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은 말
만약 당신이 무인도에 간다면 무엇을 가져가고 싶은가?
살면서 이런 질문을 읽어보거나 들으본 적이 있을겁니다.
중학교 2학년 때 제가 그 질문에 뭐라고 대답했는가 하면
'수학, 과학 교과서'였습니다.
겨우 중학생을 대상으로 한 교과서였지만
대수와 기하, 과학의 기초를 처음 배우면서
어린 마음에 인류 문명의 정수가 그 안에 있는듯한 느낌을 받았던 것 같습니다.
다른 책들도 많이 읽었지만 이상하게 교과서는 저에게 좀 더 특별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그래서 해가 바뀌어도 항상 교과서를 버리지 않고 모아두었습니다.
교과서 사랑은 아마 그때부터 시작된 것 같습니다.
처음 미국에 와 살면서 한 1년 영어책 읽기 모임을 할 때도 다른 분들께
영어 교과서(4학년)를 읽자고 했습니다.
전문가들이 4학년 아이들에게 필요한 영어수준의 소설을 엄선해 놓은 책이라 생각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읽는 내내 정말 내가 영어 실력이 없구나 하는 걸 느끼고 힘들었지만
그렇게 4학년 영어 교과서를 반정도 읽고 나니
모르는 단어가 있으면 답답해서 영어로 된 책 그자체를 멀리하던 부담감이 많이 사라졌습니다.
그리고 수학과 과학을 좋아하다보니
아이가 학교에서 숙제하느라 들고오는 수학 교과서를 읽게 되었고
점차 미국 고등학교 물리, 화학 교과서들도 중고를 구입해서 읽었습니다.
도서관 중고서적 판매 코너에 가면 교과서 나온게 없는가 살펴 보는게 습관이 되기도 했습니다.
운이 좋으면 하드커버 교과서를 단돈 2달러에 구입할 수 있었거든요.
(요즘은 그냥 아마존에서 중고 교과서를 구입하는데
저의 이런 성격때문에 집에 유달리 교과서가 많습니다.^^;;;)
생물분야는 전공과 멀어서 배울 필요도 없었고 애초에 관심 조차 없었는데
30대 후반부터 갑자기 생물학에 큰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4년 전 한국을 방문했을 때 박문호 박사님의 '뇌, 생각의 출현"을 구입해와서 읽고
뇌, 유전학에 대한 여러가지 교양서적을 읽다가 단편적인 내용들에 갈증을 느껴
결국 대학일반생물학 교과서(캠벨)를 읽기 시작했고
얼마전에는 필수유전학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에 한국에 주문을 했습니다.
사고 싶은 교과서가 더 많이 있지만 미국에서 한국으로 주문해야하는 부담감에
있는 책부터 읽고 사자는 마음으로 꾹꾹 눌러놓고 있습니다.
필수유전학이 도착할 즈음에 박자세에 가입했는데
박자세에서는 교과서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을 알고 너무 반가웠고
많은 분들이 함께 읽는다는 것이 부러웠습니다.
지금까지 정말 한번도 대학과학전공교과서를 읽는 일반인들을 만난적이 없었거든요.
박자세에서는 교과서를 읽는 제가 이상한 사람이 아니라서 참 마음이 편안합니다.^^
영어 원서로 된 자연과학교과서가 좋은 책이 너무 많더군요.
영어를 한국어처럼 독해하며 읽을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수도없이 했습니다.
미진한 영어 실력이지만 그래도 영어 교과서는 조금 읽을만 하더군요.
한국에는 교과서수준의 자연과학 서적이 풍부하지 못하고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절판되기 쉬워서 매번 아마존 사이트를 들랑거립니다.
너무 좋은 책들이 많은데, 가격이 만만치 않더군요.
미국에 사는 사람들의 최고 행복은 좋은 책들을 언제든지 사고 접할 수 있는 환경인것 같습니다.
좋은 교과서 만나거든 가끔씩 소개도 해주시고
박자세싸이트를 통해서 자주 만나요.
반갑습니다.
교과서를 좋아하시는 분을 만나니 반갑습니다.
박자세에서는 교과서를 단지 '좋아하는' 차원을 넘어섭니다.
'교과서'는 '몸 훈련'과 함께 박자세를 이루는 두 기둥과 같은 원칙입니다.
다른 책들은 아무리 좋게 점수를 주어도 100점 만점에 80점이지만
교과서는 아무리 적게 점수를 주어도 100점 만점에 80점입니다.
박자세는 교과서에 있는 정보를 모듈화하여
자신의 뇌에 올바른 세계상을 구축하고
행성 지구 위의 인간이라는 현상을 규명하는 단체입니다.
지구 상에 교과서를 원칙으로 하는 집단이 출현하였다는 놀라운 사실을 아셔야 합니다.
반갑습니다. 장미공원님
어렸을 때 부터 수학과 과학을 좋아하셨다니 무척 부럽습니다. 수학과 과학은 담을 쌓고 지내다, 박자세를 만나 다시 시작하다보니 기초 공사가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느낍니다.
장미공원님의 교과서 사랑이 괜시리 마음 흐뭇하게 합니다.
박자세 베스트북 이외의 좋은 원서들도 많이 소개해 주시고, 미국 사시는 곳 주변에도 박자세를 많이 전파해 주세요. 가끔 한국에 오실 때 편히 들러주시길 희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