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에게 기후는 모든 것이다.

미국에 도착한 후 줄곳 머리속을 떠나지 않는 몇가지 단어 중 핵심어가 기후이다.

기후를 만든 여러가지 요인 중 역시 핵심개념은 물이다.

물을 조금 더 과학적인 개념을 부각시켜 생각해보기 위해 H2O로 생각해 본다.

구름 역시 H2O의 상변이 형태일 뿐이다.

광활한 미국 서부지역에서 보는 구름은 기후 현장 실험장으로 착각할 정도로 눈앞에서 펼쳐져 있어 국부적인 구름이 나타내는 스펙터클한 기후현상을 잘 관찰할 수 있다.

H2O가 고체, 액체, 기체 세가지 상태로 존재가능한 행성지구야말로 지구의 변화를 유발하는 핵심요소이다.

생명의 탄생 역시 액체상태의 물이 없으면 불가능하다.

 H2O가 우주에 흔하고 빈번한 일반적인 현상임에도 세가지 상태로 존재가능한 행성이 희귀하여 생명이 일반적인 현상이 아닐거라고 추측된다.

물은 지구의 순환과 지구의 화학적 순환의 핵심고리 역할을 한다.

이곳 미국 서부지형의 장엄한 형태도 역시 물의 작용 중 일부에 불과하다.

고체 상태의 H2O, 즉 빙하와 눈이 만든 작용도 역시 생각해 보면 무척 다양하고 흥미로운 역할을 하고 있다.

상상해보자 만일 빙하가 없다면 지구에 생명체가 거주가능한 공간이 얼마이며, 어디서 생존해야 할까?

지구역사의 한때나마 지구상의 H2O가 모두 액체상태인 물로 존재하던 때가 반드시 있었을 것이다.

액체상태의 H2O가 기체상태인 수증기와 구름 또는 눈과  빙하의 고체상태의 작용을 통해 지구대기순환과 생명의 순환 지구화학적 원소순환의 핵심역할을 한다.

지구의 화학적 순환의 고리에서 생명현상이 싹트고 마침내 인간현상을 가져온 것이다.

여기 미국 현재의 기후는 기상이변으로 인해 과거의 기후 데이터가 무의미해지며 인간을 비롯한 모든 생명의 삶을 송두리채 뒤흔들어 놓는다.

학습탐사대 역시 예외는 아니다.

탐사대가 어제밤에 피닉스에서 출발하여 콜로라도고원에 위치한 플래그스탭이라는 도시에 머물렀다.

H2O의 고체상태인 눈이 탐사대의 앞길을 막은 것이다.

밤사이 야영이 불가하여 이 도시 작은 모텔에 숙박하고있다.

새벽에 선잠이 깨어 그냥 뒤척이고 시간을 보낼 수 없어 새벽에 운동삼아 이 도시 이곳저곳을 눈속에 뛰어다니다

이윽고 먼동이 터온다. 아! 간밤에 내가 구름속에서 잠든것이다.

탐사대 전부가 구름속에서 하룻밤을 보낸 것이다.

이 도시 고도가 해발 8,700피트이다. 구름이 도시에 머물러 포근히 감싸고 밤새 눈을 퍼 부은 것이다.

이번 탐사가 끝날때까지 이상기후를 피하기는 어려울 듯하다.

몸속 깊숙히 H2O가 스며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