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사일지 : 7/22 ()                                                                                                    


작성자 : 신양수

 

드디어 12차 서호주 학습탐사의 출발일이다설레이는 마음을 안고 아침일찍 박자세 사무실로 향한다. 어제 이원구, 김제수 선생님과 함께 꾸려 놓았던 탐사 공용짐을 최종적으로 점검한 후 07:30분에 도착한 공항콜밴에 싣고 공항으로 출발한다. 박종환 선생님이 새벽부터 나와서 탐사 잘 다녀오라고 배웅을 해 주셨다. 바쁜 업무로 인해 이번 탐사에 함께하지 못하게 되어 못내 아쉬운 마음이다.

  

08:10분경 인천공항에 다다르니 마침 EBS 촬영팀의 허백규PD님이 도착하신다. 함께 도와 짐을 공항대합실 안으로 옮겼다. F카운터에는 벌써 많은 분들이 보인다. 아마도 지방에서 새벽 버스로 올라오시느라 일찍 도착하신 듯 하다. 모든 대원들의 집결을 확인한 후, 학습탐사책자 배포와 개인 침낭 등을 Packing하여 짐을 부치고 티켓팅을 하였다. 사전에 개인 짐을 줄이라는 엄포를 내리다보니 15일의 긴 일정임에도 불구하고 짐들이 모두 단촐하다.

 

출국 수속을 마치고 10:30분경 113 Gate에 집결하여 박사님으로부터 이번 학습탐사 책자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265페이지로 예전의 탐사책자에 비해서는 얇지만 방문지에 대한 다양한 지도와 지질, 암석, 별 등에 대한 핵심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설명을  마치고  MH0067 항공편에 탑승하자 항공기는 정확히 11:00에 이륙을 하였다. 중간 기착지인 쿠알라룸푸르까지는 약 6시간 30분 정도 걸린다고 한다. 운항 도중 기상이 좋지 않은 듯 난기류로 인해 마치 롤러코스트를 타는듯한 흔들림이 여러번 발생하여 겁에질린 탑승객들의 비명이 들리기도 하였다. 서울보다 1시간 빠른 시간대인 쿠알라룸프르 국제공항에 16:30분경 도착하여 환승 게이트로 이동한 후, 퍼스행 비행기를 갈아 탈 시간까지의 틈을 이용하여 약 40분간 또다시 학습을 하다. 공항 대합실 바닥에 둘러 앉아 탐사책자를 중심으로 박사님으로부터 설명을 들었는데 열기로 가득찬 대원들의 진지한 학습 분위기에 지나가던 외국인들이 신기한 듯 호기심어린 눈길을 주곤 하었다. 이어서 퍼스로 가는 MH0127 편에 막 탑승하려는데 마침 태국에서 날라온 박재이 선생님이 합류를 하신다. 모두들 한 식구처럼 서로 포옹을 하며 반갑게 맞아주었다.

 

18:45분 이륙한 비행기는 5시간 가량을 다시 비행한 후 밤 11:58분 경에 호주 퍼스공항에 착륙하였다. 두번째 와 보는 퍼스공항이 낮설지 않다. 기온이 5도 전후로 제법 쌀쌀하게 느껴져서 배낭에 넣어두었던 외투를 꺼내어 입었다. 입국수속을 하는데 짐 검사가 매우 까다롭다. 몇몇분이 준비해온 밑반찬과 김 등이 반입금지 품목으로 적발되었으나 문순표 교수님의 적극적인 해명으로 이번만은 통과를 시켜준다고 한다. 여행내내 우리의 입맛을 지켜줄 귀한 음식들인데 천만다행이다. 12:35분경 입국수속을 모두 마치고 대합실로 나오니 퍼스 코코스여행사의 백승엽 이사님이 우리를 맞아준다. 이번 탐사는 철저하게 우리 박자세의 단독 기획으로 진행 및 준비를 하여온 터이지만 21명의 대원들이 15일간 여정동안 먹을 식자재만큼은 한국인이 거의 없는 북쪽지역에선 구할수 없기 때문에 퍼스에서 조달해 갈수 밖에 없으므로 도움을 부탁한 상황이다. 백이사가 구입해 온 햇반이며 김치, 라면, 카레, 짜장등 식자재가 산더미처럼 쌓여있다.

 

퍼스에서 브룸으로 가는 QANTAS 항공편이 출발하는 05:55분까지 이제부터 짐꾸리기가 시작된다. 호주 국내선의 화물규정이 엄격하여 인당 제한된 개수와 무게에 맞게 짐을 다시 재편하지 않으면 엄청난 Over Charge를 물게되기 때문이다. 몇몇 남자 대원들이 짐을 모두 풀어헤쳐 놓고 새로이 추가된 식자재들을 포함시켜 하나하나 무게를 재어가며 다시 꾸리는 작업을 민첩한 손놀림으로 진행한다. 그 와중에도 한편에서는 나머지 대원들이 박사님을 중심으로 모여앉아 새벽잠을 뒤로한 채 에보리진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학습을 진행하고 있다. 모두 공부에 미친 사람들 같다


가까스로 짐들은 꾸려졌으나 국제선과 국내선 청사가 떨어져 있어 셔틀버스 편으로 짐들을 모두 옮겨서 탑승 수속을 밟는 일이 남아있다. 공항 셔틀버스 승강장으로 짐들을 모두 옮긴다. 산더미같은 짐들을 어떻게 실을까 걱정 되지만 버스가 30분마다 운행되므로 반드시 이번 차를 타야만 한다. 긴장감이 흐른다. 잠시 후 버스가 도착하자마자 마치 전투에 임하는 병사들 처럼 필사의 노력으로 짐들을 버스안으로 밀어 넣는다. 호주의 탑승객들에겐 좀 미안한 일이지만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대원들의 일사불란한 움직임으로 짐들은 순식간에 버스 통로에 실려졌고, 휴~ 하며  잠시 안도의 한숨을 돌리는 사이 버스는 국내선 공항청사에 도착한다. 또 한차례 한참의 실랑이들을 치루고서야 약간의 Over Charge와 함께 짐들은 수속을 거쳐 겨우겨우 항공기에 탑재될 수 있었다.  탐사의 첫번째 어려운 관문을 성공적으로 통과하는 순간이다. 그 사이에 호주에서의 첫날 아침 동이 터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