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님께서 ZOOM 강의에서 추천 하신 도서입니다



우리 인간의 아주 깊은 역사

 

조지프 르두 저/박선진 역 | 바다출판사 | 2021년 04월 23일 | 원서 : The Deep History of Ourselves

 

책소개


인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40억 년의 역사가 필요하다


‘나는 누구인가?’ ‘인간은 다른 동물과 어떻게 같고 또 다른가?’ ‘감정은 만들어진 것인가’ 인류가 수천 년 동안 탐색해온 이 심오한 질문에 세계적 신경과학자가 답하기 시작했다. 뇌와 의식·감정·행동 연구의 최전선에 있는 조지프 르두는 느닷없이 아주 먼 과거, 40억 년 전 박테리아 시대로 눈을 돌린다. 현재 살아있는 모든 생명체는 과거·현재의 모든 생명체와 어떤 식으로든 관련을 맺고 있기 때문이다. 머나먼 과거에 존재했던 원시 지구의 미생물과 그 과학적 실체를 깊이 파고들다 보면 역설적으로 우리는 인간 본성의 뿌리와 마주하게 된다. 모든 생명체의 공통조상을 거슬러 올라가, 수십억 년 전 박테리아 조상에게 물려받은 학습·기억 능력을 곱씹게 된다. 유사 이전, 언어로 쓰이지 않은 훨씬 오래전 역사, 『우리 인간의 아주 깊은 역사』는 그간 단일 인간 중심으로 귀결하던 뇌과학, 심리학, 빅히스토리를 넘어 지구 생명체 역사의 중심이 아닌 한구석에 인간을 위치시킨다. 진화의 역사에서 사라져간 무수한 종과 다를 바 없는 우리 인간, 하지만 더없이 고유한 우리 자신을 깊이 자각하게 해준다.

목차


서문

프롤로그: 나는 왜 이 책을 썼나?

제2장 생명의 나무
제3장 자연계의 시작
제4장 공통 조상
제5장 살아있다는 것

제2부 생존과 행동
제6장 유기체의 행동
제7장 동물만 행동할 수 있을까?
제8장 최초의 생존자
제9장 생존의 전략과 전술
제10장 행동을 재고하기

제3부 미생물의 삶
제11장 태초에
제12장 생명 그 자체
제13장 생존 기계
제14장 세포소기관의 탄생
제15장 LUCA의 자손들의 결혼
제16장 오래된 것들에 새 생명을 불어넣다

제4부 복잡성으로의 이행
제17장 크기가 중요하다
제18장 성의 혁명
제19장 미토콘드리아 이브, 제시 제임스 그리고 성의 기원
제20장 집락의 시대
제21장 두 단계의 선택 과정
제22장 편모로 헤엄쳐 좁은 문을 통과하다

제5부 ……그리고 동물은 뉴런을 발명했다
제23장 동물이란 무엇인가?
제24장 초라한 시작
제25장 동물이 형체를 갖추다
제26장 뉴런의 마법
제27장 뉴런과 신경계는 어떻게 생겨났나

제6부 후생동물이 바다에 뿌린 흔적들
제28장 정면을 바라보다
제29장 조직의 문제
제30장 입으로, 아니면 항문으로?
제31장 심해의 후구동물은 우리를 과거와 연결시킨다
제32장 두 척삭 이야기

제7부 척추동물의 도래
제33장 척추동물의 바우플란
제34장 바다에서의 삶
제35장 육지에서
제36장 젖길을 따라

제8부 척추동물의 뇌를 향한 사다리와 나무
제37장 척추동물의 신경-바우플란
제38장 루트비히의 사다리
제39장 삼위일체의 유혹
제40장 다윈의 혼란스러운 감정 심리학
제41장 기본 감정은 얼마나 기본적인가?

제9부 인지의 시작
제42장 인지 능력
제43장 행동주의자들의 구역에서 인지 찾기
제44장 행동적 유연성의 진화

제10부 사고를 통한 생존과 번성
제45장 심사숙고
제46장 숙고적 인지 엔진
제47장 수다 떨기

제11부 인지의 하드웨어
제48장 지각 및 기억 공유 회로
제49장 인지적 연합
제50장 재배선 후 과열되다

제12부 주관성
제51장 의식의 세 가지 단서
제52장 의식이 있다는 것은 어떤 상태인가?
제53장 더 고차적으로 설명해보겠습니다
제54장 뇌에서의 고차 인식

제13부 기억의 렌즈를 통해 보는 의식
제55장 경험의 발명
제56장 기억, 의식, 자기의식
제57장 기억을 제자리에 놓기
제58장 기억의 렌즈를 통해 보는 고차 인식

제14부 얕은 곳
제59장 다른 마음의 까다로운 문제
제60장 의식에 몰래 다가가기
제61장 마음의 유형

제15부 감정 주관성
제62장 감정 의미론의 가파른 비탈길
제63장 생존 회로는 우리를 곤경에서 구해줄 수 있을까?
제64장 사려 깊은 감정
제65장 느끼는 뇌가 발화하다
제66장 생존은 깊지만 감정은 얕다

에필로그: 우리는 자기의식을 이기고 살아남을 수 있을까?
부록: 생명의 역사 연대표
삽화 크레디트
참고문헌
찾아보기

책 속으로


이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고 나면, 여러분은 생명의 나무를 오르며 원시 미생물이 가졌던 생존 기술로부터 사고와 감정 등 우리를 생존하고 번성하게 한 우리 자신의 고유한 능력이 어떻게 나올 수 있었는지 통찰하게 될 것이고, 우리들 각자의 과거와 미래뿐 아니라 더 나아가 우리 종의 미래를 진지하게 고민해보게 될 것이다.

--- p.14

동물이 포식자를 발견하고 얼어붙거나 도망치고 먹고 마시고 짝짓기를 함으로써 방어, 에너지 관리, 체액 균형, 생식 활동을 할 때, 과학자와 일반인 모두 이와 같은 활동을 기저의 심리적 상태 - 공포, 허기, 갈증, 성적 쾌락과 같은 의식적인 감각 경험 - 의 표현으로 설명하는 경향이 있다. 사실상 우리 자신의 경험을 다른 유기체에 투사하는 것이다. 이런 행동들이 얼마나 오래되었는지, 이런 행동들이 신경계가 생기기 훨씬 이전에 어떻게 발생했는지를 고려한다면, 우리는 우리의 마음 상태에 근거해서 다른 동물의 행동을 판단하는 일에 좀 더 신중해야 할 것이다.
--- p.22

“우리는 우리의 뇌다.” 누군가는 이 문장을 논란의 여지가 없는 명백한 사실로 여길 테지만, 다른 누군가는 터무니없는 소리로 여길 것이다. 분명한 것은 우리 각자가 누구인가를 결정하는 가장 근본적인 요소가 우리의 뇌에 있다는 사실이다. 뇌가 있어서 우리는 생각하고, 기쁨과 슬픔을 느끼며, 언어를 통해 소통하고, 삶의 어떤 순간을 되돌아보기도 하며, 상상 속에서 미래를 예측하고 설계하고 고민할 수 있다.
--- p.28

우리는 흔히 행동을 마음의 도구로 여기지만 그렇지 않다. 물론 인간의 행동에는 의식적 마음의 의도와 욕구, 공포가 반영되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가 행동의 역사를 깊이 파고 들어가 보면, 단세포 생물에서든 혹은 일부 행동을 의식적으로 제어할 수 있는 복잡한 유기체에서든, 행동이 생존을 위한 최초이자 최우선의 도구라고 결론 내릴 수밖에 없다. 행동과 정신 활동을 연결시키는 것은, 마치 정신 활동 자체가 그런 것처럼, 진화론적 사후설명일 뿐이다.
--- p.31

행동은 주관적 마음을 위해 생겨난 것이 아니다. 그것은 적합도를 높이기 위해 - 유기체가 번식이 가능한 나이가 될 때까지 잘 살아남도록 하기 위해서 - 생겨났고 존속된다. 이런 관점에서 인간에서부터 박테리아까지 모든 유기체의 행동은 대등한 지위에 놓인다. 의식,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바로 그러한 의미의 의식의 역할은 생명의 역사 전반을 통틀어보면 지엽적인 수준에 그친다. 만일 대부분의 행동이 긴 진화의 과정 동안 비의식적 시스템에 의해 생겨났다고 가정한다면(매우 합리적인 가정이다), 그러한 행동은 심지어 인간의 행동이라 해도, 달리 증명되지 않는 한 비의식적으로 통제된다고 가정해야 한다. 그리고 바로 그럴 때 행동의 과학은 훨씬 더 순조롭게 발전할 것이다. 의식의 과학도 마찬가지다.
--- pp.80~81

종을 정의하는 데 차이점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생명의 광대한 지평 속에서 차이만으로 어떤 것이 다른 것보다 더 큰 가치를 지닌다고 생각할 수는 없다. 우리는 우리가 영위하는 삶의 유형이 다른 것보다 더 낫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결국 생존가능성을 제외한 그 어떤 것도 삶을 평가할 척도가 되지 못한다. 우리 삶의 유형이 유인원, 원숭이, 고양이, 쥐, 새, 뱀, 개구리, 물고기, 벌레, 해파리, 해면, 깃편모충류, 균류, 식물, 고세균 또는 박테리아의 그것보다 더 나은지 또는 더 나쁜지 말해줄 척도는 없다. 만일 종이 얼마나 오래 영속되었는지가 그 척도라면 우리는 결코 원시 단세포 유기체보다 낫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 p.343

우리의 의식적 마음은 자만심으로 가득 차 있다. 우리는 우리의 모든 심리적 행동이 우리의 마음에서 나온다고 믿는다. 그러나 우리는 자율주행 자동차의 핸들을 쥐고 있는 운전자와 더 비슷하다. 필요한 경우 통제권을 얻을 수도 있지만, 나머지 시간 동안 우리는 다른 것을 의식적으로 생각할 수 있다.
--- p.359~361

어쩌면 우리는 다른 동물도 의식적 경험을 하는지, 만일 그렇다면 그 경험은 우리의 것과 같은지 결코 알 수 없을지도 모른다. 동물의 의식을 과학적으로 측정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떤 의미에서 이런 문제는 종간 비교에서 그리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우리는 동물의 의식 자체보다는 측정 가능하고 우리들과 공유하고 있는 것이 분명한 인지적 능력이나 행동 능력에 좀 더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이런 능력 중 일부는 설령 다른 동물에게 우리가 가진 것과 같은 의식을 가져다주진 못했더라도, 인간에서 의식이 진화하는 과정에는 분명 기여했을 것이다.
--- p.433~434

우리는 우리의 생존 회로를 통해 신경계를 가진 유기체의 생존의 역사와 연결된다. 다시 말해, 인간 종 또한 생명의 역사의 한 부분으로서 생존 회로 및 행동에 의해 구현되는 보편적 생존 전략을 가진다. 생존 회로의 깊은 역사에서 감정 및 다른 의식적 상태의 역사를 분리해보면 우리는 전체적인 생명의 역사에서 우리가 차지하는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