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은 말
북한산 백운대에서 바라보는 서울과 태조 이성계가 바라 본 서울을 어땠을까를 생각했습니다.
구름처럼 피어오른 수 많은 아파트와 뿌연 매연이 아래에 놓여 있었습니다.
같이 간 직장 동료는 평소에 매던 가방에 운동화를 신고 왔습니다. 그리고 잘도 산을 타더군요.
중요한 것은 여기에 있었습니다. 그냥 한 것이지요. 등산화 사야하고, 배낭도 있어야 하고, 스틱도
있어야 하고, 심지어 시간도 있어야 한다며 차일 피일 미루다보면 시간만 지납니다.
시간과 시간 사이에 짬이라는 시간이 존재합니다. 그래서 저는 매일 층계를 올라다니고 어지간한
거리는 걷고 있습니다. 한 번이라도 더 움직여야 몸훈련이 되기 때문입니다.
산을 오르는 행위는 정확하게 내 몸의 상태를 점검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내 몸의 취약 부분은
평소에는 잘 모릅니다. 70 조개나 되는 세포를 뇌를 모두 관찰하고 살필수는 없는 노릇이니 그러합니다.
몸은 정확하게 2가지 조건이 발생하면 아픕니다. 너무 많이 쓰거나 너무 안 쓰거나 입니다. 평소에 잘 쓰지
않은 근육은 많이 쓰면 아프게 됩니다. 전문용어로 DOMS(Delayed onset muscle soreness)라고 합니다.
쓰지 않던 근육을 많이 쓰면서 근육 섬유가 찢어지고, 칼슘이 침착되어 일어나는 통증반응이지요.
이 상태가 지나면 근육은 필요한 부분만큼의 크기를 확보하게 됩니다. 근육의 활동량이 늘어나게 된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나 이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뇌가 좋아진다는 사실입니다.
'셔츠 밑의 자신감' 이라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운동을 단지 몸을 건강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안됩니다. 생각해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등산을 한 번 했다고, 혹은 헬스장에서 운동을 한 시간 했다고, 자전거를 탔다고 몸이 좋아진다고
느껴질까요? 진짜 몸이 좋아져서일까라는 질문입니다.
이것은 뇌가 좋아졌기 때문입니다. 운동으로 가장 먼저 건강해지는 건 몸이 아니라 바로 뇌입니다.
그래서 기분이 좋아지고 힘이 넘친다고 느껴지는 것입니다.
그리고 몸이 좋아졌을 때 남들에게 보여줄 수는 없지만 나는 느낄 수 있습니다.
그게 바로 셔츠 밑에 터질 듯한 자신감입니다.
박자세 학습법 중에 몸훈련을 강조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효율적 공부를 위한 접근법이기
때문입니다.
공부를 위해서 필요한 것은 집중력입니다. 이 집중력은 쉽게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학교 다닐 때
수업에 따라가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집중력이 부족하다고 합니다. 그러나 실제로 그 학생들의
신체능력이 좋을까요. 그것을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집중이 올라간다는 것은 책을 열심히 보고
공부를 잘하는 학생이 지니는 덕목 정도로 치부하면 안됩니다.
137억년 우주진화나 특별한 뇌과학은 4시간 이상을 집중해야 하는 강의입니다. 그 내용 또한
심오하기 그지없습니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일반상대성이론을 강의하고 세포의 센트럴 도그마에
대해 강의하는 곳은 없습니다.
이 놀라운 강의가 있는 곳이 바로 박자세입니다. 이 강의를 준비하고 강의하시는 박문호 박사님은
놀라운 집중력의 소유자임이 틀림없습니다. 그러나 오늘 여기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그 강의를
초롱초롱한 눈으로 따라가는 청중이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것이 가능한 것은 비단 집중력이 높기
때문이 아닙니다.
평소에 몸훈련을 통해 '셔츠 밑의 자신감'이 받쳐주기 때문입니다. 몸훈련을 통해 버틸 수 있는 체력과
집중할 수 있는 능력이 향상되어 있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북한산을 오르며 간만에 움직이는 움직임에 다리의 대퇴사두근이 꿈틀거렸고, 장딴지의 비복근과
가자미근이 경련을 일으켰습니다. 한 발 한 발 오르며 쉬는 시간도 아까워 억지스레 올라갔습니다.
정상에 부는 바람을 느끼고 왔습니다. 한 번의 등산으로 몸이 좋아지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분명히
얇은 옷 밑에 꿈틀대는 자신감은 확실히 느끼고 왔습니다. 타인은 느끼지 못하는 내면의 자신감으로
공부를 더 열심히 하고자 합니다.
북한산 입구에서 바라본 봉우리
북한산 맑은 계곡물
백운대에서 바라 본 서울 시내 - 이 곳에서 태조 이성계가 백운대라는 이름을 지었다.
저 뒷 편으로 백운대가 보입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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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몸이 좋아지기 전에 뇌가 좋아진다는 말씀, 백번 공감입니다.
근육은 "너무 많이 쓰거나, 너무 안 쓰거나" 해서 문제가 된다, 일단 쓰고 나면 그만한 활동공간이 생긴다.
한의학에서도 과로상, 과일상을 똑 같이 취급합니다만, 오히려 안 써서 문제되는 것이 더 하다 하여
"흐르는 물을 썩지 않고, 문지도리는 좀먹지 않는다 (유수불부, 호추불두: 流水不腐, 戶樞不蠧)"고 전합니다.
끊임없이 움직이란 말이지요.
몸훈련을 통해 느껴지는
"셔츠 밑의 자신감" 이 신선하게 다가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