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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초원 위 야외도서관. 박재윤님 ^^


7월 17일(금) 학습탐사 1일차


755분 인천국제공항에서 출발하여 1130분쯤 울란바토르 칭기즈칸 공항에 도착하였다.

몽골은 우리나라의 11월 날씨와 비슷하다는 얘기를 듣고 긴팔을 입고 갔었지만 공항에서 나오는 순간 찜통이 온몸으로 느껴졌다. 구름은 겹겹이 쌓아져있고 그리 맑은 색이 아닌 우울한 색이였지만 찜통에 속이 타들어가는 맘도 모르는 햇빛은 쉴 틈없이 강렬히 내리쬐고 썬글라스를 챙기지 못한 탓에 눈도 부셨다


공항 앞 횡단보도를 지나 주차장에 도착하니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있었을법한 작은 미니버스 2대는와 9인승 정도 되어보이는 봉고차 3대가 있었다.

작은 미니버스 2대는 탐사대원 39명이 나뉘어 번갈아가며 탑승할것이고 봉고차 한 대는 EBS촬영팀과 촬영짐이 탈 차이고 나머지 봉고차에는 39명의 짐과 식량, 식기도구와 침낭 그리고 텐트 등이 실릴 것이다. 만약 이 모든 짐들이 우리가 타는 미니버스에 함께 실렸더라면 전원 모두가 버스에 탈 수 없을뿐더러 정말 정신 없이 혼란스러웠을 것이다.


봉고차와 미니버스 앞에 몽골사람이 서 있었다.

바로 우리를 가이드 해줄 유로아저씨와 우리를 위해 운전을 해주실 기사분들 5명이 계셨다.

기사분들의 소개를 듣고 칭기즈칸의 공항 앞 주차장에서 바로 단체사진을 찍었다.


버스는 A버스와 B버스로 나누어 탔다. 버스에 올라타 내부를 보니 소리가 나올정도로 놀랐다. 정말 좁았다. 날개뼈 위치까지 오는 등받이만 있는 회색 의자에는 이상한 토기 무늬가 새겨져있었다. 토끼의 표정이 마치 웰컴 투 몽골!’ 하는 것 같아 미웠다

토끼, 너는 아니? 앞으로 얼마나 험난한 몽골탐사가 될지...


그래도 이 작은 버스가 보기엔 약해보여도 정말 강한 버스라고한다. 험한 길도 아주 잘 가는 아주 기특한 버스. 실제로도 정말 기특했다.

버스 맨 앞쪽 자리는 역방향으로 가는 의자가 반대로 있었다. 정말 저곳에 앉아 역방향으로 가면 그야말로 지옥일 것 같다. 왜냐하면 하루종일 버스에 타는데 역방향이면 멀미를 정통으로 당할것같기 때문이다. 평소 멀미가 심한 엄마 덕분에 첫날에는 역방향이 아닌 쪽으로 맨 앞자리, 버스 앞 창문이 시원하게 보이는 자리에 함께 앉았다. 그러나 이틀 쯤 지나 버스 자리가 바뀌면서 역방향으로 5일정도 앉다 도더지 견디기 힘들어 맨 뒷자리로 이동했지만 그곳마저도 낡아 다 죽어가는 롤러코스터 같은 자리였었다.


버스에 탑승하자마자 우리 아빠이자 박문호 박사님이 바로 책을 꺼내라고 말씀하신다. 이미 한국 공항에서 전달받은 수신기에 이어폰을 연결하여 귀에 꽂아 아빠의 목소리를 들었다. 수신기 덕분에 멀리 떨어져있거나 주변 소음으로 인해 아빠의 목소리를 놓칠 상황은 없을 것이다.물론 아빠가 탑승하지 않은 B버스까지는 좋은 통신이 아니여서 잘 들리지 않는 불편함이있었다. 그래서 결국 나중에는 무전기로 수업하기도 했었다.


, 방전되기 전에 미리미리 충전해야한다는 불편함도 있지만 한 두 번 충전하면 충분했기에 괜찮았다강의를 들으며 버스는 KOREA HOUSE 라는 식당 근처에 데려다주었다. 김치찌개와 된장찌개로 분류하여 취향대로 선택하여 먹었다. 역시 밥은 한국이 최고인 것 같다.


식사를 마친 후 두 팀으로 분류했다. 식량을 위해 장을 보러가는 팀과 아빠를 따라 몽골 박물관에 가는 팀. 몽골 박물관에는 옛날 흔적들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었다.

그 다음 바로 옆에 있는 징키즈칸 광장에 갔다.

광장은 꽤 넓었다. 신식 빌딩도 보였고 아주 큰 궁전같은 정부청사도 보였다. 정부청사에는 거대한 징키즈칸 동상이 있었다. 계단을 오르고 징키즈칸 동상 앞에 직접 서보니 정말 크기가 어마어마했다.


징키즈칸은 카사르, 카치윤, 옷치킨 의 형제라고 아빠가 말씀하셨다. 또 칭키즈칸은 주치, 차가타이, 우구데이, 툴루이 라는 자식을 낳았다.

칭키즈칸은 몽골의 정말 거대한 대칸이였다고한다.

그래서 몽골 지폐에도 징키즈칸이 새겨져있다.


장보는 팀이 도착했을 무렵 우리는 장보는 팀과 만나기로 한 장소로 이동했다.

물을 싣고 식량도 실었다. 식량과 사람들을 태운 버스가 이제 울란바토르 외각쪽으로 이동했다. 주유소에서 기름을 넣고 초원을 조금 지나간 뒤 우리는 공룡박물관으로 이동했다.

저녁때이기도하고 울란바토르 중심이 아니라 그런지는 몰라도 내리자마자 써늘한 바람이 불고 하늘도 울퉁불퉁했다.


공룡박물관 건물은 조금 컸다. 이 건물 전부가 공룡 박물관인줄 알았지만 약간 스케일이 큰 상가같은 굳이 비유를 하자면 아주아주 작은 코엑스 같은 느낌이였다. 층수마다 가게가 있고 먹거리 가게도 있었다. 중앙에는 분수대와 거대한 공룡뼈도 있었다. 또 분수대 앞에는 무대도 있어 나중에는 음악이 흘러나왔다. 한쪽 구석에 공룡 박물관이 위치해있었다. 들어가니 약 40명의 인원이 들어가기엔 비좁아 정신없었다.


카메라로 사진을 찍으려면 그만큼의 돈을 내야한다. 그래서 한 두 사람 정도만 사진을 찍을수 있었다. 박물관에는 공룡알과 공룡 뼈들이 있었다. 공룡의 종류에는 용반류와 조반류 로 분류된다. 좌골과 치골의 모양에 따라서.

박물관에서 나온 후 건물 중앙에 있는 큰 공룡 뼈 앞에 서서 아빠의 강의를 또 들었다.


우리는 다시 버스를 타고 점점 울란바토르를 벗어났다.

점점 초원이 많이 보이기 시작했다. 길도 울퉁불퉁하고 옆에는 우리나라에서 상상도 못할 풍경이였다. 양떼, 소떼, 말떼 등등... 마치 가축 사파리에 온 기분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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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을 달리고 달려 어느샌가부터 우리는 비포장 도로를 지나고있었다. 아니, 솔직히 말하자면 비포장 도로도 아니였다. 그냥 초원위를 지나갔다. 우리가 지나가면 길이되는 것이다.

중간중간에 소나기도 오기도했다. 몽골이 원래 비가 자주 오는 곳인지는 몰라도 몽골에 있는 동안 고비사막에서도 비를 많이 맞았다. 고비사막에서 비 한번 맞으면 3년 재수좋다는데 나는 결혼 때 까지도 재수가 좋을 듯 싶다.


한참을 달리다 아빠가 숙영지를 알아보러 다른 차로 이동했다.

우리는 아빠가 탄 차를 계속 따라갔다. 이때까지 지형들이 초원에 훤히 펼쳐졌엇고 돌도 있고 가축들보 보였는데 아빠가 정해준 숙영지는 약간 언덕들이 있어 포근한 느낌이엿고 잔잔한 풀들도 있었다. 약간의 말똥도 있었지만 괜찮았다.

그곳에서 우리는 텐트의 짐을 빼고 텐트를 쳤다.


텐트를 치는데 처음에는 어려웠다. 어디에 뭐를 끼는건지 지금 내가 잡고 있는 이것을 끼면 되는건지 마는건지, 씌우는건지 하나도 몰랐다. 분명 몽골 오기전 텐트 치는 법 다 배웠는데도 말이다. 임석종 선생님과 조세민 선생님과 정인식 선생님, 그리고 정종실 선생님께서 텐트 치는 것을 도와주셨다. 나중에 밥먹을 때 비가와서 비 맞아가시면서도 수로를 만들어주셨다. 정말 너무 죄송하고 감사했다.


갑자기 몰아친 비 때문에 저녁밥 김병장을 손에 쥐고 주머니에 수저를 넣고 급하게 버스로 이동하여 어둠속에서 밥을 먹었다. 김병장은 즉석간편밥인데 밥알에 뜨거운 물을 넣고 20분 후에 스프 넣고 비벼먹는것인데, 종류는 쇠고기고추장부터 짜장 도 있었다. 첫날 내가 먹은 것은 약간 라면스프맛이 났다. 생각보다 맛이 괜찮았다. 그저 이런 허허벌판에서 끼니를 밥으로 채운다는 것이 너무 좋았다. 엄마가 한국에서 직접 만들어온 멸치, 깻잎, 무말랭이와 곁들어 먹으니 정말 진수성찬 같은 느낌이였다.


밥을 다 먹으니 빗줄기는 점점 약해지고있었다. 얼른 텐트로 뛰어가보니 세상에, 텐트 앞 신발장으로 만든 공간에 짐을 넣어놨는데 물바다가 된 것이다. 진흙도 묻고 물도 묻고 양말도 다 젖어버렸다. 물티슈나 휴지는 텐트 속에있어 정말 난감했다. 신발을 일단 반쯤 벗고 몸을 밀어넣어 휴지를 필사적으로 찾았다. 케리어가 하드케이스여서 다행이지 천 재질이였으면 아마 젖고 난리가 낫었을 것이다. 대충 닦고 무거운 캐리어를 텐트 속으로 급한대로 막 집어던져 넣었다. 다리에 묻은 진흙을 닦고 텐트속에 들어가서 한 숨 돌리고 생각해보니 이게 무슨 난리인지 싶다. 몽골와서 비 때문에 이런 일이 있다니!


다시 텐트 속에서 아빠, 엄마, 내 침낭을 쭉쭉 꺼내고 짐을 한쪽으로 정리했다. 정말 진땀이 뻘뻘났다. 다 정리하고 나니 아빠, 엄마가 들어오셨다. 엄마가 마무리 정리를 해주시고 슬리핑백을 펼쳐 아빠와 함께 불었다머리에까지 핏줄이 서는 기분이였다.


토독, 토독, 토독... 텐트에 비가  맞는 소리를 자장가 삼아 들으니 기분이 묘했다.

사실 이때까지 살면서 몽골에 대해 깊게 생각해본적은 없고, 여행하고 싶다 라는 생각을 한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처음 몽골 탐사 가자는 소리를 들었을 때 ? 몽골..?’ 이라고 했다. 하지만 약 10 몽골 도심보다 고비사막을 정말 말 그대로 탐사했는데 몽골이라는 곳은 참 매력적인것같다.


비가 심각하게도 많이 오다가도 거짓말처럼 해가 쨍쨍해진다.

비가 많이 와도 습하지도 않고 오히려 공기가 정리된 기분이다.

구름도 여러 가지다. 높게 솟은 구름도 있고 게으름벵이처럼 나몰라 하고 퍼져있는 구름도 있다. 아마 구름 구경하다 하루를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지형도 여러 가지를 한번에 본 것같다. ‘님과 함께 남진노래를 부르고 싶은 초원도 나오다가 조금만 다른곳에 벗어나면 메마른 땅이 나오며 사막이 나온다. 그래서 눈도 시렵고 콧 속도 다 말라버린다. 초원은 수수하고 편안한 느낌을 준다면 사막은 거칠고 남성스러운 느낌을 준다. 그래서 몽골은 몸집도 크고 얼굴도 험악한데 마음이 정말 여린 그런 매력많은 아저씨같은 느낌이였다.


몽골 여행으로 통해 참는 법을 배워갔다. 버스도 힘들고 화장실 처리도 힘들고 목도 마르고 먹고 싶은것도 못 먹지만 나만 힘든 것이 아니기 때문에 참아야했다. 그럴때마다 계속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버스가 정말 힘들었지만 이 버스가 아니였으면 걸어갈뻔햇고, 초원에서 노상방뇨 하는 것이 얼마나 자유로운가를 느끼게 되었고, 목이 정말 말랐지만 물이 없어 물을 못 마신적은 없었다. 다만 물이 부족했을 뿐이였다. 내가 정말 한국에서는 시원한 물을 마시며 행복한 삶이였구나를 다시 한번 뼈져리게 느꼈다.


이번 여행으로 한층 더 성장해갔고 많은 것을 보고 배워 정말 참된 여행인것같다. 그리고 여행(탐사)의 맛을 알게되어 정말 여행 할 기회가 생기면 놓치지 않고 하고싶다고 생각들었다. 그래서 많은 곳을 돌아다니며 배우고 싶다. 내겐 정말 많을 것을 알려준 몽골에게 고맙고 그리고 박자세에게도 고맙고 또 고마운 여행이였다.


EBS세계테마기행팀 : 허백규PD, 서경석 촬영감독 : 몽골학습탐사 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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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현지가이드 유로아저씨 & 운전기사 아저씨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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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초원에서 텐트생활이 시작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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