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THE YEAR OF THE PIG(Emile de Antonio,1968)

images.jpg

* 짧은 베트남 방문(2/23-24)중 호치민대학 인문사회대학 짠 옥 템 교수(Tran Ngoc Them)의 강의 등에서 얻은  몇 개의 흥미로운 의문을 마음 속에 갖고 있는데 유명 다큐 필름에서 또 다른 힌트를 얻었다.  그러고보니 40년이 넘은 인터뷰. 1968년 필름이니 닉슨대통령이 당선되기 전, 베트남전이 수렁에 빠질 때. 이 필름 내내 안토니오 감독은 '미국이라는 거인은 베트남이라는 소년에게 반드시 진다'는 것을 암시한다. 

 

 In.The.Year.Of.The.Pig.1968.DVDRip.XviD-iMBT.avi_000739364.jpg : 원과 네모

폴 머스(예일대 불교학 교수)

"1945년 말 하노이에서 호치민을 처음 만났습니다. 사이공 드골 정부 산하 다르장 뤼 고등판무관의 위임을 받고 베트민 지도자를 먼저 만나라고 하더군요. 나는 호치민에게 베트남이 프랑스연방에 참여하는게 어떠냐가 물어봤습니다. 

그는 "프랑스 연방? 그게 뭡니까? 둥근 겁니까 네모난 겁니까?" 중국 속담을 인용해 나를 떠보는 거였지요. 둥근 원이란 하늘과 지혜, 네모는 땅과 신뢰지요. 내 말이 구상인지 사실인지 어디에서 나온 것인지 묻는 것이었습니다.

호치민은 좀 놀라더군요. 잘 모르겠다고 했더니.. (중략).."나는 군대도 없다. 재원도, 외교럭도 없다. 대중교육도 못한다. 가진 건 증오 뿐이다." 라고 했습니다. 호치민은 진심으로 우리를 믿었는데 우리가 배신한 것이지요.

 

"공자가 그런 말을 했습니다. '법이 지나치게 까다로우면 안된다. 그렇다면 법을 지키지 않을 위험이 있다. 나라에서 행하는 법은 쉽게 받아들이고 알기 쉽고 사람과 가까워야 한다'  베트남의 사회조직이 그렇습니다. 촌락이 그런 것을 바탕으로 유지됩니다. 촌락이 근간인데.. 고 딘 디엠 정권은 큰 실수를 한 거이지요. 촌장을 임명직 촌장으로 교체한 것입니다.  사람들의 입을 그 지방 정서를 대변하는 지역 인물을 바꾼 거에요. 이제 베트콩들이 그 촌장들을 처단하지요..."

 

 - 템 교수는 '엄마는 네모 자녀는 둥글다' '방앗간은 밖이 네모, 방앗간 안은 둥글다' 등의 비유를 들고 둥근 것은 양, 네모는 음이라고 말한다. 둥근 것은 활동적인 바퀴이므로 陽이다는 식으로 해석. 박사님이 천원지방을 예로 들며 묻기도 했지만.. 하여간 원과 네모는 (비단 링가와 요니 외에도)  크메르족이나 비엣족 문화에서 흔한 기하학적 도형이라고 하겠다. 생각한 것 이상으로 중국 문화의 영향이 크다. 

  

 

 In.The.Year.Of.The.Pig.1968.DVDRip.XviD-iMBT.avi_006112028.jpg : 원과 네모

코니얼 배리건 신부

"북베트남에 한달쯤 됐는데 미국의 3단계 전쟁계획이 시행되고 있었습니다. 이제 공격 대상도 별로 없습니다. 불타고 부서지고 할 만한 걱정거리도 없습니다. 그 허허벌판에서 밤에는 또 수리를 합니다. 그래도 병원이 있고 학교가 있고 그리고 신뢰가 있습니다. 자기네 지도자를 망설임없이 사랑하고 존경합니다. 말인즉, 이건 말도 안되는 전쟁입니다복잡한 강자의 논리가 아니라는 거죠. 차마 인정하지 못하는 것이겠지만...(중략)... 거인의 종말을...과잉살상력에 의존하는 것의 종말이 올 수 밖에 없습니다. 이제 진실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 

"당신에게 혁명의 목표는 무엇인가?" 흥미롭게도 농부에서 젊은 지식인에 이르기까지 물으면 같은 대답이 나옵니다.  "충분히 먹는 것이다" 이 소박한 대답, '한 그릇의 수북한 쌀밥'은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깊은 뜻이 담겨 있습니다. 말 그대로 잘 먹는다는 의미에 더해 아이들을 교육하고 미래를 건설하려는 민초들의 열망, 자신들의 사회경제체제의 건설과 그 상향식 권력체제 맨 끝에, 오랜 세월 힘없는 피식민지 백성이었고 손에 든 밥 한그릇에 자기 운명을 담은 인물,  자기들처럼 가난하고 대다수 동포들과 운명을 같이 했으며 마찬가지로 허름한  무명옷을 입은 인물, 권력으로 농간을 부리지 않고 속임수의 패를 쓰지 않는 인물 서구의 관리들이 하듯 편법을 쓰지 않는 인물이 있습니다.

 

호치민에 대한 찬사는 베트남 어디에나 있다. 지금도 사람들은 '호 아저씨'라고 부르는 인물이다. 말도 안된다. 권력자를 아저씨라고 부르다니.. 그 심리적 격차 만큼 베트남과 한국문화는 다르다. 템 교수의 말처럼 차라리 한국과 북미 유럽이 더 가까운 것인지도 모른다. 베트남에서 온 신부들이 같은 동양권문화라고 쉽게 동화하리라 생각하면 오산인지도.

 

 In.The.Year.Of.The.Pig.1968.DVDRip.XviD-iMBT.avi_002072614.jpg : 원과 네모

해리슨 솔리스베리(뉴욕타임스 부편집장)

북베트남인들은 항상 '이 전쟁에 저항하는게 아니라 승리한다'고 말합니다.

또 팜 반 동이 말하더군요. '폭격당하는 게 아니라 폭격에 맞선다.' 처음에는 정치적 수사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싸우는 모습보니 사실이더군요. 그들은 계속 당대의 독립 투쟁을 해왔다는 것이지요. 중국 만주족 몽골 프랑스 이제 미국." 솔리스베리씨 이 전쟁이 얼마나갈까요? 10년? 20년? 30년? 골라 보시오. 우리가 편의를 봐줄테니." 다소 과장이 있지만 그게 베트남인의 기질입니다.

 

 

 In.The.Year.Of.The.Pig.1968.DVDRip.XviD-iMBT.avi_004669836.jpg : 원과 네모

베트남 메콩강은 안가봤지만, 캄보디아 톤레삽 호수의 관광객을 태운 배에서는 아이들이 어른들 안마를 해주며 '완 달라'를 요구하기도 한다. 그 연원은 깊다. 이 필름에서도 미군들에게 안마를 해주는 두 아이의 모습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