들은 적이 있다. 전보다 이번 강의가 더 깊이 있었고 새로운 이론도 소개돼 유익했다." (김성현 춘하추동한의원 원장)

"뇌과학 강의는 정화의 과정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렇게 정열적인 강의를 듣는 건 처음이다. 앞으로도 박문호 박사님의 다른 강의가 있으면 또 들을 것이다."(어윤숙 화가)

"전공과는 거리가 먼 뇌과학 강연을 들으면서 처음에는 용어들이 생소하고 어려웠지만 강의를 편안한 마음으로 들으려고 노력했다. 박사님께서 과학문화 활성화에 열정을 다하고 계신 보습이 보기 좋았다."(장준수 한의학연구원 선임연구원)

11일 뇌과학 강연의 마지막 10차 강연을 들은 수강생들의 강연 후기는 이랬다.

지난 8월 과학문화 확산을 위해 한국한의학연구원(원장 최승훈)과 대덕넷이 주관한 박문호 박사의 뇌과학 강연이 5개월의 여정을 마무리했다.

마지막 강연에서 박문호(ETRI 책임연구원) 박사는 뇌를 공부하는 이유에 대해 역설하기도 했고, 10강까지의 강의 내용을 정리하는 다양한 뇌구조 그림과 실제 뇌 단면사진들을 소개하며 그간의 강연 내용을 다시 한 번 요약·정리했다.

박 박사는 열 번째 강연을 시작하며 자리에 모인 수강생들에게 "인간과 동물이 다른 점을 아십니까?"라고 물었다.

박 박사는 '도구'와 '기호'라는 두 단어를 칠판에 적으며 "인간과 동물은 거의 99%가 같다. 다른 점은 도구와 기호를 사용한다는 점"이라며 "특히 도구는 밖, 즉 우주를 향하고 있고, 기호는 우리의 안쪽, 내면을 향하고 있다. 기호는 상징인데, 상징은 우리가 임의로 정할 수 있는 것이다. 기호는 뇌과학적으로 브레인이 만든 셀프 자극"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우리가 하고 있는 공부는 지구라는 행성에서 인간이란 현상을 규명하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지구에 대해서, 우주의 역사에 대해서도 알아야 한다. 또 뇌과학은 생리학의 한 부분이기 때문에 생리학 공부도 필요하다. 그밖에도 분자생물학, 유전학, 진화학, 유기화학, 생화학 등의 다양한 공부 역시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박 박사의 설명을 들으며 수강생들은 뇌과학으로 시작된 자연과학에 대한 호기심과 탐구 의지를 다시금 다잡는 모습이었다.

이후 박 박사는 지난 강의에서 직접 그렸던 뇌구조 그림의 실제 사진을 비롯해서 자신이 그동안 모아온 수많은 뇌 관련 자료들을 보여주며 각각의 강의 시간에 강조했던 개념들을 짚어줘 수강생들의 호응을 받았다.

이어 그는 자신이 이끌고 있는 자연과학 학습모임 '박문호의 자연과학 세상'에서 있었던 몽골 학습탐사와 호주 탐사 사진을 공유했다. 태초의 모습을 간직한 두 지역의 사진을 보며 수강생들은 감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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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강의 역시 열강하는 박문호 박사와 집중하고 있는 수강생들이 뇌공부 열풍을 실감케 했다.
ⓒ2012 HelloDD.com

미지의 영역 뇌를 공부하는 일…"탐구 의지·자세 가다듬는 감탄의 시간"

뇌과학 10차 강연이 끝난 후에는 여덟 번 이상 강의에 참석한 21명에게 수료증이 수여됐다.

이날 마지막 강연에서 수강생 모두는 뇌 관련 용어와 뇌 구조 그림을 그리며 미지의 영역인 '뇌'를 탐구하며 보낸 지난 5개월을 회상했다.

뇌과학 강연 수강신청을 설레는 마음으로 했다던 어윤숙 화가는 "강연을 듣기 전에는 화가로서 얼과 꼴에 대해 관심을 갖고 '생각'의 과학적 접근을 기대했었다"며 "직접 강의를 들으면서, 대상을 어떻게 표현할까를 고민하는 사람이 나 자신임을 깨닫고 스스로를 반추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런 기회를 준 박사님께 감사하다. 뇌과학 시간은 박사님의 열정적인 강연에 빠져들 수밖에 없는 시간이었다. 감사한 마음에 박사님 초상화도 그렸다. 12월에 박자세 모임의 몽골탐사 사진전시회가 있다고 하는데, 그 때 이 그림이 전시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강연 소감을 밝혔다.

강연을 듣기에 앞서 과학을 잘 모르는 주부라 걱정했다는 한 주부는 수료증을 자랑스레 받아들고는 "뇌에 대해 관심이 있긴 했어도 알고 있는 게 상식선에 그쳤는데, 뇌과학 강연을 통해 보다 깊이 있고 폭 넓게 공부하게 돼 기쁘고 뿌듯하다. 뇌와 관련된 다큐나 뉴스를 보며 뇌강연서 배운 걸 뽐낼 기회도 있었다"며 "이런 좋은 강연이 좀 더 대중적으로 알려져서 더 많은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기를 바란다"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한의학연에서 강연이 진행돼 더 편한 마음으로 강연을 들었다는 장준수 한의학연 선임연구원은 "박문호 박사님의 순수한 탐구 의지를 엿볼 수 있어서 재미있었고, 강연하는 분의 모습은 이래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했다"며 "뇌과학은 미지의 분야이고 미래에 우리 연구원에서 관련된 일을 하게 된다면 이번에 뇌과학 강의를 들은 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소회를 밝혔다.

한의학의 음양이론을 이해하고 설명하는 데 뇌과학이 많은 도움이 됐다는 김성현 춘하추동한의원 원장은 "한의학에서 말하는 '경락'은 고대인들이 말한 정보전달시스템이다. 이 정보전달시스템의 핵심이 '뇌'이기 때문에 뇌과학 공부를 통해서 경락을 보다 과학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다"며 "또 '기운'이라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바탕을 이번 강의를 통해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박사님께서 열정을 갖고 열심히 강의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며 "인문학 강좌는 많지만 자연과학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일반인에게는 너무 적다. 뇌과학 강연은 일종의 과학문화 보급운동이라고 할 수 있는데, 뇌과학뿐 아니라 과학문화 확산을 위해 이런 좋은 강연이 계속 마련됐으면 한다. 이번 강의를 주관해주신 분들께 고맙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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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 이상 강의를 들은 수강생들에게 수료증이 수여됐다. 수료증을 수여하는 최승훈 한의학연 원장(왼쪽)과 수료자.
ⓒ2012 HelloDD.com

수료증 수여의 시간 후, 수강생들은 그동안의 열강에 감사하는 마음을 담은 꽃다발을 박문호 박사에게 안겼다.

한의학연에서 모든 일정이 마무리된 후 몇몇 수강생들은 박문호 박사의 자택에 마련된 뒤풀이 자리에 참석해 마지막 뇌과학 강연의 아쉬움을 달랬다.

이 자리에 참석한 최승훈 한의학연 원장은 "박문호 박사는 5년 전쯤 책으로 먼저 만났다. 그 인연으로 이번에 뇌과학 강연을 열었고 뇌를 공부할 수 있어서 기뻤다. 내년에도 계속 좋은 강연을 마련할 수 있도록 관계 기관과 협력하겠다. 열정적인 강의를 해주신 박사님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박윤원 KINS 원장은 딸과의 과학실험 얘기로 운을 떼며 "파리지옥이란 식충식물을 딸과 함께 관찰하면서 신기함과 재미를 느꼈다. 그러면서 뇌과학에도 자연스럽게 관심이 생겼고, 마침 가까운 한의학연서 강연이 있어 참석했다. 박문호 박사의 강연을 들으며 어떻게 이렇게 폭 넓게, 깊이 알 수 있을까 감탄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박 박사는 이날 뒤풀이를 마무리하며 "일상 속에 한 부분으로 공부하는 게 아니라 공부를 하는 중간 중간에 일상이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 공부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서 그는 "내가 하는 과학문화운동은 대한민국의 과학이 잃어버린 '서정'을 환원하는 운동이다. 많은 분들이 자연과학을 공부하며 그 놀라움, 경이를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는 소망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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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강연 후에는 박문호 박사의 자택에서 뒤풀이 시간이 있었다.
ⓒ2012 HelloD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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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과학 강연의 열혈 수강생인 어윤숙 화가가 박 박사의 초상화를 그려 선물했다.
ⓒ2012 HelloD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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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학 교과서를 소개해주고 있는 박문호 박사.
ⓒ2012 HelloD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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