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차내기록 + 하와이안 이야기 2009-04-30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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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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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내 기록과 나머지 짧은 이야기. 올린다고 해놓고 이제서야 올립니다. (3개월이나 뒤늦게...)


20
일 저녁

Big island를 돌아보기 위해 4일 동안 쓸 SUV 4륜 차를 빌렸다. 한 조에 6명씩 딱 24명이다. 1조 차량이 GPS와 지도를 이용하여 길을 안내하는 역할을 하였다.

 

[자리 배치]

문경수 총무(운전)   박문호 박사님

박재효 회원        정영옥 회원                                            

서지미 박사님      손진경 회원

 

차를 빌리고 짐을 싣자 마자 바로 캠핑 사이트를 찾기 위해 출발했다. 누구에게나 이 길은 처음이었고, 더군다나 밤이다. 낯선 밤길을 GPS의 힘을 빌려 달렸다. 나는 어느새 덜컹거리는 차에 기대어 잠이 들었다. 갑자기 박사님이 차 세우세요. 하시며 밖으로 뛰어 나가신다. 모두들 나갔다 오면서 세상에 저렇게 큰 물고기가 있구나 하며 다들 놀라워한다. 바닷가에 서서 낚시 하시던 아저씨가 참치를 잡아 올리신 것이다. 그 참치가 어른 팔 전체 길이 만 했다. 밖에서 이래 저래 이야기가 오가고 갑자기 캠핑 장소가 정해졌다. 캠핑 예정지가 너무 멀어 걱정하던 차에 예기치 않게 좋은 장소를 만난 것이다. 그것도 박사님이 물고기를 보시겠다고 차를 세우시면서 낚시 하던 아저씨와 이야기를 하게 되고 우리의 사정을 안 그 아저씨가 우리에게 캠핑 할 만한 장소를 알려주신 것이었다.

그렇게 우리는 첫날밤을 보낼 수 있게 되었다. 텐트를 치는 내내 어디선가 콸콸 쏟아지는 물소리가 들린다.

 

221일 아침.

나는 텐트에서 가장 늦게 일어나 버렸다. 아니 일어나 보니 텐트에 아무도 없다. 민망하다. 빨리 잠자리를 정리하고 나가본다. 어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끝없는 바다가 눈앞에 펼쳐진다. 어제의 그 물소리는 바로 저 태평양 바다의 파도 소리 였구나… “!” 탄성이 절로 나온다. 어떻게 태평양을 집 마당 삼아 이렇게 평온하게 잠을 잤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사람들은 저마다 자기 할 일을 찾아서 하고 있다.

씻고 정리하고 아침을 먹었다. 영옥 언니가 어제 참치 잡은 아저씨에게 참치를 얻어 왔다고 했다. 우리는 아침부터 참치 회를 맛 볼 수 있었다. 식사 후 텐트를 정리하고 캠프 사이트 청소를 했다.

 

 

21일 본격적 탐사 여행의 출발이다.

넉 놓고 창 밖을 바라보는 나에게 문경수 총무님이 차내 기록 좀 부탁합니다. 라고 하신다.

화들짝.. “이거 이제 한시도 정신을 놓으면 안되겠구나..”

나는 어쩌면 백북스 모임에 처음 나온다는 이유로 조금은 이방인의 마음을 가지고 있었고 조용히 따라다녀야겠다는 생각을 은연중에 하고 있었다.

이제 이 안에서 내가 듣고 보고 느끼는 것을 모두 기록해야 하는 구나. 괜한 책임감이 밀려왔다.

내가 게시판의 다른 사람들의 글을 통해 느끼고 배웠던 많은 것들을 이렇게 보답할 방법이 생긴 것이기도 하지만, 뜻하지 않게 기록을 하게 되면서 어떻게 정리해야 할지 무엇을 기록해야 할 지 막막함부터 밀려왔다. 그냥 하나씩 기록하자. 그게 답일 것이다.

하지만 가치 있는 기록이 무엇인지에 대한 판단은 아직 서지 않는다.

그 기록을 여기로 그대로 옮기려 한다. 기록이 생각만큼 길지 않다. 그 말은 그만큼 차 안이 실제로 조용했다는 이야기 이기도 하다. 

 

<2 21일 토요일>


South point

Black sand beach

Kilauea visitor center

 

A.M. 10 : 00 캠핑장을 출발했다. 용암지대 (현무암)을 지난다. 곳곳에 무덤표지가 보인다. 서지미 박사님께서 적도의 침묵에서 읽으셨다며 하와이 본토 사람들은 죽은 사람의 무덤을 집 근처에 저렇게 마련해 두고 함께 한다고 하셨다. 삶과 죽음이 둘이 아니라 하나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았다. 차가 출발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서지미 박사님께서 재효에게 음악 CD 이야기를 꺼낸다. 박문호 박사님이 좋아하신다는 이미자 음반이었다. 기념음반이었다. 이미자 50주년 기념음반으로 이번 여행을 위해 꼭 사와 달라고 재효에게 부탁한 것이었다. 6장 분량의 이 음반을 사오기 위해 많은 우여 곡절이 있었다고 하는데 자세히 알지 못해 옮기지 못하겠다.(대전에는 없고 서울에만 있었는데, 그것도 큰 음반 매장에 가서야 구할 수 있었다고 한다.) 호주 탐사 기록을 보다 보니 그 긴 여정 내내 이미자 곡과 함께 했다던 김주현 회원님의 글이 생각났다. 서지미 박사님께서는 이미자의 목소리에는 한국인의 착함이 배어있다는 이야기를 하셨다.

 

차가 고지대로 향하면서 섬은 그 면모를 드러냈다. 끝없는 태평양이 오른쪽으로 펼쳐져 있고 용암지대가 아직 흙이 되지 못한 채 남아있는 곳과 점점 나무와 풀들로 무성해진 지대까지 하와이만의 식생을 그대도 볼 수 있었다. 박문호 박사님은 하나라도 놓치고 싶지 않으신지 사진과 동영상 찍을 것을 계속 당부하셨다. 박재효 회원이 차내 이동 시 동영상 촬영을 담당하였고, 정영옥 회원이 여행기간 내 박혜영 작가님과 함께 사진을 담당해 주셨다. 좌우를 번갈아 가며 사진과 영상촬영에 열심인 두 회원님.. 불현듯 나는 어떻게 화산암들이 흙이 될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길이 꽤 꼬불꼬불하다. 색색의 꽃 또한 만발했다. 나무에 꽃이 피는 것이 참으로 이색적이었다. 브라질에서 오신 정영옥 회원 님은 브라질의 풍경 중 장관인 것이 보통 우리가 보는 나무보다 2~3배 큰 나무에서 색색의 꽃들이 피는 장면이라 하셨다. 그 모습을 유추해 볼 수 있는 노란 꽃이 핀 나무들을 통해 우리는 브라질의 꽃 나무를 상상해 보았다. 서지미 박사님께서 저 보라색 꽃이 영옥씨를 닮았다 하셨다. 차에 웃음 꽃이 피었다.

 

AM 10:30 South point road 표지판 발견. 원래는 첫날의 캠핑 장소로 예정 된 곳이었다. 잠시 정차하여 어떤 길로 가야 할지 다시 확인해 본다. 그 길로 우회하여 이 섬의 최남단으로 향한다. 가지런한 전봇대와 주변으로 펼쳐진 목장은 여기가 제주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끝없는 바다를 배경으로 한 초록 들판에 우뚝 솟아 있는 하얀 풍차들이 서 있다. 박문호 박사님께서 이런 곳에 밤에 별이 쏟아지면 10리 길을 걸어가면 좋겠다 하신다. 남단에 도착 한 듯 하다. 땅의 끝이 보인다. 창문을 여니 따스한 해풍이 불어 들어온다. 에어컨을 끄고 창문을 모두 열었다. 머리 휘날리는 여인상을 한 나무가 군대 군대 서 있다. 바다를 보시며 눈물이 나려 한다는 박문호 박사님. (어떤 심정이실까 생각해 보지만 짐작이 불가능 했다.) 이때 때마침 이미자의 노래는 이래도 한세상, 저래도 한평생. 돈도 명예도 사랑도 다 싫다. 행복 찾는 인생들아…” 이런 가사를 담고 있었다.

 

AM 11:00 South point 도착.

단체 사진 촬영 및 산호 섬(탄소동화작용을 하기 위해 물의 얕은 부분에서 생긴다 하셨다)에 관한 박사님의 설명.

 

다시 출발. 다음 목적지는 Black sand beach

다음 목적지를 향해 가던 차 안에서 영옥 언니의 불만 아닌 불만이 나왔다. 아침에 참치 회를 얻어온 언니가 산호 섬 설명을 들을 때 몇몇 사람이 잠수를 해서 잡아온 문어와 다른 고기들을 보고 문어도 얻어와 볼까 하는 말에 아무도 반응해 주지 않아(설마 문어까지 얻어오겠어 하는 심정이라 생각했을 것이다) 문어를 구해 오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했다. 말할걸 그랬다. 태평양 문어도 먹어봐야 되는데..

이미자의 트랙은 어느새 고향촌을 들려주고 있었다. 박사님이 좋아하시는 곡이라 하신다.

 

Black sand beach에서 바다 거북과 우뭇가사리 등을 보았다. 오후 1:30분이 되어서야 Black sand beach를 떠났다.

 

P.M. 2:00 경 계속되는 운전과 강행군으로 인해 문경수 총무님이 피곤해 하시는 기색이 보인다. 딱딱한 씹을 것을 찾으신다. 바깥 풍경은 변함없이 드문 드문 나무가 서 있다.

 

P.M. 2:15 Kilauea visitor center 도착

Big island섬을 있게 한 화산 폭발 분화구를 직접 볼 수 있었다.

트레킹 코스를 따라 돌고 다시 주차장으로 올 때쯤 비가 왔다.

차량이동 중 한번 정차하여 작은 분화구를 바로 앞에서 볼 수 있었다. 위험하다고 말리는 김영이 총무님의 말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더 가까지 가서 보시는 박문호 박사님이 많은 사람들을 가슴 졸이게 하셨다.

용암 지역을 보러 가려는데 해가 완전히 넘어가 버려서 접근 불가능 하다는 판단을 내리고 우리는 그 자리에서 하늘을 별자리 판 삼아 별자리 공부를 하였다. 어디서든 우리는 앉으면 공부 상태로 돌입하였다. 인상 깊었던 것이 말씀하시기 전이나 공부하기 전 항상 몇 분씩 입정에 들자고 하시는 것이었다. 이 시간을 통해서 주의를 한곳으로 모을 수 있었고, 이 순간 우리가 여기 함께 한다는 느낌을 나눌 수 있었다.

 

둘째 날 밤은 캠핑장 에서 보내게 되었다. 유칼립투스 나무가 무성한 그 곳의 밤 또한 무수한 별들을 마주 할 수 있었다. 우리가 도착한 10시경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잠자리에 든 상태였다. 최대한 소리내지 않으며 텐트를 치고 공부 준비작업을 하였다. 이 날 밤이 차량에 시트를 설치하고 프로젝트를 이용하여 공부를 한 날이었다. 박사님이 준비해 오신 많은 자료들을 보면서 , 학습 탐사는 그냥 오는 것이 아니구나하는 부끄러운 생각이 들었다.

 

공부 내용 및 모습은 윤보미 회원님의 요약을 통해 다시 확인 할 수 있었다.

 

 

<2 22일 일요일>


Wapio valley

 

A.M. 9:00 캠핑장 출발. 오늘의 일정은 Wapio계곡을 둘러 보는 것이다.

 

A.M. 11:35 해안도로를 달린다. 갑자기 비가 온다. 20분 이내에 다시 그쳤다. Wapio계곡이 지도로 길 찾기가 어렵게 되어 있었다. 그리고 언젠가부터 GPS가 켜지지 않는다. 고장이다. 결국 지도에 의지할 수 밖에 없다. 재효와 문경수 총무님이 열심히 지도를 찾는다.

 

P.M. 12:25 열심히 여전히 지도를 찾아가며 해안도로를 달린다. 어느새 이미자 노래는 1조 차량의 정적을 채우는 가장 수다스러운 7번째 인물이 되어있었다. 나도 어느새 노래의 장단을 맞추고 있었다. 내가 뒤에 있어서 그런지 앞 좌석의 대화는 들을 수 없었다. 아니면 정말 아무런 대화가 없었는지도 모른다. 박사님은 한시도 창밖에 무언가를 놓치실까 유심히 바라보시며 가시는 듯 했다.

 

P.M. 12:40 Wapio Valley 입구도착. 차를 세우고 해안가가 내려다 보이는 위쪽에서 박사님의 강의가 있었다. 식물과 동물의 루트 추적을 통해 인간 이동의 역사를 설명해 주셨다. 마트에 들려 사온 바나나를 하나씩 먹으면서 단체 사진도 찍었다. 사진 촬영 후 신발끈을 다시 묶고 계곡아래로 내려갔다. 실제 계곡으로 내려가는 길에서 화산지대가 식물의 낙원으로 변한 경이로움을 눈으로 확인 할 수 있었다. 처음 불모지처럼 보이던 화산암을 변화시킨 것은 바로 식물이라 하셨다. 또 무한한 감동을 느끼시는 박사님. 나도 여기서는 자연의 힘 앞에 감동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아래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경사가 심해서 이 길을 다시 어떻게 올라오나 하는 걱정이 앞섰다. 하지만 어느 세 우리는 계곡 아래까지 내려와 있었고 식물이 무성한 길을 지나가게 되었다. (숲에 녹슨 자동차 한 대가 전위예술처럼 서 있는 것을 사진으로 확인 할 수 있다) 이곳에서 꼭 찾아 보아야 한다고 강조하신 것이 타로 토란 이었다. 그것이 남태평양 원주민의 주 식량이었기 때문이다. 길 양 옆으로 무성히 자라고 있는 타로토란을 우리는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P.M. 5:10 평소보다 조금 일찍 캠핑 사이트로 이동하였다. (내일 아침 일찍 마우냐케냐 천문대로 가야 하는 일정 때문에)

         문경수 총무님 대타로 김현미 회원님이 2시간 가량 운전해 주셨다.(감사합니다) 그 시간에 총무님은 잠을 청하였는데, 조금만 미심쩍은 길이 나오면 어김없이 일어나셔서   다시 지도를 보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으셨다.

 

P.M. 6:00 Saddle road를 달리고 있었다. 박문호 박사님 날지 못하는 새 발견 하시고 급히 차를 세우셨다. 하지만 새는 이미 도망가고 없었다.

         Saddle road를 따라 점점 높은 곳으로 향한다. 박재효 회원이 점점 구름에 가까워 지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한다.

 

이 날밤 2500m 고지가 캠프 사이트였다.

 

<2 23일 월요일>


Mauna Kea Observatories

 

아침 캠프 장소를 정리하고 7:30분경 떠났다. 힐로 시내 마트로 와서 장을 보고 차에 기름도 채우면서 피자로 간단히 아침을 해결하였다.

 

A.M. 9:00 SUBARU TELESCOPE 국립천문대 하와이 관측소으로 이동하여 홍보팀에서 준비한 강의를 듣고 연구실을 둘러 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다시 한번 표태수 박사님께서 감사 드립니다. 오니주카 방문자 센터로 가기 전 관측소 정문에서 단체 기념촬영을 하였다.

 

A.M. 11:00 방문자 센터에서 1시간 가량 고산에 대한 적응 시간을 가졌다. 2팀으로 나누어 일정이 진행되었다.

 

P.M. 3:20 Keck으로 이동. 4시에 문닫는다더니 우리가 갔을 때 이미 문이 닫혀 있었다. 다시 자기 차량으로 합류해 내려오는 길에 하와이의 성지의 모습을 사진과 동영상에 많이 담을 수 있었다. 내려오는 길에 많은 사람들이 고산증으로 힘들어 하였다.

 

P.M. 4:00 서두러 Kona공항으로 달렸다. 7 30분이 렌터카 반납시간이었다.

 

P.M. 7:30 차 반납하고 공항 대기실로 이동하였다. 마지막 캠프 사이트를 정하지 못해 우왕좌왕 하기도 했지만, 결국 렌트카는 시간 내로 반납하였고, 공한 직원의 도움으로 잠자리 또한 마련할 수 있었다.

 

모든 상황을 조근조근 정리하시는 서지미 박사님

2시간 만에 하와이 행을 결정했다는 박재효 군

브라질에서 오신 백북스 열렬회원 정여옥

만물 박사님 박문호 박사님

최고의 드라이버 문경수 총무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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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떠났다. 정말 혼자다. 같이 있던 사람들이 없으니 쓸쓸하다. 혼자 해변에 앉아 있다. 전화통을 붙들고 있는 것도 여기서는 안 어울리는 일이다. 그냥 넉을 놓고 사람들을 바라본다. 끝없는 이 바다가 태평양이지.. 대륙에 있다는 것과 섬에 있다는 것이 이토록 다른 기분일 줄은 몰랐다. 고립무원을 생각해 본다. 상상만으로도 두렵다. 그러기에는 섬이 너무 크지만.. 대륙에 사는 사람과 섬에 사는 사람의 정서가 다를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이해가 간다. 점점 망상이 깊어질 무렵. 누군가가 말을 건다. 아까부터 옆에 앉아있던 사람이다. 대화의 시작은 기억나지 않지만 내가 여기 온 이유와 학습탐사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혹시 Hawaiain이냐고 물으니 반 하와이안 이란다. 하지만 자기는 둘 다를 알고 있으니 이야기 해 줄 수 있다고 한다. 그렇게 시작된 만남으로 반나절을 함께 보내게 되었다. 그에게 전해 들은 그들의 이야기를 여기에 할까 한다.

 

처음으로 하와이안들의 7가지 전통을 소개해 주었다.

1.     Wiving

2.     Hula

3.     Romiromi

4.     Fishing

5.     Blanket making

6.     Surfing and canoeing

7.     Wood carving

 그 중에 wiving에 대해 소개해 주겠다며 나뭇잎을 구하러 갔다. 이 위빙은 코코넛 나무의 잎으로 하는데, 이들에게 코코넛 나무는 love and heart를 상징하기 때문에 이 나무를 죽이는 것은 heart를 죽이는 것과 같다고 했다. 첫날 가이드 아저씨의 설명에서 이들이 야자수 나무를 무척 중요하게 여긴다고 했었는데, 그 이유를 여기에서 알 수 있었다.

 위빙이라는 것은 간단히 말하면 나뭇잎으로 거친 직물을 짜는 것이라 볼 수 있었다. 코코넛 열매는 음식과 음료수로 이용되었고, 잎으로는 거주지와 옷을 만들었다. 물고기와 메뚜기를 만들어 주었는데, 이렇게 만든 물고기로는 이것을 이어 붙여 벽이나 바닦으로 쓸 수 있는 장판 같은 것을 만들기도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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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대학생 kim과 위빙으로 만든 물고기 한마리8k1wsvNtatukyEysdb5.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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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언어에 대해서 이야기 해 주었다. 하와이안의 글자는 12가지였다

-       A, E, I, O, U, H, K, I, M, N, P, W

대부분의 단어는 발음하기 좋은 형태로 바꾸어서 사용한다고 한다. 예를 들어 내 이름을 하와인안 식으로 바꾸어 보여주었다. 특이한 점은 모음, 자음이 한번씩 번갈아 가면서 나온다는 점이다.

Ex) JIN-GYEONG SON (진경 손)

->KINHYEONG PON

->KINIHYENOHO PON

->KINWHA PON

대부부의 공원, 해변, 거리, 건물 이름은 하와이 왕, 왕비의 이름을 따서 지었다고 했다. Ex)Kalakawa, Kuhio, Kapiolini

그리고 모든 섬들의 이름 또한 왕의 이름을 따서 지어졌다고 한다.

 

이들 언어는 한 단어에 여러가지 의미가 담겨 있다고 한다.

Ex) Aloha – 안녕하세요, 만나서 반가웠어요,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행복하세요

어떻게 구분하냐고 하니까, 억양이나 정황으로 표현한다고 했다. 그 예를 들어준 것이 아버지란 단어의 사용법이었다. 그는 아버지라는 한국어를 알고 있었다. 즉 아버지를 직접 부를 때도 쓰일 수 있고 늙은 사람을 지칭할 때 쓰일 수도 있다는 말이었다. 때로는 존경이 담긴 의미로 사용되기 도 한다고 한다.

 

다음으로 하와이안의 일상에 대해서 이야기해 주었다.

물에 몸을 담그고 있거나(물 종류에 상관없이), 명상을 하거나, 하와이의 전통 마사지인 로미로미를 하거나, 이야기를 한다고 했다. 이야기는 흔히 담소를 나누는 것인데, 꼭 논리적인 이야기일 필요는 없다고 했다. 단지 의사소통하기 위해서 이야기를 한다고 한다. 그리고 서로 가르치고 배운다고 했다. 그래서 오늘 자기가 나에게 이렇게 가르쳐 주니, 자기도 한국말을 배우고 싶다고 했다. 아버지, 어머니란 단어를 이미 알고 있으니, 할아버지, 할머니라는 단어를 가르쳐 주었다. 까먹을 때쯤 되면 다시 물어보면서 기억하려는 모습이 정말 배우려는 사람의 자세는 이러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 하였다. 이들도 살기 위해 일을 하지만, 그 일이 조각을 하거나, 위빙을 하느것과 같은 그들의 삶의 전통보다 우선시 될 수는 없다고 했다. 자신들의 육체적, 정신적 상태를 지켜가는 것이 더 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몇가지 하와이 말을 가르쳐 주었다.

Ina - (land)

Mana - 영혼(spirit)

Kamahana - 지역(local)

Wikiwiki - 서둘러(hurry up)

Pow - finish(마치다)

Heleon - to go  

Dohuhiho - see you there

Mahalo - thank you, good bye…

 

Wikiwiki pow heleon – 서둘러 마쳐~ 우리는 가야 해 (이 정도의 분위기로 말하였다)

 

 

나는 그가 처음에 이유 없이 말을 거는 것이 참 이상하게 보였다. 세상에 순수한 호의는 없다는 그런 생각에

나는 아직도 그가 누군지 알지 못한다. 하지만 kim의 말을 떠올려본다. ((하와이안)은 와이키키 해변에서 만나는 사람들에게 서핑과 로미로미를 가르쳐 주고 이야기를 나누며 지내고 있었다. 그날 나 이외에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었고, 그들은 경계심 없이 이 사람을 찾아와 이야기를 나누다 다시 돌아가곤 했다. 한 명은 중국인 대학생이었고, 다른 한 명은 일본인 직장인이었다. 중국인 이름이 kim이었는데 그녀와 함께 위빙을 같이 배웠고, 스파를 같이 했다) 니가 그를 더 알기 위해 이야기해보면 되지 않냐고.. 궁금한 점들을 물어보면 되지 않냐고... 그 하와인안 에게서 서로 열린 마음으로 스스럼 없이 그렇게 함께 할 수 있다는 것과 삶의 큰 부분이 생업 이상의 것으로 채워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배운 뜻 깊은 시간이었다. 그와의 대화 중에서 그는 내 대답이 가질 수 있는 여러 가지 다의적 의미와 그 하나하나에 녹아있는 다른 의미들을 무척이나 잘 집어내었다. 그때마다 나는 그의 감정적 반응과 공감능력에 나는 속으로 놀랐다. 진정한 의미의 소통이 무엇인지를 가르쳐 준 그 사람을 잊을 수 없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