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후기
인간의 감각기관 특히 시각의 영역이 가시광역대를 기준으로 좌우로 넓어진다면 자외선과 적외선 파장까지도 넓혀진다면..이런 풍경들이 이렇게 자각될지도 모르겠습니다.
혹 김작가님은 이런 감각의 소유자인지도 ^^
집에 가만히 앉아 있다가 쓰레기차 지나가는 소리에 깜빡 잊고 있던 쓰레기 더미를
버리러 나갔습니다.
나도 모르게 하늘을 보니 둥그런 달이 구름 사이에서 떠 있습니다.
이리 두리번 저리 두리번 찾아 보아도 별은 보이지 않고 눈 앞을 가로 막는
전선줄만 가득 합니다.
집들이 잔뜩 들어선 공간에 시선이 막히고 하늘은 구름으로 막혀 있습니다.
싱싱한 공기 한 모금이 생각났습니다. 팔딱 팔딱 살아 있는 공기 가득한 풍경이
눈 앞을 스쳐 갑니다.
시선이 갈 수 있는 그 곳까지 펼쳐진 평원이 익숙해지는데 하루도 걸리지 않더니
꽉막힌 공간이 아무렇지도 않게 느껴지는데는 더 시간이 안 걸립니다.
친구녀석 하나가 고비 사막의 모래를 가져다 줄 수 있냐고 해서 가져왔습니다.
왜 그걸 가져 오라고 했냐고 물어보니 어떻게 생겼는지 보고 싶어서랍니다.
김성미 작가님의 사진을 보고 있으니 나도 그 모래가 보고 싶어서 꺼내어 봅니다.
아무리 살펴보아도 다른 것을 못 느낍니다. 공부를 더 하면 커다란 바위였으며
더 커다란 산이었을지 모를 이 모래알의 시간을 볼 수 있을까를 생각합니다.
사진 속 조각 조각 풍경이 모이더니 스산한 바람 한 줄기 불어 옵니다.
그 팔딱 팔딱 싱싱한 공기 한 모금 들여 마신 듯 가슴이 신선해 집니다.
8월이 지나가고 9월입니다.
내 안에 숨어 있는 꿈보다 꽃 속에 숨어 있는 바람이 이쁩니다.
그 곳을 향해 눈을 감는 다는 것은 아직 몽골이 남아 있는 까닭입니다.
참 좋은 공기 마시고 갑니다.
몽골의 초원, 구름, 하늘, 야생화, 밤하늘의 별과 달, 모닥불의 불꽃, 비포장 길 등 어느 것 하나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대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선물을 가슴 가득히 안고 가는 느낌입니다. 몽골을 떠나왔지만, 사진 속에서 다시금 마음으로 몽골을 느끼면서, 사진예술의 진수를 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