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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우리 몸은 싸우고 있다 면역의 과학


캐서린 카버 지음 | 양병찬 옮김 | 현암사 
| 2019년 01월 28일 출간

책소개

이 책이 속한 분야

이 책의 주제어
#면역 #인체이야기 #항생재
면역에 대한 거의 모든 것을 쉽고도 깊이 있게 다룬 보기 드문 책!!
면역은 누구나 알고 싶어 하지만 좀처럼 이해하기 힘든 주제이다. 방대하고 난해해서 의사와 연구자들도 쉽게 설명하기 어려워한다. 면역에 관한 많은 책들이 지나치게 전문적이거나 조감도 수준의 겉핥기 같은 경우가 많은 것은 이 때문이다.
이 분야의 주목받는 전문가인 저자는 이 책에서 독자와 함께 우리 몸속을 여행하며 면역 체계 전반을 전문가다운 식견으로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준다. 선천성 킬러 세포, 장기 이식, 세균과 기생충, 성(性)과 사랑, 임신과 면역계, 자가 면역, 면역 결핍, 알레르기, 암, 백신, 감염병, 항생제 등 면역에 관한 거의 모든 것을 다루는 이 책의 경쾌한 문체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면역의 세계에 발을 담그고, 때로는 웃고 때로는 인류의 미래를 걱정하면서 우리 몸의 면역 체계에 대한 상당한 수준의 지식을 얻게 될 것이다.

상세이미지

저자소개



저자 : 캐서린 카버



케임브리지 대학교에서 생물학을 공부한 후 스코틀랜드 애버딘 대학교에서 의학을 공부했다. 애버딘 의대 시절에는 아프리카 탄자니아에서 결핵 · HIV 환자들을 돌보기도 했다. 영국의 대표적인 생의학 연구 지원 재단인 ‘웰컴 트러스트(Wellcome Trust)’와 런던 위생열대의학대학원(London School of Hygiene and Tropical Medicine)에서 연구원으로 일했고 미국 하버드 대학교에서 프랭크 녹스 펠로(Frank Knox Fe llow)로 공중보건학을 연구했다. 현재 스코틀랜드에 거주하며 노련한 과학 커뮤니케이터로 활동하고 있으 며, 지금까지 《랜싯(Lancet)》, 《사이언티픽 아메리칸(Scientific American)》, 《메듀케이션(Meducation)》, 《모자이크(Mosaic)》, ‘웰컴 트러스트’에 글을 기고해왔다

역자:양병찬



생물학자 약사/약학자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한 후 대기업에서 직장 생활을 하다 진로를 바꿔 중앙대학교에서 약학을 공부했다. 약사로 활동하며 틈틈이 의약학과 생명과학 분야의 글을 번역했고 지금은 생명과학분야 전문 번역가로 일하고 있다. 또한 포항공과대학교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 바이오통신원으로, 《네이처》와 《사이언스》 등 해외 과학 저널에 실린 의학 및 생명과학 관련 글을 번역하여 최신 동향을 소개하고 있다. 번역한 책으로 『센스 앤 넌센스』, 『자연의 발명』, 『물고기는 알고 있다』, 『핀치의 부리』, 『내 속엔 미생물이 너무도 많아』, 『의식의 강』, 『경이로운 생명』 등이 있다.

목차

프롤로그 - 우리의 비밀 군대
1장 면역의 최전선 - 우리 몸의 1차 방어선
2장 선천성 킬러 세포들 - 웬만한 병원균은 그들 선에서 해결된다
3장 화학 전령 - 면역계는 주변에 뭐라고 외치나
4장 장기 이식 - 맞춤 질(膣)에서 돼지 심장까지
5장 100조 마리 미생물 - 면역계는 엄청난 세균 군단을 어떻게 감당할까?
6장 면역의 탱고 ? 성(性)과 사랑
7장 깜찍한 기생생물 - 임신과 면역계
8장 기생충의 궁전 - 벌레, 벼룩, 진드기
9장 후천성 킬러 세포들 - B세포와 항체 그리고 T세포
10장 백신 - 면역계 조작의 승리
11장 알레르기 - 당신이 알고 싶어 몸이 근질거리는 모든 것
12장 자가 면역 - 아군의 자살골
13장 면역 결핍 - 버블 속에 살다 간 소년
14장 암 - 틀린 그림 찾기
15장 치명적 감염병 - 에볼라와 탄저병
16장 영리한 약물들 - 면역학적 연금술
옮긴이의 말 - 면역학의 기초
참고 문헌
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현대 의약(醫藥)은 과연 항생제 과용에 따른 재앙에서 우리를 구원할 수 있을 것인가

우리 인체는 수십억 명의 병사들이 호위하는 성(城)과 같다. 어떤 병사들은 하루살이 목숨이고 어떤 병사들은 수십 년 동안 살며 숱한 전투를 치르지만, 우리를 질병으로부터 보호하는 데 필수적이지 않은 병사는 단 한 명도 없다. 이 책은 인체를 호위하는 이 면역계가 공격 대상을 어떻게 알아채고 방어하는지, 감기 바이러스에서부터 전염병 세균에 이르기까지 병원체들을 어떻게 해치우는지를 알려준다. 반면 질병은 또 어떻게 면역계를 속이고 회피하고 약점을 파고드는지도 보여준다. 그리고 계속 진행될 수밖에 없는 이 싸움에서 현대 의약(醫藥)은 과연 계속 제대로 싸우며 이겨낼 수 있을 것인가를 진지하게 묻는다.

우리 몸의 비밀 병기
이 책의 인체 여행에서는 독자들은 먼저 면역계를 구성하는 ‘비밀 병기’들을 만난다. 우리의 몸을 난공불락의 성으로 만드는 것은, 피부라는 물리적 장벽, 통로마다 설치된 갖가지 함정, 그리고 혈관을 따라 몸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는 감시자들과 암살자들이다. 1장에서 3장까지 저자는 이 비밀 병기들이 어떤 식으로 외부의 침입자들을 막고 처단하는지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1장은 최외곽 방어선인 피부와 호흡기, 소화기, 그리고 콧물, 눈물, 귀지 등이 외부의 이물질들을 막고, 배출하고, 제거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피부는 계속 허물을 벗는 표피에서 세포가 끊임없이 교체되므로 피부 장벽이 지속적으로 보충되고 활력을 되찾는다. 피부가 건강을 유지하고, 피부에 달라붙은 수십억 마리의 세균들이 체내로 침투하지 못하는 것은 그 때문이다. 아울러 우리는 한 번 숨을 쉴 때마다 약 1만 마리의 세균을 폐로 흡입하는데, 고맙게도 그 통로 벽에는 술잔 세포(goblet cell)가 깨끗한 점액을 분비하여 먼지와 세균을 포획한다. 먼지와 세균으로 더럽혀진 점액은 섬모(cilia)라는 채찍 비슷한 구조체에 떠밀려 기도 밖으로 배출된다. 기도의 내벽에 돌출되어 있는 섬모는 분당 1,000~1,500번씩 휘둘러 점액을 2~3센티미터씩 목구멍 쪽으로 운반한다. 담배를 피우면 섬모가 느려지다가 불구가 되므로, 이러한 방어망이 무너진다. 따라서 흡연자들의 폐에는 더러운 점액이 가득하게 되는데, 인체는 그에 대항하여 흡연자 특유의 기침으로 점액을 배출하게 된다. 폐가 이처럼 질서정연한 방법으로 침입자들을 기도 밖으로 호송하는 데 반해, 소화관은 중세 스타일의 무자비한 방법을 이용하여 국경을 통제한다. 그것은 위산이라는 강산(强酸)을 사용하여 세균들을 녹여버리는 것이다. 눈물에는 800~100가지의 단백질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들은 손가락이나 오래된 마스카라로 안구를 건드릴 때 침투하는 다양한 병원체로부터 눈을 보호해준다.
2장은 면역 세포들, 가장 중요한 호중구(好中球, neutrophil)를 시작으로, 대식세포(macrophage)와 NK세포(자연 살해 세포)라는 각각의 면역 세포들이 외부 침입자들을 퇴치하는 메커니즘을 자세히 설명한다. 혈류 속에 가장 많은 면역 세포로, 상처나 감염이 일어날 때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하는 호중구는 세균을 먹어치우고 그물을 던지고, 혹은 자폭해서 감염을 막고 상처를 봉합하는 등 여러 가지 기능을 한다. 대식세포는 호중구보다 더 큰 세포로, 더 큰 세균과 바이러스, 이물질을 깔끔하게 먹어치우는 세포이다. 대식세포는 때로 거대한 침입자에 맞서 결합하는데, 이것이 거대 세포이다. 유방 임플란트나 약물 펌프 같은 외부 이식 장치를 망가뜨리는 주범이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NK세포는 효소를 이용하여 침입자의 자폭을 유도하는데, 인체의 세포 안에 잠입하여 활동하는 미생물들을 겨냥한다.
3장에서는 화학 전령(신호 전달을 위한 화합물)을 다룬다. 면역 세포들이 감염된 세포에 구멍을 뚫고, 세균을 잡아먹고, DNA 그물을 던져 세균을 일망타진하는 것은 매우 효과적인 전략이지만, 표적을 정확히 조준해야 하며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 따라서 외적의 침략에 대응하여 섬멸 작전을 펼치고자 할 때, 인체는 해당 지역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수단이 필요하다. 그 수단이 바로 화학 전령이다. 이 화학 전령으로, 정액에서 최초로 발견된 프로스타글란딘, 염증 촉진 단백질로 알려진 복잡하고 방대한 사이토카인 그룹, 그리고 보체(補體)를 소개한다. 이들은 면역 세포를 활성화시키고 격려하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이러한 활성화가 지나치면 고열과 염증 반응이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다.

장기 이식
4장은 장기 이식을 다룬다. 앞서 살펴본 면역계는 지난 수천 년 동안 외부 침입자들을 공격하기 위해 진화한 것들이다. 그러나 그동안 진화되지 못한 부분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장기 이식이다. 장기 이식의 성패를 좌우하는 것은 면역계의 반응인데 여기서는 장기 이식과 관련된 복잡한 면역학, 골치 아픈 의학 윤리, 그리고 맞춤 질(膣, vagina)에 관해 다룬다. 처음으로 소개되는 것은 선천적으로 질이 없는 여성들을 위한 맞춤 질 배양이다. 여성의 질은 자가 세포를 이용해 배양할 수 있지만, 남성의 음경은 배양할 수 없으므로 이식만이 유일한 방법이다. 성기 이식뿐 아니라 다양한 장기 이식에서 발생하는 심리적 거부 반응인 역겨움 현상을 소개하고, 나아가 이식의 핵심인 면역 거부 반응을 설명한다. 면역 거부 반응을 최소화하기 위해 완벽한 공여자를 찾는 방법, 면역 억제제의 사용 등 여러 기법들이 발전해온 과정을 소개한다. 또한 윤리적인 문제로, 중국에서 빈번한 사형수의 장기 이식, 갓난아기의 장기 이식, 장기 밀매와 살인 등을 언급한다.

미생물 군단과의 공생
5장은 우리 몸의 미생물을 다룬다. 우리의 내장에는 제3의 캐릭터들이 은신하며, 암암리에 우리의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친다. 정확히 말하면, 그들은 수십억 마리의 미생물 군단(미생물총)으로, 우리의 소화관 벽뿐만 아니라 각종 점막과 피부에 서식한다. 최근에는 ‘그들이 우리의 신체 건강은 물론 우리의 사고 내용(contents of thought)에도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증거가 속속 제시되고 있다. 그렇다면 ‘그들’은 제3자가 아니라, 우리를 수족처럼 부리는 주인님인지도 모른다. 인간의 미생물총이 출산 방법, 모유 수유와 식습관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에 대해 다루는 한편, 소화기 질환, 비만이나 건선, 알레르기, 정신 질환 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논한다. 이러한 연관성을 바탕으로 미생물총의 변화를 통한 질병 치료법(마이크로바이옴 기법)의 가능성도 소개한다.

성(性), 임신, 면역계
6장은 면역의 성별 차이와 섹스를 다룬다. 산성인 질 내 환경에서 정자가 어떻게 살아서 난자에까지 가 닿는가를 설명하고, 남녀에게 공히 발견되는 정자 알레르기를 소개한다. 또한 남녀의 염색체 차이에 따른 면역 반응 차이, 여성이 유리한 면역 질환, 남성이 유리한 면역 질환에 대해 소개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인간의 짝짓기와 관련하여 HLA(인간 백혈구 항원)가 잘 맞는 사람을 찾는 것이 중요해질 미래에 대해 이야기한다. HLA는 이식 접합성을 따질 때 중요한 표지이므로, HLA가 비슷하면 이식에 유리할 수 있다. 2세에게 백혈구 항원 다양성을 물려주기를 원한다면, 그래서 좀 더 많은 질병에 더 잘 대처할 수 있게 만들기를 원한다면, HLA가 최대한 겹치지 않는 사람을 찾는 것이 중요할 수 있음을 설명한다.
7장은 임신과 면역계를 다룬다. 우선 배아가 자궁 안에 염증과 비슷한 방법으로 자리를 잡는데도 면역계가 그 일을 돕는 방식을 설명한다. 태반은 엄마와 아기 사이에서 음식물과 영양소가 전달되는 유일한 통로이고, 면역계의 채팅 과정에서 일어나는 불협화음을 조율하는 코디네이터이며, 특정한 물질의 통과를 막는 동시에 많은 유용한 항체를 통관시키는 검색대이기도 하다. 특히 ‘엄마의 항체를 아기에게 물려주는 역할’은 태반이 수행하는 가장 중요한 면역학적 기능 중 하나이다. 그 항체들은 작고 연약한 아기의 면역계가 듣도 보도 못한 것들로, 나중에 세상에 나갔을 때 마주치는 수많은 질병으로부터 아기를 보호해준다. 아기가 이런 식으로 항체 종합 세트를 물려받는 과정을 자연적인 수동 면역화(natural passive immunization)라고 하며, 그 세부 내역은 엄마가 평생 마주친 질병의 가짓수에 좌우된다. 그러므로 아기들은 흔한 감기에 대한 항체는 물려받지만, 뎅기열 등의 이국적인 질병에 대한 항체는 물려받지 않는 게 보통이다. 하지만 아기들은 조만간 자신만의 방어 항체 포트폴리오를 스스로 구성하게 된다. 왜냐하면 엄마가 건네준 수동 면역의 유효 기간이 짧아, 생후 몇 주에서 몇 달 동안만 효과가 지속되기 때문이다. 아기가 출생 후 방어 항체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는 방법 중에는 모유 수유도 포함된다. Rh-형 혈액형 산모가 Rh+형 태아를 가졌을 때 산모의 혈액 항체가 태아를 공격할 수 있는데, 이를 회피하기 위한 의료 기법들도 소개된다.

기생충
8장은 소변을 보는 남성의 성기를 파고든다고 알려진 전설의 아마존강 물고기 칸디루 이야기가 근거 없음을 밝히는 것을 시작으로, 면역계 회피의 달인인 메디나충, 뇌에 기생하는 조충과 수면병을 일으키는 파동편모충, 세균과 협력하여 면역계를 회피하는 밴크로프트사상충 등에 대해 이야기한다. 인체가 기생충과 맞서는 대표적인 도구는 면역 글로불린인데, 의학계는 기생충이 면역 글로불린을 침묵시키는 데서 힌트를 얻어 면역 글로불린 이상으로 생기는 알레르기를 치료할 방법을 찾고 있는 사례도 소개한다.

후천성 킬러 세포
9장은 후천성 킬러 세포인 B세포와 T세포에 대해 다룬다. 미래의 약물들은 과거의 면역학에서 이룬 업적을 토대로 하여 개발될 터인데, 그 수많은 업적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하나 꼽는다면, B세포와 T세포라는 후천성 면역 세포에 대해 잘 알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선천성 면역계는 불특정 다수의 일반적인 침입자들로부터 우리를 보호해주지만, 이와 달리 특정한 감염병들을 종식시키는 주문형 암살(bespoke assassination)은 후천성 면역계의 몫이다. B세포는 맞춤형 항체를 주문 생산하여 침입자들을 공략한다. 반면에 T세포는 면역계의 대심문관으로, 감염된 세포는 물론 암세포까지도 색출하여 파괴한다. 이 같은 후천성 킬러 세포들은 사실상 모든 세균과 바이러스, 그리고 지구상에 존재하는 어떤 잠재적 도발자들도 정확히 겨냥할 수 있다.

백신과 알레르기
10장은 백신에 대해 다룬다. 인류가 병원체와의 전쟁에서 거둔 중요한 승리 중 하나는 백신 접종이다. 백신은 지구상에서 가장 치명적인 질병들을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으며 심지어 종식시킬 수도 있다. 이 장은 백신을 언급할 때 빠지지 않는 천연두 접종 이야기로 시작하며, 현대 백신의 아버지라 할 만한 모리스 힐만을 소개한다. 생백신, 사백신, 아단위 백신, 결합 백신, 변성 독소 백신, 재조합 백신 등 다양한 백신을 차례로 설명하고, MMR(홍역·볼거리·풍진 백신) 백신이 자폐를 유발한다는 뜬소문을 비판하며, 집단 면역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또한 백신의 오염 여부를 확인할 때 투구게의 피를 이용하는 데 따른 생태계 보호 문제도 언급한다.
11장은 알레르기를 다룬다. 백신에는 이중 삼중의 안전장치가 있으나 100퍼센트 안전한 것은 아니다. 몇 안 되는 심각한 위험 중 하나는 알레르기 반응인데, 이것은 매우 드물지만 치명적일 수 있다. 그런데 때로는 알레르기 반응을 보일 수 있는 사람을 예측할 수 있다. 예컨대, 어떤 백신은 달걀을 이용하여 제조되므로 달걀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들은 그 백신을 피해야 한다. 하지만 백신 접종률이 높을 경우, 대부분의 알레르기 환자들은 집단 면역 덕분에 백신을 접종받지 않더라도 크게 위험하지 않다. 그러나 알레르기의 종류는 셀 수 없이 많다. 예컨대 딸기 알레르기, 땅콩 알레르기, 한랭 알레르기(cold allergy)가 있고, 심지어 운동 알레르기도 있다.

자가 면역 질환과 면역 결핍증
12장에서는 자가 면역 질환을 다룬다. 인체가 자기(自己)와 비자기(非自己)를 구분하지 못할 때, 우리는 큰 위험에 빠지게 된다. 그렇게 될 경우,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생물학적 방어 시스템이 맹렬하게 과잉 반응하여 조직을 갉아먹고, 우리를 보호해주는 존재들을 파괴한다. 면역계의 이 어두운 측면, 자가 면역(autoimmunity)이라는 치명적인 현상의 대표 선수가 바로 당뇨병이다. 면역계가 췌장을 공격해 못쓰게 만듦으로써 발생하는 것이 1형 당뇨병이고, 2형 당뇨병은 식습관이 주요 발병 원인이다.
그런데 자가 면역은 면역계라는 동전의 한쪽 면일 뿐이다. 다른 한쪽에 있는 것이 면역 결핍증(immunodeficiency)이다. 13장은 면역 결핍 장애로 태어난 데이비드 베터의 사례를 먼저 소개한다. 데이비드 베터는 중증 합병성 면역 결핍 장애(SCID)라는 희귀한 질병을 갖고 세상에 태어났는데, 면역 결핍으로 인해 가장 경미한 감염조차 물리칠 수 없었으므로 멸균 상태의 플라스틱 버블 안에서 살 수밖에 없었다. 결국 베터는 그 속에서 12년을 살다가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이야기이다. 이와 함께 면역 결핍 장애를 탐지하기 위한 TRECs 검사, 유전자 결함으로 야기되는 면역 결핍 치료를 위해 레트로 바이러스를 이용하는 것 등을 설명한다. 다음으로 백혈병, 장기 이상으로 인한 장기 손상, 특히 비장에 대해 다룬다.

암과 감염병
14장은 암을 다룬다. 세균과 바이러스는 인간의 세포와 뚜렷이 구별되지만, 암세포는 그렇지 않다. 변이투성이인 암은 흉측한 몰골을 하고 있다. 그래서 면역계의 파수꾼인 T세포와 NK세포에게 정체를 숨기기 위해 마스크를 착용한다. 따라서 면역계는 암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최선을 다하지만 엄청난 도전에 직면한다. 그것은 세계 최대의 가장무도회에서 살인범 한 명을 찾으려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모두가 똑같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는데, 살인범 한 명의 마스크 가장자리만 약간 다른 형태로 장식되어 있는 셈이다. 암세포의 마스크가 정상 세포의 마스크와 믿을 수 없을 만큼 비슷하게 생긴 이유는 뭘까? 그것은 바로 암세포도 한때 평범한 세포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평범한 세포는 DNA에 변이가 일어나 암세포로 변신하는데, 변이를 초래하는 요인은 무수히 많다. 수많은 발암 물질들이 평범한 세포에게 매우 특이한 기술을 전수함으로써 암세포로 둔갑시킨다. 평범한 세포들은 인체의 지시 사항에 따라 증식하지만, 암세포는 지시 사항에 아랑곳하지 않고 제멋대로 자기 복제를 한다. 증식을 멈추라는 지시 사항도 무시한다. 또한 세포가 비정상적으로 행동하면 내장된 자폭 메커니즘이 작동하는 것이 상례이나 유전자에 변이가 일어나 작동이 중단된 그 세포는 비행을 저질러도 처벌받지 않는다. 그리고 암세포는 계수기의 통제권마저 벗어난 불멸의 세포이다. 이에 대한 항암제로, 오래된 골동품과도 같은 약 아스피린, 첨단 신약 등 다양한 치료제를 소개한다. 그리고 떠오르는 치료법의 하나로 바이러스를 이용한 암 세포 파괴에 대해서도 설명한다.
면역계를 위협하는 가공할 만한 적은 암 말고도 수두룩하다. 15장에서는 역사상 수많은 인명을 살상했던 치명적인 감염병을 다룬다. 탄저균이나 에볼라 바이러스와 같은 킬러 병원체들을 제압할 방법은 비교적 제한되어 있지만, 21세기 약학, 신약 개발의 최전선에서는 하루가 멀다 하고 면역학적 연금술이 연출되고 있으므로, 90퍼센트에 달하는 치사율을 가진 탄저병을 종식시킬 신약도 언젠가 개발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항생제 과용과 신약 개발의 최전선
16장은 신약 개발의 최전선을 돌아보고, 그것이 우리를 항생제의 재앙에서 과연 구원해줄 수 있을지를 전망한다. 어떤 이들은 오늘날 인류가 낭떠러지 앞에 서 있으며, 자칫하면 벼랑 아래로 굴러 탈항생제 시대(post-antibiotic era)라는 의학의 암흑기로 곤두박질칠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 ‘의학의 암흑기’란 흔한 세균조차도 항생제의 공격에 저항하는 시대를 말한다. 이런 디스토피아적 장면이 우리 눈앞에 펼쳐지고 있는 이유는 기존의 항생제 사용 방법에 문제가 있는 데다, 새로운 항생제 개발의 파이프라인이 고갈되었기 때문이다.
세균이 항생제에 대한 내성을 획득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세균의 유전자에 일어난 변이에서 비롯되며, 이 변이는 세균이 항생제에 노출되었을 때 생존의 이점을 제공한다. 그런데 그런 변이가 일어날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하는 것은 우리 자신이다. 우리는 항생제 코스를 완주하지 않거나 불필요하게 사용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한데, 이 경우 항생제에 반복적으로 노출된 세균 중 일부가 사멸하지 않고 적응함으로써 내성을 획득하게 된다. 보건 의료 전문가들에게도 책임이 있다. 그들은 ‘정확한 항생제’ 대신 ‘광범위 항생제’를 처방하거나, 올바른 항생제를 정량 처방하는 데 실패함으로써 내성을 조장할 수 있다. 2015년 12월 영국 리즈에서 슈퍼 임질이라는 끔찍한 이름을 가진 질병이 탄생한 것도, 의사들이 잘못된 항생제 조합을 처방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람은 내성 세균의 등장에 기여하는 여러 개의 퍼즐 조각 중 하나에 불과하며, 또 한 가지 중요한 퍼즐 조각은 동물이다. 내성 세균의 훈련 캠프는 동물 농장에 산업 규모로 설치되어 있기 때문이다. 항생제의 50퍼센트 이상이 약국이 아닌 동물 농장 안에서 투약되고 있는 나라도 많다. 항생제를 사용할 경우, 농부들은 좀 더 밀집된 공간에서 동물을 사육할 수 있어 수익성을 향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항생제 내성과 싸운다는 것은 진화와 싸우는 것이므로, 항생제 내성 세균의 등장을 영원히 막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우리의 유일한 희망은 진행을 가급적 늦추는 것이다. 또한 궁극적으로는 항생제 대재앙을 피하고 싶다면, 새로운 항생제 개발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 책에서는 ‘현미경으로만 볼 수 있는 미세 군단을 창설하여, 체내의 세균을 찾아내서 파괴하는 임무를 맡긴다’는 원대한 비전으로 연구에 매진하고 있는 싱가포르의 합성생물학자 매튜 창을 소개한다. 창이 개발한 미세 군단이 항생제를 대체할 신무기로 각광받는 이유는, 아군과 적군을 가리지 않는 비선택적 항생제와 달리 표적 지향성 킬러이기 때문이다. 이와 아울러 세균을 감염시켜 살해하는 박테리오파지 기법, 2015년 ‘감지된 내성 없이 병원균을 살해한다’고 발표된 항생 물질 테익소박틴(teixobactin) 등을 소개하면서 우리의 미래는 우리의 자각과 선택에 달려 있음을 주지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