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8 1, 11일차

혈암을 본다. 고생지대에서 발견되는 대부분의 암석은 적색사암 판과 이암 사이의 암석들이다.  6 5천만년 전 캄브리아기 생명의 대폭발 때의 사암들이다. 학습 탐방 스케줄을 잡는 것은 보기에도 쉬운 일은 아닌 듯 하지만, 때론 예상치 못한 행운을 가져다 주기도 한다. 안내문도 표지판도 없는 Nganalam 아트 사이트지역을 발견했다.. 사막의 광택 붉은 사암 속에 새겨진 무지개 뱀, 성기가 뚜렷하고 손가락이 6개씩 있는 남자와 여자그림. 할리우드에서 카피했을 법한 누군가의 손바닥 프린트들, 7천년 된 암각화를 보고 있다. 에보리진들은 조상들이 은하수에 살고 있다고 믿었다. 삶은 영원치 않고 다시 우주로 돌아갈 것이다. 그 후에 후손을 돌보는 별이 될 것이다. 생존의 지혜와 철학을 후손들에게 꿈을 통해 남겨놓은 것이다. 문명의 출현, 현생 인류의 출발점을 바라보고 있다붉은 저녁 노을 속에서 더 붉게 타는 듯한 이 성스러운 공간, 최초 호모사피언스의 기록 앞에서 오늘 우리들의 발자취가, 우리들의 일지가 새로운 문명의 상징으로 남게 되길 기원해본다.

 

오늘 학습: 전세계적으로 화석이 남는다면 적색사암 또는 이암에서 발견된다. 판상사암에서 고생물의 화석을 육안으로 확인 가능하다. 에디아카라 동물군은 6억년 전 캄브리아 생명 대폭발전 일이라 현생인류, 현생종과 무관하다. 대부분의 연체 동물은 현생종과 무관하다. 해면-자포-강장-편형-환형-선형-절지-극피-척삭-척추동물로 진화했다. 산호, 해파리는 자포동물이다. 다세포 동물은 10억년 전 출현, 현생종은 5 4천만년 전 캄브리아 생명의 대폭발 때 일이다. 이것은 산소 농도와 관련이 있다. 16억년 전 6%, 10억년 전 25%, 그 후 21%로 정착됨. 원초 척삭동물 '피카이아' 최초 척삭동물 발견. 두색동물(창고기류)/미삭동물(유형류)-척추동물(노트코드 태아에 있다). 생명이 다양해진 이유는 혹스 유전자가 한 세트 8개였는데 13로 카피됨, 한 세트-두 세트(창고기부터)-네 세트 우연히 카피가 됨, 이것은 생존가능성을 높이는 결과를 가져왔다. 환경이 바뀔 때 잉여분으로 적용가능 그래서 분화할 수 있었다. 척수동물-어류-양서류-파충류-조류=포유류 부속지 네 개의 진화. 영장류-인간이 되면서 부속지가 수직으로 진화됨. 호모사피언스에서 중추신경계와 링크되면서 언어 진화: 물리적공간의 부속지 진화에서 가상의 세계에서 무한대의 부속지 갖게 됨. 이것이 지능이다. 대뇌신피질의 진화를 통해 척추동물 5억년의 진화가 인간이 된다. 척추동물 진화사는 4가지 부속지가 인간에 와서 제한 없는 가상공간의 부속지로 바뀌면서 우주로 나갈 수 있게 된 것이다. 부속지라는 개념은 정말 중요하다.

 

오늘밤은 둔둔 로드하우스 근처에서 밤을 보낸다. 같은 서호주 안에서도 시차가 있다. 오늘은 어제보다 한 시간 빠르다. 매일 밤 늦도록 식사를 준비하시는 분들과 여성용 화장실을 준비해주시는 정종실 선생님 정말 감사합니다.

구름이 하늘을 덮어 별들이 보이지 않지만 그래도 선배 대원들의 도움으로 별자리를 익힌다. 이젠 제법 별들이 먼저 인사를 건네온다. 반갑다 별들아. 김종광 선생님은 별자리는 그림으로 그리면서 외워야 더 잘 기억할 수 있다고 하셨다. 박자세는 외우고 그리고 베끼고 무의식에 각인되도록 공부하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2014 8 2, 12일차

아침하늘이 붉게 타온다. 멋진 아침이 밝아온다. 나도 얼른 동쪽을 향해 셧트를 눌러본다. 오늘과 내일은 3호 차에 탑승한다. 새로운 조가 된 선배 대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또 새로운 하루가 시작된다. 기다려진다.

 

오늘공부: 기억의 외재화. 시간과 공간의 제약에서 벗어난다. 이것이 곧 가상이다. 많은 사람들이 경험한 공통기억이 들어나게 되고 민화가 된다상징=가상=문화 그만큼 함축적이다. 어제 본 암각화는 기억의 외재화의 첫 현장기록을 남기지 않으면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 리얼 자연에서 벗어나 영속성을 얻게 되는 것이다. 마인드도 상징 공동체 무리 부족들이 소통을 위해 사용하고 그것이 언어로 진화한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마야나 징기스칸 문화도 황당해진다. 할 얘기가 없어지는 것이다. 기록을 남김으로써 지금이 있는 것이다박자세 학습탐사 기록도 그 차원이다. 그림과 기록으로 채워진 오래된 노트들을 박물관에서 볼 수 있다. 인류문화의 본질이고 그 자체다. 박자세의 기억단위는 분 단위이다. 학습탐사 모든 프레임을 같게 하라. 반복하면 애매함이 사라진다. 패턴화하라.

약간 풀린 우리의 마음을 다시 잡아주시는 탐사대장 우리 박사님. 끝까지 최선을 다해 명품학습탐사를 만들자는 탐사총괄 김현미 선생님, 모두 대단하십니다.

 

와문 로드하우스에서 주유하고 세수까지, 로드하우스 들러는 것이 즐겁다. 오늘 아침은 특별히 노복미 선생님께서 커피를 쏘셨다. 차 안이 김치냄새 대신 커피냄새로 가득하다. 실질적으로 오늘이 탐사 마지막 날이고 벙글벙글이 그 마지막 장식을 하게 된다. 시생대의 자연은 붉은 산, 붉은 땅, 드문 드문 보이던 유칼리툽스 그리고 우거진 스피니펙스였다면 푸눌룰루 국립공원은 나무가 많아 창 밖으로 보기만해도 호흡하기가 편해졌다. 자연의 부름을 해결할 때 함께 속옷 속으로 딸려 들어왔던 놈들이 번들번들 그라스였음을 방문객 안내소에서 알게 되었다. 대체적으로 안내판의 정보가 자세히 잘 적혀있어서 공부하기에 참 좋다(암각화 사이트만 제외하고. 그곳엔 입구 표지판도 없었고, 성지로 등록된 곳으로 허가없이 침입할 경우 벌금형에 처한다고만 적혀있었다)

6억년에서 2 5천만년의 공간. 석회암처럼 탑 형태를 이루고 있지만 2천만년 동안 바닷속에서 사암과 역암이 쌓여 만들어진 벙글벙글 레인지. 붉은색은 사암의 산화철성분, 짙은 회색은 시아노박테리아의 시체이다. 아프리카, 호주, 남극 이 세 대륙이 만나 곤드와나대륙이 형성되면서 지각 조산운동으로 형성, 2천만 년 동안 강과 바람에 의해 침식되어 이렇게 멋진 풍광을 우리 앞에서 자랑하고 있다. 케테드랄 고지까지 한 시간, 우기 때 물이 들어와 강을 이루고, 건기 땐 이렇게 사람들에게 품을 열어 보여주는 곳. 완만한 트레킹코스와 보기에도 좋은 타원형의 굳은 모래와 시아노박테리아의 시체더미들. 살짝 만져보니 그대로 모래로 부서져 흩어진다. 얼마나 더 오래 버틸 수 있을까. 생명분해과정은 산소와 이산화탄소가 서로 주고 받는 현상. 석탄은 산화(분해)되지 않고 이산화탄소를 고스란히 안은 채 매몰된 것이다. 산화된다는 것은 쓰지 않고 갇혔던 이산화탄소가 밖으로 나가는 것, 없어진다는 것, 분해된다는 것이다.

각자가 휴식과 학습을 하는 동안 박사님의 촬영이 있었고, 누군가 조심스럽게 아리아를 부른다. 나는 얼굴 가득 미소를 담고 주차장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하늘에 구름도 벙글벙글이다.

 

마지막 성지순례는 에키드나고지. PD선생님이 박사님의 마지막 강의와 촬영이 정말 좋았다고 하셨다. 생성부터 죽음까지를 잘 마무리하셨다고 함께하지 못한 우리에게 감동은 TV로 받으라고 하셨다. 들으면서 아쉬웠지만 헬리콥터로 본 벙글벙글 또한 숨막히게 멋졌었다. 다른 7명의 대원들과 헬리콥터 투어를 했다. 트레킹으로 속을 보고 하늘에서 전체를 관망하니 이것이야말로 정말 탑-다운식 학습 아니겠는가.

 

저녁으로 꽁치김치찌개를 먹고 학습탐사 소감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문명에서 벗어났을 때 문명을 볼 수 있다고 박사님이 마무리 말씀을 하셨다. 어딜 가도 사람들로 붐비지만 서호주야 말로 사람으로부터 벗어나 제대로 문명을 볼 수 있는 곳이라는 말씀이신 것 같다. 박자세 회원 같은 PD님과 지칠 줄 모르는 체력으로 촬영을 하셨던 그리고 모든 여성대원들의 사랑을 제대로 받으신 촬영감독님께 감사 드립니다. PD선생님은 올 가을 뇌 과학 강의를 함께 듣게 될 거라고 반가운 소리를 하셨다.

 

오늘밤도 구름이 별을 훔쳤다. 서운하실 분들 더러 있을 것 같다. 기억의 외재화를 생각하면서 앞으로 써야 될 일지 걱정을 하며 잠이 들었다. '박자세는 분단위입니다'.

 

 

 

2014 8 3, 13일차

기억의 라스트법칙

'유종의 미' 항상 마지막 것이 기억에 남는다. 해왔던 대로 인천공항에서 마지막 인사를 나눌 때까지 최선을 다하라. 지금까지 학습한 것을 완벽하게 체화하라. 기억의 체화는 2~3년 걸린다. 전문가는 체화가 된 사람이다. 무의식 반사회로에 저장하고 습관적 인출 가능하게 하라.

아침에 박사님께서 이르신 내용이다. 그럼 순서대로 한번 기억해봐야지.

 

EPGGT EPGGT EPGGT EPGGT EPGGT 다섯 번 반복

Marble Bar

Greenstone 35

Granite complex 33

Chichester 범람 27

BIF 26-24

Carijini

Tunnel creek

Windjana

El Castro

5942695-무무식물양파파

중생대 29 -15/15-6.5

고생대 5.5-4.9/4.9-4.4/4.4-4.2/4.2-3.6/3.6-2.9/2.9-2.5

뇌 근육 운동으로 세상을 보는 프레임을 바꾸자

27 자장 24 오존 19 맨틀 대류변화

 

아침에 EBS선생님들과 작별인사를 나누고 중간에 주유 한번 한 후 브룸의 케이블 비치에 도착한 시간은 벌써 7시경, 대원들과 한 몸이 되어 2주를 달려준 차량들 세차와 대원들 저녁식사문제로 잠깐 의논이 있었고, 결국 시내 북쪽 근방의 24시 세차장에서 세차와 공용 짐 정리를 마쳤다. 몇 차례 숙영지에 늦게 도착한 경우엔 식사를 제대로 못했기 때문에 컵라면과 3분 짜장이 제법 남았다. 처분이 불가능한 취사용 가스통과 남은 음식을 주유소에서 일하고 계시는 한국 분에게 선물로 드렸다. 곧 다윈으로 옮기실 거라 하셨는데 유용하게 잘 쓸 것 같아 기쁘다.

다시 케이블비치 근처로 와서 규모가 꽤 큰 Pub에서 호주 스테이크와 립을 시켜서 맥주와 함께 정말 배불리 먹었다. 서로 도움이 되고 도움을 주면서 더 가까워진 대원들, 여기저기 감사의 인사들을 나누고 계신다. 오늘밤은 인도양 해변에서 별을 보며 잠든다.

 

 

 

2014 8 4, 14일차

매일 새벽 4시면 일어난다이 시간이 책보기 가장 좋은 시간이다. 아무런 준비 없이 탐사에 참여했기에 어떻게든 간극을 극복하려고 애썼다. 박사님과 선배 대원들의 얘기가 귀에 들리기 시작하니 이제 작별의 시간이다. 그러나 나의 박자세탐사는 여기가 시작이다. 이제 조금 그리움의 대상을 알아보게 되었다. 밤새 얼굴을 덮은 모래를 털어내고 맨발로 바닷가를 걷는다. 가도가도 끝이 없다. 지난 2주는 나에게 멋진 생일선물이 되었다. 아는 만큼 밖에 보지 못했지만 이제 봐야 될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그리움 때문에 길을 나섰고 그리움을 안고 돌아간다 그리고 또 다시 그리움이 나를 불러 길을 나설 것이다. 붉게 변하기 시작한 하늘을 보며 이렇게 지난 2주를 그린다.

 

탐사 마지막 학습: 신생대 표준화석은 유공충. 식물성 플랑크톤, 규조류는 남극에서 발견될 경우 생물기원으로 추정해야 함(기름주머니 없음), 마블 경우 화학기원.

규조토는 쳐트, 지구 최초 석회암은 31억년 전. 껍질 99% Sio2.

시아노박테리아,호기성 박테리아(미토콘드리아 알파프로토박테리아), 운동성 편모 스파로이터

원시진핵세포 출현 동물 됨엽록체-식물이용

석탄=석송+속세+양자식물탄화36억년-29억년 지구산소 30%.

나무-이산화탄소-암석, 석탄기 때 이산화탄소 줄어들어 온실효과 생겨 지구역사상 가장 짧은 기간에 빙하기가 왔다. 지금 쓰는 석유는 전부 백악기 때 것이다.

 

모두 건강하다, 우린 모두 각자의 위치에서 조금 더 진화했다. 동네 비행장 같은 브룸 국제공항 대합실은 이른 아침부터 여행객들로 붐빈다. 김제수 선생님이 기념카드 하나씩을 선물하고 계신다. 나도 하나 받아 들고 카드 속 그림을 유심히 바라본다.

바다와 하늘 빼고 다 붉은 서호주, 카드 속엔 바오밥 나무들과 호수 그리고 붉은 산과 대지를 별들이 내려다보고 있다. 호수 속에도 내려앉아 있다. 나도 별을 안고 집으로 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