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과학10회 제3강의 소감문

박문호 박사의 뇌과학시리즈 강좌 총8회 중에서 제3회가 어제 10월14일 일요일 서울교대 1층 강당에서 진행되었다. 강당 안에는 남녀노소 낮익은 공부벌레들이 강의시작 1시간 전부터 자리잡고 지난번 강의내용을 암기하여 그려내는 숙제에 몰두하는 분위기가 매우 진지하였다. 한편으로 강당의 밖에는 파란 잔디 운동장이 펼쳐져 있는데 축구시합을 하거나 아이들의 공놀이, 배드민튼하는 가족놀이로 제법 왁짜지껄하였다. 주말에 학교강당 안팎의 분위기는 참으로 묘한 대조를 이루었다. 박자세 수강생 중에서 내가 최고령자인데 여기에 나오면 공부하는 분위기가 너무 좋다. 사람은 끼리 끼리 모인다.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은 음악회에 가고 놀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그런 곳을 찾아간다. 나는 자연과학공부가 좋아서 박자세를 찾는다.


오늘의 강의주제는 [뇌의 기억]인데 강의시간 오후 2-6시까지 하얀칠판 5개에 복잡한 뇌의 구조를 빼곡히 그리면서 뇌기능을 설명하는 수업이었다. 특히 오늘 강의에서 중요한 핵심키워드는 ‘누적된 신체예산오류’라는 새로운 개념의 용어를 중심으로 진행되었고 여기에 인용된 참고서는 최근에 번역된 책 ‘인간의 감정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최호영 번역)’였다.


강의시간 내내 우리가 살고 있는 복잡하고 다양한 인간공동체를 생각하면서 또는 나 자신이 살아온 과거와 현재의 삶을 되짚어보는 의미 깊은 시간이었다. 인간은 다른 동물과 다르게 언어를 매개체로 하여 상호관계를 형성하고 매일 생활 속에서 보고 듣고 느끼는 것들을 기억하고 예측하면서 자기 자신의 생활과 사회적 문화를 형성해 나가고 있다.


우리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여러 가지 신체적 통증과 심리적 고통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예를들면 무릎통증, 허리통증, 치아통증, 복통 등등 이러한 것은 현대의학의 발달로 약물치료를 하여 해결될 수 있다. 하지만 심리적 고통, 예를들면 우울증, 불안증, 자폐증 등은 과거의 기억에 너무 집착하거나, 혹은 너무 미래예측에 집착하거나, 미래예측이 전혀 불가능한 경우에 나타나는 증세인데 이러한 것은 감정의 절벽을 풀어주는 새로운 개념의 용어, 감정용어의 다양화를 통하여 누적된 신체예산의 통제를 변환시킬 수 있는 감정의 탈범주화 혹은 재범주화를 시도해야 풀릴 수 있는 문제들이다.


인간은 감정의 동물이므로 말 한마디에 원수가 되고 인간관계의 파탄을 초래하기도 한다. 우리 사회의 구성원 간에 많은 갈등과 고소고발이 난무하고 경제적 풍요 속에 살면서도 한편으로는 불평불만, 폭력, 심지어는 자살까지 감행하는 극단적 인간들이 많은 것은 각 개인이 자기의 감정조절, 즉 누적된 신체예산의 오류관리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인간은 결코 단선적이지 않고 복합적인 존재이다. 자연계를 보아도 그렇다. 그래서 인간문화는 단순화에서 복합적 양상으로 변화되어 가고 있다.


나 자신의 생각과 주장을 타인의 것에 부드럽게 연결시켜 나가는 것은 개념의 문화가 성숙되어야 한다. 인간의 모든 가치는 인간 사이에서 결정되기 때문에 단선적인 의식절벽에서 벗어나 적극적인 다양화의 사회적 실체로 재구성해 나가야 한다. 새로운 사회적 실체를 창조해 내는 것이야 말로 첨단기업을 창업하는 정도로 가치 있는 일이다. 감정의 재구성을 통하여 우리 인간은 얼마든지 변화되고 모든 고통에서 완전히 해방될 수 있다. 이러한 숭고한 아름다움은 단순시스템에서 복합시스템으로, 개념의 범주화, 고차의식, 새로운 개념의 용어를 품고 있는 것이다.


장장 4시간에 걸쳐 유익한 강의를 청취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단선적인 신앙생활에 몰두하고 있는 우리 사회의 많은 사람들이 과연 복합적인 사회적 시스템 속으로 자연스럽게 감정과 의식융합이 재구성되어 심리적 윤택한 생활로 나아갈 수 있을지 의문이 남는다. 이것을 해결하려면 결국 새로운 개념의 용어와 문화가 형성되어야 할 것이다. 나는 자연과학을 공부하고 연구하면서 느끼는 것은 연구를 방해하는 인간적인 장애물이 없어서 너무 좋다는 것이다. 과학이야 말로 인간을 행복하고 안전하게 가이드해 주는 학문이라고 생각한다. 인간사회의 수 많은 갈등과 모순을 해결하는 답을 자연과학은 쉽게 제시해 준다. 자연과학의 토대위에서 신학, 철학, 문학을 구축할 때 모순을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모든 종교의 신학 이론은 알고 보면 상상의 이론이면서 철저한 인본주의에 근거하기 때문에 갈등과 모순을 극복하는데 한계가 있다. 창조론과 진화론의 논쟁도 재미있는 주제이지만 결국은 하나 일뿐이다. 그래서 나는 과학을 통하여 신을 찾았고 신앙의 중심을 구축했다. 지금이 참으로 행복하다. 또 다음 강의가 기대된다.

박자세 4년차, 강국희 kaut2003@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