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을 쓸 때와 마찬가지로

이토록 조심스럽고 어려운 박자세에 글을 올려야 할 때

나는 때를 기다린다.

내 가슴속에서 가장 하고자 하는 말이 무엇 인가가 깨닳아지는 때.

 

회원들 누구나 박자세에 글을 올리는 것을 조심스러워 하듯이 나 역시 그렇다.

나보다 훨씬 높은 수준에 있는 분들이 계시는  공간에

맞는 글을 써야 하고 폐 끼치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다.

 

내가 아닌 분의 기준을 고민하다보면 한줄 도 쓸 수 없기 때문에

내 방식은 가장 진솔한 말을 쓰자다.

내 안에서 가장 우러나오는 말이 무엇인가를 찾기 위해

집중하다가 마침내 답을 알겠는 순간이 오면 결심을 하고

술술술 써내려간다.

그래서 나는 내 글이 가장 마음에 들고 쓰고 나면 흥분된다.

글쓰기라는 건 가장 솔직하고 진지한 나를 끌어내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이번주에 결심한 주제는 박사님 왜 항상 그럴 때 주변에 계세요..

과학 리딩 모임은 정규 강좌처럼 넓은 강당이 아니라

사무실이기 때문에 옆에 항상 사람이 있다.     

 

수업 후 조별 회의시간에  (후기를 올릴때

그냥 몇초안에 후다닥 써요. 마악 써요.

라고 진지하게 생색내기 뭣해 일단 집중한 후, 쓸 때는 과감하게 쓴다

라는 속 뜻을 담아 저질 체력 주제에 전날 세시간 자고 멘탈 붕괴된

상태로 마구 나가버린 말을 했을 때 하필 곁에 박사님이 계셔서 안타까웠다.

게시판을 함부로 여긴다 생각해 속상하셨을 까봐.

절대로 함부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협소한 공간이다보니 그런 일들이 종종 있어요.

저는 박자세 공부의 의미를 새롭게 하고 다시 마음을 다져가는 과도기에 있습니다.

살면서 어떤 일이 닥쳐 왔을 때 공부가 직접적인 도움이 되지 못하더라도

가치있는 공부를 하고 있다라는 걸 깨닳아 과는 과정 이라는 뜻이지요.

이미 아시는 예를 들자면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언니의 표현을 빌자면

엄마가 천당에 가버려 외롭고 아펐던 순간,

내 곁에 있어준 건 내가 가장 좋아한

과학이 아니더라는 회의감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로 나왔고,

공부를 포기 하고 싶지는 않지만 이 재밌는 공부의 중독성과 삶을 조화 시키는

일은 만만치 않더라는 초조함의 상태에 있고,

치매에 걸린 상태에서도 마술쟁이처럼 나를 지원해주고 존재 자체로

든든했던 엄마가 더 이상 없자 강아지 키우는 데 별 도움 안되던 분 이건만

강아지가 더 안쓰럽고 혼자 남겨두는게 내겐 더 상처가 됐고.

그래서 그런 회의감과 쓸쓸함을 안은 채,

과학 리딩 모임에 나온 첫날, 수업이 끝나자 마자 강아지에게 가려 했는데 조편성을

해야 하니 바쁜 사람도 가지 말라는 안내가 있었죠

칠판 사진 찍느라 도망칠 타이밍을 놓쳤노라고 사진 괜히 찍었다고 

옆에 있던 선생님께 짜증 부리는 그 순간 하필 박사님이 곁에 딱 계시는데 낭패스러웠어요.

 

우리 회원들은 저는, 칭찬이 힘이 된답니다.  

때론 칭찬받고 더 신이나서 학자가 되기 가장 좋은 여건에 있는

배우자 출근 시키고 공부에 열중하면 되는 주부도 아닌 마당에

공부에 더 시간을 쓰게 될까 겁나기도 하지만

박자세의 회원임을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제가 존경하는 어느 선생님이 계신데  무일푼에서 시작한 막대한 부를

본인의 노동과 일과 관련한 지독한 공부로 이룬 분이었습니다. 

그 분은 세상에서 가장 신뢰가는 관계는 돈이 배제된 관계라고 하셨습니다.

너희들이 나를 믿는 건 내가 돈을 받지 않고 가르치기 때문이라고.

그 분은 또 말씀해 주셨습니다. 뭘 배우든지 간에 피를 토하는 마음으로 배우라고.

 


과학 리딩 모임은 테스트로 결과를 내야 하는 모임이기에

그래서 힘들지만 그런 강제성이 필요해서 나오는 것이라

공부에 실증날 때 그 말씀을 새겨요.

저는 멍청하게 살고 싶은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일주일에 하루 정도는 손이 아파서 더 이상 필기를 할 수가 없는데

작은  칭찬을  위로삼아 ......



박자세  정말  좋아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