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기억으로 은하수를 처음 본 것은 2012년 해외학습탐사로 몽골에 갔을 때이다.

어렸을때 은하수를 봤을 수도 있겠지만 지금 기억나는 것은 북두칠성과 카시오페아, 오리온자리와 시리우스 밖에는 없다. 그래서 몽골에서 쏟아지는 듯한 별들과 함께 은하수를 봤을 때의 감동은 아마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 그리고 이번에 두번째의 서호주탐사에서 다시 한 번 반짝이는 별들로 가득찬 밤하늘을 맞이하였다.

 

첫날 박사님의 대략적인 별자리 설명이 있은 후 매일 밤하늘을 보면서 별자리의 위치를 머리속에 각인시켰다. 어두워지기 시작하면 남쪽하늘 위에 선명하게 볼 수있는 남십자성과 알파 켄타우리, 베타 켄타우리를 시작으로 고개를 북쪽으로 돌리면 북두칠성 5,6,7번 별을 볼 수 있다. 5번 별부터 곡선을 쭉 이으면 아주 밝게 빛나는 목동자리의 아크투르스가 나오고 다시 아크투르스까지의 거리만큼 곡선을 이으면 처녀자리의 스피카를 볼 수 있다. 북두칠성부터 스피카까지가 봄의 대곡선이다.  그리고 스피카 바로 위에서 에서 붉게 빛나는 화성, 거기서 조금 위로 올라가면 붉은 기운이 약간 감도는 토성과 천칭자리를 볼 수 있고 더 올라가서 거의 머리 꼭대기에서는 전갈자리의 붉은 별 안타레스가 빛나고 있다. 그리고 전갈의 꼬리 부근에 TEAPOT이 있는데 이것은 원래 궁수자리의 중심부위로 궁수자리 전체는 찾기가 어렵기 때문에 대개 TEAPOT만 찾게 된다.

이 별자리는 금방 발견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전갈을 꼬리부분을 왼쪽으로 해서 가로방향으로 놓으면 주전자의 물이 나오는 부분이 아래쪽으로 향하며 전갈과 90도 각도를 이루게 된다. 주전자의 물을 따르면 자연히 꼬리쪽으로 향하게 된다.

전갈자리와 TEAPOT근처에 있는 땅군자리는 찾기가 어려웠다. 기본적으로 북반구에서 봤을때에 비해 남반구에서는 각도가 많이 틀어지기 때문에 작년 서호주 탐사에서도 사자자리와 땅군자리 찾기가 가장 어려웠다. 땅군자리는 밑으로 갈수록 조금씩 넓어지며 세로가 조금 긴 사각형에 납작한 삼각형을 위에 놓은 모양새인데 이번에는 땅군이 잡고 있는 뱀의 모양도 어느정도 확인하였다.

 

여름철 대삼각형으로 불리는 베가, 알타이르, 데네브는 며칠동안 찾지 못하다가 박사님이 찾았다고 하시면서 설명하신 날 비로소 알 수 있었다. 해가 진 직후에는 데네브가 보이지 않지만 약간의 시간이 흐르면 백조의 꼬리인 데네브가 지평선 바로 위에서 빛나며 백조가 은하수 방향으로 날아 올라가는 것이 보인다. 그리고 은하수 왼편에 아주 밝게 빛나는 베가와 바로 그 옆의 길쭉한 평행사변형이 거문고 자리를 만들며 은하수 건너편에 알타이르를 포함한 독수리자리가 힘찬 날개짓을 하고 있다. 책에서나 보았던 견우(알타이르)와 직녀(베가)가 은하수를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다는 것을 우리 회원들은 서호주나 몽골에 와서야 비로소 진정으로 알게 되는 셈이다.

 

새벽에도 별자리 공부는 계속 이어지는데 박사님의 지도로 페가수스 사각형과 안드로메다 성운을 모두들 볼 수 있었고 오리온 자리와 함께 겨울철 대육각형중에서 카펠라, 알데바란, 리겔, 시리우스까지 확인하였다. 나머지 두 개는 해뜨는 곳과 겹쳐서 관측이 거의 어려웠는데 프로키온은 탐사일정 통틀어 한 번 밖에 볼 수 없었고 쌍둥이 자리는  전혀 볼 수 없었다. 그리고 오리온 자리는 북반구에 볼 때에 비해 90도 정도 틀어져 있었다. 삼태성이 왼쪽 아래방향으로 놓여져 있고 그 방향을 따라가면 시리우스가 나오는데 이번에는 삼태성이 오른쪽 아래방향으로 향하며 그 길로 가면 시리우스가 보였다. 시리우스에서 오른쪽으로 비스듬히 위로 올라가면 노인성으로 불리는 카노푸스가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제주도에서 볼 수 있다고 하는데 노인들이 보면 오래산다고 하여 노인성보기가 포함된 관광상품도 있다고 하셨다.

 

사실 서호주에 갈 때 기대되는 것 중의 하나가 별이 쏟아질 듯한 밤하늘을 보는 것이다. 한국에서 기껏 안타레스만 보다가 전갈의 온 모습을 확인하면 정말 감동하지 않을 수 없다. 이번에 날씨가 안 좋은 날이 좀 있었고 특히 새벽에 별자리 관측을 별로 하지 못해 약간 아쉬었지만 매일같이 밤하늘의 빛나는 별들을 바라보면서 좋았던 느낌은 한동안 이어질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