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탐사여행기1(6월25~6월26일) 2008-07-11 0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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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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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학습탐사팀의 일원으로 몽골을 다녀온 박상준입니다.
오늘부터 약 4회에 걸쳐 몽골탐사 여행기를 남길까 합니다.
전체적인 내용은 날짜별로 정리하고 관련 사진과 동영상을 함께 올려서 정리할 예정입니다.
주로 이동 경로를 따라 동선과 사건 중심으로 이야기하려 합니다.
100북스회원들과 몽골여행을 계획하고 계신 분들께 좋은 자료가 되었으면 합니다.

몽골 탐사여행기1(6월25일~26일)
몽골 탐사여행기2(6월26일~27일)
몽골 탐사여행기3(6월28일~29일)
몽골 탐사여행기4(6월30일~7월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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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비와 알타이,
용감한 사람들의 영원한 푸른 하늘
탐사 여행의 목적지는 간결했다. 아니 간결한 듯했다. 고비사막과 알타이산맥. 가장 원초적인 생태의 지형 고비사막은 호주탐사의 연장선이었다. 알타이산맥은 고비사막에 더해진 우리 민족의 원류를 찾아가는 여정이었다.
 
인천공항을 출발해 몽골 울란바토르의 칭기스칸 공항에 내릴 때까지 모든 것은 그저 막연했다. 가이드의 도움을 얻고 좀 더 구체적인 행로가 오갈 때도, 고비사막과 알타이산맥은 몽골의 지명을 가리키는 고유명사에 불과했다. 하지만 첫 관문 고비사막이 거대한 위용을 드러내자, 우리의 목적지는 단숨에 결코 간결하지 않은 ‘무엇’이 되었다.

길은 말없이 길게 이어졌다. 밤 10시가 넘어서도 낮의 빛은 완전히 소멸하지 않았으며, 어느 아침 일출과 무지개가 동시에 떠올랐다. 땅의 시작에서 땅의 끝까지를 가득 채운 밤하늘의 별들, 마치 바다처럼 펼쳐진 지평선과 땅의 생명수를 머금은 신기루의 환상, 사막의 기류를 막 지나온 뜨거운 열기 아래 길을 낸 얼음 계곡이야….
 
이 유별난 조합들을 어찌 형언할 것이며 하물며 어찌 몇 줄의 말과 글로 담아낼 것인가. 그저 하릴없어 '간결하게' 고비사막과 알타이산맥이라 부를 수밖에. 이 모든 사건 앞에서 박문호 탐사대장의 첫 감탄은 늘 “할 말이 없다”였다.
 
그는 탐사대원들에게 생태와 역사에 대해 끊임없이 이야기했지만, 첫 마디는 늘 ‘할 말이 없다’였고 종국에는 ‘보지 않고 어찌 말할 것이냐’고 고백했다. 1600km에 이르는 장대한 여정, 용감한(mongol) 사람들의 ‘영원한 푸른 하늘’, 몽골은 소리 없는 풍광으로 쉼 없이 말을 걸어왔고 우리를 닮은 지난 시간의 흔적으로 우리의 영혼을 간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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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5일]
인천공항 - 베이징공항 - 베이징북스빌딩 - 백화점 - 베이징공항 센터
자정이 넘어서야 대전에 도착했다. 미리 내려온 다른 대원들은 마지막 점검을 마치고 책 읽기에 몰두하고 있다. <칭기스칸, 잠든 유럽을 깨우다>와 <대쥬신을 찾아서>는 박문호 탐사대장이 권한 필독서다.
 
이번 탐사 여행은 ‘고향을 찾아서’라는 큰 테마를 걸었다. 고비사막이 호주 탐사에 이은 두 번째 인류의 고향 찾기라면, 알타이산맥은 ‘쥬신’으로 대표되는 유목민족(우리민족을 포함한)의 근원 찾기다.
새벽 4시 21분 인천공항 행 리무진에 올랐다. 그리고 9시 10분 북경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탑승했다. 경유지인 북경에서는 1박이 예정돼 있었다. 중국비자를 발급받지 못해 공항에서 1박을 예상했지만 일은 생각보다 순조롭게 풀렸다. 비자 없이도 공항 밖으로 나가는 것이 가능하다는 게 현지 관계자들의 말이었다.
오후 2시쯤 공항 커피숍에서 계획을 세웠다. 다행히 옆자리에 현지에서 일하는 한국 직원과 중국 사람에게 조언을 구할 수 있었다.
우리 일행은 천안문 인근의 역사박물관과 서점을 돌아보기로 했다. 공항버스를 타고 시내로 들어가는 길 올림픽을 앞둔 북경은 새 단장이 한창이다. 건물들은 저마다의 개성으로 무장했다. 그 화려함과 웅장함의 반복이 외려 건축의 고유한 미를 상쇄하는 듯도 했다. 거리 조경은 깔끔하게 구획되고 규격화돼 있었다. 사회주의의 체취가 짙다.
 
또한 곳곳에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차창 밖으로는 꽉 막힌 도로와 매연의 뿌연 흔적들이 눈에 들어왔다. 짧은 시간 고도의 성장이라는 중국 경제의 단면이 고스란했다.
천안문 지나 북경 시내에는 예상보다 조금 늦은 시간에 도착했다. 박물관은 이미 문을 닫았다. 우리 일행은 간단한 패스트푸드로 허기를 채운 후 베이징북스빌딩으로 향했다.
 
베이징북스빌딩은 왕부정서점, 중관촌도서빌딩과 더불어 베이징 3대 서점의 하나다. 건물 전체가 서점이다. 우리네 교보빌딩이 매층마다 존재하는 셈이다. 서점 내부의 벽마다에는 얼마 전 있었던 쓰촨성 지진 현장을 담은 사진이 걸려 있었다.
내부는 우리와 마찬가지로 분야별로 구분돼 있었다. 한국어 관련 서적들도 작은 코너를 차지했다. 특히 자동제어, 메커니즘, 레퍼런스, 드로잉 장르의 책들은 우리나라 못지않았다.
 
인근의 ZHONGYOU 백화점에도 들렀다. 구조는 우리네 백화점과 별반 다르지 않으나 의류나 물품의 구성과 유행은 아무래도 우리보다 한 걸음 뒤떨어지기 마련이다.
저녁식사는 북경오리 외에 몇 가지를 주문했다. 중국 음식 특유의 향신료가 강하지는 않았으나 우리 입맛과는 조금 거리가 있었다. 영어 소통이 잘 이뤄지지 않아 어려움이 많았다. 공항으로 돌아오니 10시. 공항 Hourly 라운지에서 1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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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6일] 울란바토르 - 자연사 박물관- 고비 사막

8시에 출발 예정이던 비행기 시간이 지연됐다. 공항에서 3시간을 더 기다려야 했다. 우리 일행은 책과 함께 했다. <칭기스칸, 잠든 유럽을 깨우다>와 <대쥬신을 찾아서>을 다시 꺼내든다. 몽골 현지가이드와도 사전 연락을 취한다. 몽골은 국회의원 선거 기간이란다. 게다가 장마다. 일정이 그리 호락호락하지만은 않을 듯하다.

11시 30분 비로소 올란바토르 행 비행기에 오른다. 비행기에서 내려다본 사막의 지형은 동물의 골격 같기도 하고 촉수 같기도 하다. 한참동안 넋을 잃고 바라본다.
 
비행기가 칭기스칸 공항에 내렸다. 현지 가이드를 소개해줄 쟌다씨가 마중을 나왔다. 붉은 글씨로 투박하게 쓴 ‘100Books’라는 종이를 들고 섰다. 무뚝뚝한 인상이다만 한국말에 아주 능하다.
그가 가이드 겸 기사를 소개한다. 몽골에서는 렌트카의 개념이 없다. 렌트를 하더라도 몽골인이 운전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가 우리에게 소개시켜준 가이드 겸 기사는 졸로 씨다. 그의 차는 현대자동차의 스타렉스다. 차 바깥에는 선거 포스트가 붙어 있다. 몽골 공항을 벗어나면서부터 끊임없이 반복되던 포스터다. 다시 한 번 선기 기간임을 확인한다.
첫 일정은 자연사 박물관에서 시작했다. 공룡 화석을 중심으로 몽골 전역에 있는 자연사의 흔적들이다. 그들의 역사와 삶을 가장 짧은 시간에 학습할 수 있는 장소다.
 
몽골 국기 색깔의 양탄자를 따라 각 전시실로 이어진다. 박물관은 화려하지는 않아도 제법 오밀조밀하다. 공룡 피부 화석이나 공룡 알, 맘모스의 상아 등이 눈에 띈다.
 
그 가운데 몽골의 지형을 본뜬 모형 앞에 선다. 박문호 대장이 쟌다와 이야기를 나눈다. 이동 경로에 대한 대화다. 알타이 산맥의 열린암(욜링암Yoling Am)으로 행선지를 정한다. 고비 사막을 지나 열린암까지 향하는 행로다.
주저함도 없고 주춤거림도 없다. 백화점에서 식료품을 준비하고는 곧장 고비사막으로 향한다. 오후 7시였다. 사위는 환하다.
사막에서는 10시가 넘어야 본격적인 어둠이 내릴 거란다. 덜컹거리는 길을 따라 한참을 달린다. 게르에서 첫날을 보내고자 하지만 쉽지가 않다. 결국 4시간쯤 차를 달린 끝에 야영을 결정한다. 탐사 차량의 헤드라이트에 의지해 초원 위에서 야영지를 찾는다.
 
고른 땅을 택해 텐트를 친다. 텐트 안에서 맞는 첫날이다. 우리 일행은 말린 살구를 나눠씹으며 첫날밤의 설렘을 나눈다. 울란바토르에서 100km쯤 떨어진 거리다. 도심의 빛이 찾아들지 않은 먼 거리다. 그만큼 하늘의 별빛이 밝다. 가득하다. 비로소 몽골을 실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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