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부터 매주 일요일마다 공부에 참여하는 대장정에 다시 나섰습니다.
봄학기의 '137억년 우주의 진화'에 이어 가을학기에 하는 '특별한 뇌과학'이 시작된 것입니다.
11월말까지 일요일 오후를 투자해 보려 합니다.
벌써 7년째 봄 가을로 참여하고 있는 공부이지만 매번 새롭게 심도있는 '들여다 봄'을 계속합니다.


그리고 같은 자연과학 공부이긴 하지만 접근 방법이 조금 다른 공부로 매주 수요일마다 이태원 블루스퀘어에서 하는  '도대체'라는 주제로 하는 강연도 역시 11월말까지 참여할 예정입니다.
주제가 다소 애매한 것 같지만 일상에서 자연과학적 접근의 질문을 던져보자는 의미입니다.
"도대체 시간이란 무엇일까?" 같은 질문을 던지고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보는 시간입니다.
이 도대체 질문을 뇌, 시간, 무한, 노화와 죽음, SEX, 엔트로피, 전기와 자기, 인공지능, 에너지 등에 던져보는 것입니다.
자연에 던진 질문에 정답이 있을 수 없겠지만 그래도 현대과학이 밝혀낸 정답에 가까운 답변을 내놓을 것으로 보입니다.
흥미진진하지 않나요?

 

'특별한 뇌과학'도 그렇고 KAOS 강연도 그렇고, 학위를 받는 공부는 아니지만 하면 할수록 흥미를 더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학위도 안 주는 공부를 뭐하러 하느냐"고 묻기도 합니다.
그냥 합니다.
재미있으니까 관심있으니까 합니다.
내 의지로 온 '창백한 푸른점'이 아니지만 근원과 존재를 알고는 가야할 것 같아서 입니다.
내가 누구인지 말입니다.


매학기 강의에 참여하지만 할때마다 새롭습니다.
같은 주제를 놓고 이렇게 오랫동안 들여다보는데도 매번 다른 놀라움이 다가옵니다.
한번 할때 제대로 몰입하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저 주변인으로 다가가는척 하고 아는척 하고 겉멋만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137억년 우주의 진화'와 '특별한 뇌과학'과 다른 자연과학 강연에 참여하면서 주워들은 것은 쌓여서 조금씩 이해가 되는 정도는 됩니다.
기본을 다진다는 생각을 하고 조금씩이나마 다가간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자위해 봅니다.
언제가 오롯이 집중할때가 오겠지만 말입니다.

 

어제는 '특별한 뇌과학' 첫 시간으로, '해마, 신피질, 전두엽의 기능과 기억'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어제 공부중 아직도 머리속에 남아 있는 자연과학적 키워드 두가지를 인문학적 해석으로 확장해 봅니다.

'기억을 통한 현재에 대한 관점'입니다.
모든 것은 기억입니다. 기억이 없다면 아무 의미도 없습니다.
기억이 없다면 어제 무엇을 공부했는지 유추해 낼 수 조차 없습니다.
기억이 없으면 본능이 이끄는데로 살아 갈 수 는 있습니다.
기억이 없으면 현재가 없습니다.
그래서 지금 현재 바로 이순간이 그만큼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현재는 과거 모든 기억의 끝단에 있는 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현재는 과거 기억의 연장이고 과거밖에 없을지 모릅니다.
시간의 흐름에 대한 현재를 브레인의 기억 인출 회로를 통해 들여다보면 그렇습니다.


'충고하지 마라. 단점을 지적하지 마라. 오로지 칭찬하라'
편도체는 감정 증폭기입니다. 인간의 모든 감정을 결합하는 곳입니다.
이 편도체는 감정의 조건반사학습(conditioned emotional learning)을 합니다 .
모든 인간은 자기의 단점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것을 타인이 지적하고 충고하면 반드시 감정이 상하게 됩니다.
인간의 단점은 고쳐질 수 없습니다.
장점을 강화해서 단점을 가릴뿐입니다.
칭찬을 계속해주면 역린이 줄어들어 단점을 보강하게 됩니다.
"칭찬은 고래를 춤추게 한다"는 인문학적 표현은 브레인을 들여다보면 정답입니다.


용어를 공유하는 일은 의미를 공유하는 일인데 쉽지 않습니다.
이해를 돕는다고 비유를 듭니다만 사람들은 비유만 보고 비유가 함축한 의미는 보려고 하지
않습니다.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 표현하고 똑같습니다.
의미를 잃고 비유만 보는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알아들으려면 기억이 있어야 합니다. 기억이 있으려면 선행되는 무언가 브레인에 내장된
작용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기억되기 위해서는 장기기억에 각인될때까지 외워 핵심정보로 만들어 놓아야 합니다.
그래야 새로운 정보가 들어오면 비교하여 받아들일 것인지 관심을 가질 것인지, 버릴 것인지
결정하게 됩니다.
그런데 핵심정보가 없으면 비교자체가 안되어 관심을 가질 수 도 버릴 수 도 없습니다.
그저 그것은 '내 관심 밖'이 되어버립니다.


무엇이 되었든 지속적으로 관심갖고 공부를 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많이 쓰면 기억도 많이 하게 됩니다.
나이가 들어서 기억력도 떨어진다는 것은 그저 공부하기 싫어 내뺃는 핑게일 뿐입니다.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치매'는 인류의 화두가 되어버렸습니다.
이 치매를 정복하기 위해서는 해마에 있는 시냅스를 계속 활동하고 만들어내게 해야 합니다.
우리 브레인의 시냅스는 부르면 응답을 합니다.
부르지 않으면 스스로 폐기해 버립니다.
브레인의 기능은 한곳에 머물러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닙니다.
작은 차이를 반복해서 하면 큰 차이를 만듭니다.
자주 쓰면 컨셉이 바뀌고 컨셉이 바뀌면 욕망이 바뀌며 욕망이 바뀌면 행동이 바뀝니다.
그러면 매일 보는 일상이 달라 보입니다.
안보이던 것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느끼지 못하던 숨소리, 바람소리까지 들려옵니다.
계절이 바뀌는 소리와 냄새까지도 전해들을 수 있습니다.


어찌 하시겠습니까?
스스로 폐기장으로 걸어가시겠습니까? 아니면 시냅스를 자극해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시겠습니까?

생명은 시작과 끝이 있습니다.
시간의 세상에 의지와 상관없이 등장했기에 생명을 가진 기간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 기간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는 전적으로 본인의 의지와 관심입니다.
시냅스의 확장이 바로 생명을 잘 살아내는 원천입니다.
그 안에 행복이 있고 사랑이 있습니다.
브레인을 공부하고 우주를 들여다보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