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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 세계적인 가장 큰 이슈는 바로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이다. 생명체의 가장 중요한 임무는 생존과 번식이다. 그렇다면 생물과 무생물의 중간인 바이러스에게는 가장 중요한 임무는 무엇일까? 일부 학자는 증식이라고 한다. 생존과 번식 그리고 증식이라는 언어에는 과연 어떠한 차이가 있을까? 공통점을 찾아보면 ‘정보의 확산’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쓰는 언어 속에서 ‘소통의 본질’을 찾듯이 코로나19의 소통방식을 깊이 이해해야지만, 이들의 정보 확산을 저지할 방법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바로 최신 뇌과학 이론을 통해 바라보는 언어와 정보의 본질을 살펴보면 공명활성이론으로 설명할 수 있다. 우리 신경계는 내부에 무엇인가 기존의 뇌 회로에 각인이 되어 있어야지만 외부로부터 오는 자극이 그것과 공명해서 소통이 이루어진다는 개념이다. 즉 언어 역시 우리 인간이 문화공동체 안에서 효율적인 소통을 위해 만들어낸 정보 교류 시스템이고 세뇌된 뇌 연결망인 것이다.

우리 몸으로 직접 경험한 것만으로 구성된 자신만의 독특한 뇌 연결망이 있어야 진정으로 공감할 수 있다는 이야기고, 우리 인체 면역 시스템 역시 오랜 세월 진화를 통해서 이를 기반으로 형성돼 있어서 백신을 만드는 원리도 이를 이용한 것이다. 즉 언어나 면역시스템이나 하나의 정보 교류를 위한 인간이 오랜 진화를 거쳐서 만들어낸 또 하나의 정보 교류 및 확산 시스템인 것이다. 요즈음 우리가 코로나19, COVID19로 이름을 붙여준 바이러스도 그 실체는 일종의 언어이고 정보인 것이다.

생물학적으로 코로나19 사태를 봐도 인간의 세포핵 속에는 정보의 집합체인 DNA가 있다. 리처드 도킨스는 우리 인간은 이러한 유전자가 자신의 증식을 위해 사용하는 도구일뿐이라고 한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경우는 자신의 정보인 RNA를 많이 복제하는 것이 목적일 것이다. 단지 우리 인간처럼 자신의 유전자를 담고 있을 몸을 스스로 만들지 못하고 다만 숙주를 이용할 뿐이다. ‘정보’인 DNA  RNA 차원에서 생각해 보면 자신 스스로가 정보를 담을 매체를 스스로 만드는 시스템을 독립적으로 가지느냐 그렇지 못하느냐의 차이만이 있을 뿐이다.

코로나19 사태도 그리 과도한 공포감에 사로잡히지 않아도 될 것 같은 다소 희망적인 소견을 피력해 보고자 한다. 그 이유는 이번겨울 미국에서는 인플루엔자B의 유행으로 2만명이 사망했다고 한다. 인플루엔자는 이제 독감이라는 언어로 우리 곁에서 공존 하듯이 코로나19도 이러한 종착점을 위해 가는 과정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에볼라 바이러스처럼 숙주를 죽일 정도로 과도한 자신의 정보의 확산은 공멸을 가져올 테니까 코로나19도 적절한 공존 가능한 방법을 찾을 것으로 기대해본다. 한편으로는 인간의 무분별한 자연 파괴로 서식지를 잃어버린 박쥐들이 자신의 생존을 위해 서식지를 인간과 가까운 곳으로 옮겨온 결과이든, 야만적 먹거리 사냥으로 인한 접촉이든 바이러스에게는 단지 언어나 정보 차원에서 좀 색다른 방법의 소통 방식으로 여겨질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지구 생태계를 과도한 욕망으로 파괴해 놓고 지금 인간 자신이 피해자인양 코스프레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해봐야 할 지점이다.

앞으로 인류 전체가 이를 방어하기 위해서는 생물학자나 의학자 뿐 아니라 물리학자, 정보공학자, 언어학자 등등 인류가 정보에 대한 심층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한 근본적인 대비책을 마련해야지만 인류가 미생물이나 바이러스와 같은 정보들과의 싸움에서 생존을 지속할 수 있으리라 생각해 본다. 김영보 가천대 길병원 신경외과 교수


출처- 헤럴드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