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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 왜 우리 곁을 떠나지 않는가
이충호 역 | 한울림 | 2001년 11월 30일

출판사 리뷰

최근연구들은 정신적이고 초자연적인 경험의 신경학적 토대들을 밝히려고 노력한다. 다시 말하면 매일 겪는 경험의 실재와는 다른, 어떤 의미에서는 더 고차원적인 실재와 만났다고 느낄 때, 우리의 뇌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밝히는 데 열중한다. 특히 이 책의 저자들은 두뇌의 영성 회로처럼 보이는 것이 무엇인지를 확인하고자 한다.





출간 의의 및 기획 의도

첨단 두뇌과학으로 인간의 영성과 종교를 해부
인간에게 영적인 추구와 끊임없는 의문의 대상인 신과 종교의 문제를 첨단과학을 통해 해부하고 있다. 과학이 밝혀내야 할 마지막 남은 영역으로 일컬어지는 두뇌과학을 다룬다는 점에서도 큰 의의가 있지만 첨단과학문명이 이끄는 현대사회에서조차 종교를 포함한 신비한 초월경험이 끊이지 않는 신경생물학적 원인을 규명함으로써 커다란 흥미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과학계, 종교계에 일으킨 불꽃 튀는 논쟁
신은 왜 인간에게서 떠나지 않는 것일까? 인간의 의식은 왜 영적인 물음에 대해 답을 찾으려 할까? 신은 인간의 뇌 속에 있는 것일까? 이런 질문들에 대해 혁신적인 해석과 첨예한 논쟁으로 이끄는 책이다. 이미 뉴스위크의 커버스토리로 다루어져 논쟁을 불러일으켰고 워싱턴포스트지에도 원서에 관한 기사가 실린 바 있다. 따라서 보통의 과학서들이 과학에 흥미를 갖고 있는 사람으로 독자가 한정되는 반면 이 책은 종교, 인문학에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들까지 독자 폭이 크게 확장된다.

종교적 체험은 단지 두뇌의 산물이며 두뇌 이외의 것과는 별다른 관련이 없다.
- 마이클 퍼싱어(Michael Persinger), 캐나다 로렌시아 대학 신경과학 교수

두뇌가 종교를 만든다고 말하는 것은 마치 피아노가 음악을 만든다고 주장하는 것과 같다.
대니얼 뱃슨(Daniel Batson), 미국 캔사스 대학 심리학 교수

과학과 종교의 관계를 발전시키는 데 매우 중요한 연구이다. 마음에는 종교적 경험이 필연적으로 포함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로널드 머피(Ronald Murphy) 신부, 미국 조지타운 대학 교수

문명(종교)충돌의 신경생물학적 매카니즘 조명
이 책은 다양한 종교들이 서로 형제가 될 수도 분열과 투쟁으로 나아갈 수도 있다고 밝힌다. 각 종교는 궁극적인 초월의 상태에서는 모두 하나로 통합되며 단지 낮은 단계의 초월 경험을 절대화하는 데서 종교적 불관용이 생긴다. 그리고 이런 불관용은 주로 무지와 두려움, 외국인을 배척하는 편견, 인종차별적인 국수주의에 바탕한 문화현상이라고 주장한다. 여기서 우리는 기독교와 이슬람교의 충돌로 비쳐지기도 하는 미국과 아프카니스탄의 대립을 야기시킨 종교적 원인과 화해와 공존을 위한 근거를 발견할 수 있다.

[인간과 과학] 교양과학 시리즈
[인간과 과학]이라는 시리즈의 첫 작품으로 자신 있게 선보이는 책. 이 교양과학 시리즈는 인간과 과학의 관계를 중심에 두고 인간의 얼굴을 한 과학, 시대와 사회를 읽는 과학, 맹목적인 과학문명의 폐해를 극복하고 인간의 밝은 미래를 비추기 위한 노력이라는 의도 아래 기획되어 일반인들에게 밀접하면서도 꼭 필요한 책들로 출간계획이 잡혀있다.


주요내용

왜 우리는 항상 자기보다 더 큰 어떤 존재와 연결되기를 그렇게 소망하는 것일까? 왜 우리의 의식은 영적인 물음에 대한 답을 찾으려고 할까? 간단히 말해서, 신은 왜 우리 곁을 떠나지 않는가? 전 시대를 통해 신학자와 철학자, 심리학자들은 이 문제를 놓고 열띤 논쟁을 벌여왔지만, 모순적이거나 증명할 수 없는 다양한 답들밖에는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이 획기적인 책에서 앤드루 뉴버그와 유진 다킬리는 아주 간단하면서도 과학적으로 정확한 설명을 제시하고 있다. 우리가 느끼는 종교적 충동은 뇌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는 것이다.

뉴버그와 다킬리는 뇌의 기능과 행위에 대한 오랜 연구뿐만 아니라, 최첨단 영상 기술을 사용해 명상에 빠진 스님이나 깊은 기도에 몰두한 수녀의 뇌를 조사한 연구를 바탕으로 이 혁명적인 결론을 얻었다. 그들은 영적 명상에 깊이 몰입하면 뇌의 활동에 비정상적인 변화가 일어나면서 초월적인 종교적 경험을 아주 생생한 현실처럼 인식하게 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다시 말해서, 불교도들이 '우주와의 일체'라고 부르는 느낌과 프란체스코회 수녀들이 손으로 만질 수 있을 정도로 하느님의 존재를 생생하게 느꼈다고 표현하는 경험 등은 망상도 아니고, 희망적인 생각이 환각으로 나타난 것도 아니며, 객관적으로 관찰하고 기록하고 사진으로 찍을 수 있는 일련의 신경학적 사건들의 결과라는 것이다.

여기서 나오는 불가피한 결론은, 신은 사람의 뇌 속에 들어 있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 뉴버그와 다킬리는 자신들이 행한 신경신학 분야의 획기적인 연구과정을 소상하게 소개하고 있다. 신경신학은 영성과 뇌 사이의 복잡한 관계를 밝혀내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최신 학문이다. 연구 과정에서 그들은 '인간은 생물학적으로 신화를 만들어내게끔 프로그램 되어있는가, 종교적 무아지경과 성행위의 오르가슴 사이에는 어떤 진화론적 관계가 있는가, 죽음에 다다렀던 체험은 영적 현상의 본질에 대해 무엇을 말해주는가, 종교 의식(儀式)은 나름의 신경학적 환경을 어떻게 만들어내는가'와 같은 본질적인 문제들도 파고든다.

그들은 종교적 믿음이 생존에 큰 이득을 제공하기 때문에 자연선택이 종교적 행위를 쉽게 일어나도록 하는 신경학적 기구를 강화시켜 왔다고 주장하기도 하는데, 여기서 매우 핵심적인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 종교는 단순히 생물 진화의 산물에 지나지 않는가, 아니면 사람의 뇌는 신에 가까이 다가가고 신을 알 수 있는 독특한 능력을 신비롭게 부여받았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을 시도하면서 그들은 마지막으로 인간의 뇌가 지금처럼 지속된다면 신은 결코 인간의 곁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결론짓는다.

이 책은 엄밀한 과학을 의식과 영성의 본질에 대한 직관과 절묘하게 결합하여 신앙과 이성, 신비주의와 경험적 데이터 사이에 다리를 놓아 연결시키고 있다. 뇌가 '실체'를 어떻게 인식하는지에 대한 신경생물학적 원리 또한 놀라운 것이다. 이 흥미롭고 놀라운 책은 기적과 함께 인간과 신의 지속적인 관계의 생물학을 모두 탐구하고자 시도했다.

추천평


1885년, 니체는 “신은 죽었다.”고 선언했다. 물론 이 말은 살아 있던 신이 죽었다는 말이 아니고, 신은 아예 살아서 존재한 적이 없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시대의 합리주의자들은 신이 비과학적인 과거의 잔재에 불과하며, 종교적 믿음은 미신과 자기 기만에 바탕을 두고 있다고 생각했다. 합리주의자들은 이제 인간의 이성으로 그러한 비합리적인 미신을 극복할 수 있다고 믿었고, 그러한 자신감이 니체의 선언으로 표출된 것이다. 그러나 그 후 니체는 죽었지만, 신은 여전히 사람들의 마음속에 살아남아 위세를 떨치고 있다. 무엇이 잘못되었는가? 어떻게 과학과 이성의 시대에 무지가 이성에 승리를 거둘 수 있었을까(니체의 입장에서 본다면)?

합리주의자들이 간과한 것이 한 가지 있는데, 그것은 바로 종교의 질긴 생명력의 뿌리였다. 그 생명력의 뿌리는 바로 신비 체험이다. 인간의 논리와 이성을 초월하는 신비 체험은 시대와 문화와 종교에 관계 없이 일관되게 나타난다. 그리고 신비 체험이 존재하는 한, 신과 종교는 사라지지 않는다. 왜 오랜 옛날부터 사람들은 신비 체험을 해왔고,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그러한 경험을 하고 있는 것일까? 그것은 바로 사람의 뇌 자체에 그러한 능력이 들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저자들의 주장이다.
이 책의 저자들은 바로 이것을 증명하려고 노력했다. 즉, 뇌 속에서 신의 사진을 찍으려고 한 것이다. 그들은 영적 체험을 하는 사람들의 뇌 상태를 사진으로 찍어본 결과, 뇌의 특정 부위의 활동이 급격히 감소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어떤 종교를 믿느냐에 관계 없이, 영적 체험을 하는 사람의 뇌의 활동 상태는 거의 비슷한 변화를 보인다. 그렇다면 모든 신비 체험은 단순히 뇌의 신경 경로에 생기는 전기화학적 깜빡임이 만들어낸 착각이나 환각에 불과한가? 저자들은 신비 체험은 현실보다 더 생생한 실체로 느껴지는, 실재하는 경험이라고 인정함으로써 신의 존재를 완전히 부정하지는 않는다. 신이 사람에게 자신의 존재를 인식하게 하려면, 뇌의 신경학적 구조를 이용하는 수밖에 다른 방법이 없다(우리가 인식하는 모든 것은 뇌의 전기화학적 신호의 형태를 통해 생겨나므로).
그런 다음, 저자들은 사람들이 신화와 종교를 어떻게 만들어내게 되었는지 설명을 시도한다. 그런데 이것은 엄밀한 과학이라기보다는 인문과학에 가깝다. 신과 종교의 기원을 신경생물학에 바탕을 두어 연구하는 분야를 신경신학이라 하는데, 이들의 시도는 과학계와 종교계 양쪽으로부터 공격을 받을 수 있다. 무엇보다도 종교계에서는 신경신학자들이 신비 체험이라는 특수한 경험을 종교 자체와 혼동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그리고 신경신학은 뇌과학에 대해서는 많은 것을 이야기해줄 수 있을지 몰라도, 신의 존재 여부에 대해서는 어떤 새로운 사실도 말해주지 않는다고 공격한다. 과학의 입장에서도 신경학자들은 너무 적은 증거를 가지고, 신학에 대해 너무 많은 것을 이야기한다고 비판받을 수 있을 것이다.
신이 존재하는지(또는 존재하지 않는지) 확실한 과학적 증거를 기대한 독자들은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좀 실망할지도 모르겠다. 오히려 신비주의에 대한 장황한 설명을 읽고 신비 체험이 실재한다는 확신만 얻음으로써 도대체 저자가 주장하는 바가 무엇인지 헷갈리는 독자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아직도 뇌의 신비는 다 밝혀지지 않았고, 뇌 속에서 신의 사진을 찍는 연구도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만약 연구가 더 이루어져 신비 체험을 일으키는 것과 똑같은 자극을 뇌에 가했더니, 피실험자가 모두 득도를 한다거나 하느님과 일체가 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면? 그러면 마침내 신은 사라질까? 신경신학자들의 논리에 따르면, 그래도 사람의 뇌가 존재하는 한, 신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이 책은 신경신학이라는 흥미로운 분야를 소개하는 훌륭한 입문서로서, 뇌과학과 신경생물학이 밝혀낸 새로운 사실들도 흥미롭지만, 뇌가 실체를 어떻게 인식하는지 설명한 부분도 아주 탁월하다. 그리고 내면의 세계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존재의 근본적인 미스터리에 대해 성찰해볼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