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각은 어디에?


박문호 박사님의 마지막 강의의 시작점이었다. 사실 나는 잡념이 많은 사람이다. 죽덩어리처럼 뭉쳐진 생각의 실마리를 하나하나 풀어헤치고 싶어서 자연과학에 기웃거린지도 모르겠다. 하여튼 마지막 날의 ‘창의성’에 관련된 강의는 이번 탐사의 백미였다. 생각이 감각으로 가면 안 되는 이유는 분명하다. 목적지향성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려면 생각을 체계적으로 결합해야 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목적은 어디에 있는가. 그 대상은 항상 저멀리 있는 것이므로 내 생각이 어디에 있는지 반드시 점검해야 한다. 내가 뭘 생각하고 있는가, 의식해야 한다. 그것이 감각에 근거하는지 지각에 근거하는지 구별해야 하는 것이다. 감각은 몸에서 신호가 나온다. 그러나 우리는 지각적이어야 한다.


창의성의 바탕을 13가지로 요약해 본다.

1. 관찰 - 일상의 장엄함, 일상의 경의로움을 면밀하게 투시

2. 형상화 - 시각적인 사고. 가령, 궁수자리 등 밝은 포인트를 연결해 잇는 별자리 이미지

3. 추상화 - 단순하고 간단하다. 특징하나 예, 캐리커처

4. 패턴인식 - 워킹 메모리. 경계지점가야 보인다.

5. 패턴형성 - 세계의 재배열. 정답이 하나 아니다. 역사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위해 역사를 배우는 거야. 과거로부터 자유로워야 미래에 자유로워 질 수 있다.

6. 유추 - 자연과학 (예, 만유인력) 과학적인 사고.

7. 몸으로 생각하기 - 생각나기 (넋놓고 있을 때)

느낌- 표현되지 않는 생각, 몸은 정답을 알고 있다. 느낌이 든다.

8. 감정이입 -이해는 불가능하다. 이해하고 싶은 대상 자체가 될 때 이해되는 된다. 내가 이해하고 싶은 대상, 사냥꾼은 늑대의 심정이 되어야 사냥할 수 있다.

9. 차원적 사고 - 물리학에서는 차원을 올리면 아래 차원을 안다. 2차원을 표현하자면 충돌에 부딪힌다. 그러나 차원을 높이면 그렇지 않다. 예를 들어 3차원은 교차하지 않는다. 고가도로 생각하면 쉽다. 상대성이론은 4차원이다.

10. 모형만들기 -세계를 이해하려면 모형을 만들라.

11. 놀이 -포유동물은 잘 논다. 일을 취미처럼 일을 놀이로 바꾸면 된다.

12. 변형 -생각의 변형. 말하는 것 수식의 변형. 말로 하는 것을 방정식으로 바꾼다.

13. 통합 -박식하다. 백과사전적 지식으로 알고 있는 것을 고기 낚시하듯 자랑하는 게 아니다. 별자리 아는 것을 자랑해서는 안된다. 지양해야 한다. 알고 있는 것은 전체를 답하기 위한 구성요소로 필요할 뿐이다. 박자세가 추구하는 바이다. 패턴을 형성하려면 모듈이 있어야 한다. 이때 있어야 할 것이 지식 알갱이인 것이다. 그래야 모듈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우리는 언어를 통해 슬픔과 기쁨의 감정을 표현한다. 그러나 논리적인 사고의 근간인 수식으로 표현된 방정식에서도 알 수 있다. 예를 들면, 슬픔과 기쁨이란 감정의 기저에는 우리 뇌에서 어떻게 발현되는지를 수식으로 나타낼 수 있기 때문이다. 자연과학의 힘은 바로 여기에 있다. 우주 먼지처럼 많고 많은 정보를 선으로 이어 사자자리를 긋고 전갈자리를 이어내는 것. 이것이 곧 지식의 알갱이를 모듚화하는 것이다. 이때 비로서 창조성이 나타나는 것이며 박자세가 나아가는 지향점인 것이다.


귀국길에 오르기 전, 9박 10일 간 유로님을 비롯해 운전해 주신 분들과 저녁식사를 함께 했다. 몽골의 유명 시인인 나착 도르지의 사진이 걸린 식당에서 몽골의 민요를 구슬프게 부른 기사아저씨가 떠오른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었던 탐사여행은 뭐라 표현할 수 없는 경외, 그 자체였다. 창의성의 일곱 번째 덕목인 ‘몸으로 생각하기’에 해당되지 않나싶다. 느낌이란 곧 몸이 알고 있다는데 기인하기 바, 여기서 더 나아가 뇌의 기저를 속속들이 파헤쳐 아름다운 수의 방정식과 뇌의 회로를 들여다보는 공부가 앞으로도 꾸준하게 필요할 것 같다.

'박문호의 자연과학 세상'과 만나게 되어 큰 기쁨이 되었다.


<덧붙이는 글>

재미없는 글, 마지막까지 읽어 주신 분들께 고맙다는 말을 전합니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해서 빨리 올리지 못해 죄송합니다.

멋진 가을 맞이하세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