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사진이란게 뭐 별건가, 내가 '야매'로 즐기면 그만이지!

(라고 말해봐야 좋은 카메라, 트라이포드 없는게 기실 속상하지만).

 

6월 6일 밤, 침낭 옆에 소형카메라(iso3200, 노출 30초  - 매뉴얼이 되지 않아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를 신발에 적당한 각도로 기대고 무작정 누른 사진이라 미세하게 흔들리긴 합니다만, 그날밤을 추억해 봅니다.

1.JPG- 설마 바로 전갈자리가 눈에 보이는 분은 없겠지요...

노출을 적게하면( 이 카메라는 그 다음 노출이 무조건 15초로 내려갑니다) 전갈자리만 선명하게 찍힙니다.  카메라는 기계라 사람 눈처럼 대충 비슷하게 처리하지 않고 밝은 별과 밝지 않은 별을 명확하게 구분합니다.

2.JPG

 바로 저 별이 안타레습니다. 전갈자리 중 가장 밝은 적색거성.

3.JPG

개략적인 전갈자리의 모습입니다. 전갈자리는 육안으로 볼 수 있는 101개의 별로 구성돼 있다고 합니다.

4.JPG

노출을 15초로 줄이니 확실히 전갈자리만 찍힙니다. 이 사진은 원본에서 전갈자리 부분만 잘라낸 것임다.

5.JPG

여실히 밝은 안타레스.

(전갈 꼬리 부분이 반대로 꺾여지게 표시됐네요..저런..)

 

6.JPG 

안타레스. 약간 붉은 기운이 돌긴 합니다.

미세하게 흔들린 것이 지구의 자전때문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은 신발에 뉘어서 찍은 것이라 흔들린 것일 수도 있습니다. 태양보다 700배나 크지만 질량은  15배(적색거성이라 빵처럼 부풀어 올랐으니까), 밝기는 1만배나 밝은 별입니다. 태양의 700배라..

여하간 별이란 상상하면 할 수록 침묵하게 합니다

7.JPG

밤하늘 아래 저 거무튀튀한 물체는, 산도 아니고 동물은 물론 아닙니다.

바로 스피니펙스.

(반바지는 안다 스피니펙스 / 엉덩이는 안다 조립현무암 / 다문 입은 안다 침묵의 소리... 의 스피니펙습니다-원래의 명시를 약간 변주했습니다)

 

왜 안타레스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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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술집 이름입니다.

들어가 보진 않았지만 출근길에 항상 지나치는 가겝니다.

그래서 서호주에서 안타레스를 뚫어지게 쳐다보겠다는 소심한 서원이 생긴 거지요.

 

이 사진을 찍으면서 자세히 다가서 보니 저 신축 오피스텔 건물 이름이 안타레스 빌딩이더군요. 그렇다면 건물주가 운영하는 가게일테고.. 

언젠가는 건물주에게 조악한 카메라로 찍은 안타레스를 보여줄 기회가 있을 수도 있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