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탐사여행기3_1(6월29일) 2008-07-19 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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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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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29일)
아침에 일어나니 알타이산맥이 병풍처럼 둘어 앉았다. 어제의 일이 꿈결인 듯 떠오른다. 알타이산맥과 욜링암은 거대한 감동이었다. 탐사대원 모두에게 평생 잊지 못할 기억이다. 이제 반환점을 돌은 셈이다. 탐사여행은 후반부로 넘어간다. 천천히 줄어드는 먹거리가 그 사실을 말해준다. 다행히 날은 화창하다. 몽골 탐사 여행 내내 절반쯤 흐린 날이었다. 그 아쉬움을 말끔히 씻어내는 푸른 하늘이다.
 
8시 30분쯤 바양작에 도착한다. 흡사 그랜드캐년과 닮은 적토의 계곡이다. 규모로 압도하는 풍경이다. 매번 그렇지만 그 광활함은 다시 한 번 감탄을 자아내게 만든다. 기념품을 전시하는 난전도 있다. 그저 그런 기념품이라 생각했지만 자세히 보니 유물에 버금간다. 청나라 건륭제 시절의 동전도 있고 흑요석도 있다. 특히 흑요석은 석기시대 고대사 연구에서 귀한 물건이다. ‘하이 테크놀로지의 혁명’이라 불리는 발견이었다. 현대 의학에서도 흑요석을 사용해 수술 집도가 가능할 정도다.
 
다시 이동이다. 요철이 심해 탐사차량의 속도가 현저하게 줄어든다. 만달어워를 지난다. 주유를 위해 잠깐 멈춰선다만 주유소에 기름이 없다고 한다. 여름 시즌에는 관광객이 많아 종종 주유소의 기름이 떨어지는 일이 많다. 그래서 주유소가 나타날 때면 미리 주유를 해두는 것이 좋다. 주유를 하고 점심식사를 한다. 잠시 차를 세우고 레스토랑에 들어간 사이 레스토랑 앞 탐사차랴의 그늘에 난전이 펼쳐졌다. 난전이라지만, 그저 동네 꼬마녀석이 와서 기념품 좌판을 펼친 정도다. 
 
마켓에 들러 식료품을 보충한다. 자그마한 마트는 오토바이에 텔레비전까지 판다. 우리로 치면 대형마트에 준하는 셈이다. 다시 길을 떠난다. 다음 목적지까지는 5시간 이상 사막을 달려야 한다. 이동 중간에 특이한 풍경이 서면 잠시 멈춰서며 이동한다.
몽골의 공동묘지 앞에 멈춘다. 특이한 것은 라마불교의 영향이 짙게 배어있는 몽골이지만 묘지는 러시아 정교의 영향을 받은 형태다. 그 중에는 아이들의 무덤이 많다. 한두 해만 살다간 영혼들이다. 의료시설이 부족한 몽골은 영아 사망률이 높은 편이다. 무덤을 치장하는 형태는 다양하다.
 
사막을 가로지르는 5시간의 이동 구간은 사막의 여러 가지 신비로움을 안긴다. 지평선은 이제 익숙하다. 하지만 여전히 신비롭다. 게르에 들어가 차 한 잔을 마신다. 바깥은 뜨겁다. 하지만 게르 안은 시원하다.
 
에르덴말달에 도착한다. 주유소는 디젤발전기를 돌려 주유기를 돌린다. 전기 수급이 원활하지 않아보인다. 주유 후 인근 라마교 사찰을 찾는다. 하지만 문은 굳게 닫혔다. 다시 가이드 졸로가 나선다. 승료 한 사람이 먼발치에서 걸어온다. 문을 연다. 몽골에서는 문이 닫혔다고 닫힌 게 아니다. 복층 구조로 이뤄진 사찰은 규모가 꽤 크다. 역시 라마 불교의 영향을 곳곳에서 발견한다.
 
밤 8시가 넘자 비가 내린다. 바람이 심하게 불어 야영지를 찾는데 제법 애를 먹는다. 땅이 고르면 바람이 심하고, 바람이 잦아들면 야영을 하기에 좋지 못한 지반이다. 밤 10시 일찍 취침한다. 빗소리도 조금씩 잦아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