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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내일은 온종일 송구영신 문자에 파묻힐 듯합니다. 한 해를 정리하고 새해를 맞이하는 끝자락에 서 있는터라 만감이 교차하기 때문일 겁니다. 더구나 올해는 작년에 이어 코로나19의 침습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는터라 감정은 침울의 정점을 향해 치닫습니다. 연말 송년회로 그나마 1년에 한 번 정도 얼굴이라도 봤을 사람들을 못 본 지도 2년째니 감정의 한계에 다다를만하긴 합니다. 이런 분위기를 만회라도 하려는 듯이 문자메시지 보내기에 매몰됩니다. 너무도 당연한 심리적 반동의 행위입니다.


하지만 가만히 정좌하고 앉아 차분히 들여다볼 일입니다.

오늘 뜬 태양이 내일도 뜰 것이며 내일 뜬 태양이 오늘과 다르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호들갑을 떨고 있는 것은 아닌지, 괜히 현상에 감정을 입혀 치열했던 것처럼, 힘들었던 것처럼 포장하고 감추고 심지어 일부러 드러내지 않았는지 살펴볼 일입니다.


과연 얼마나 절실하고 얼마나 치열한 1년이었나를 되돌아봅니다. 코로나19의 거리두기로 인하여 무너진 자영업자들의 타들어가는 심정만큼이나 되었을까? 그 타고 남은 재를 모아 무게를 달면 절절히 무너진 자영업자들의 심장 무게만 할까 말입니다. 언감생심 감히 비교를 할 수 있겠습니까? 힘들다는 호들갑은 조용히 내려놔야 합니다. 그저 지금까지 버텨주고, 버티고 계신 모든 분들께 손 내밀어 잡아주고 어깨를 토닥여줄 일입니다. 고생했다, 잘 살았다, 잘 버텼다는 말 한마디 없어도 잡은 두 손의 온기만으로도, 부여잡은 어깨에 올려진 팔의 무게만으로도 한해를 지나온 큰 위안이 될 것이 틀림없습니다.

시간의 길이는 관계 속에 형성된 상대적 차이라 내년을 맞이하기 위한 계획과 구상도 다들 생각하고 계실 겁니다. 회사에서 내년도 사업계획 짜듯이 각자 노정된 현실에서 살아낼 나날들을 달력에 하나씩 적으셨을 겁니다. 쉽게는 식구들의 생일날들을 표시하는 것에서부터 막연하지만 코로나19의 틈바구니 사이를 어떻게라도 피해서 여행이라도 갈 수 있을까 엿보는 휴가도 점찍어 놨을 겁니다. 그렇게 각자의 시간 길이 속에 자신을 배치합니다. 내일부터 하나씩 뚜껑을 열고 새로운 도전을 해나갈 겁니다.


새해 첫날 아침은 해맞이를 하러 뒷산에 오르겠지요. 날자가 바뀌고 달이 바뀌고 해가 바뀌는 날이라고 정의해 놓으면 무언가 달라야 할 것 같은 기분 때문일 겁니다. 각오를 다지는 기회로 삼고자 영하의 추운 칼바람을 맞으며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볼 겁니다. 똑같은 태양이지만 마음속의 태양은 전혀 다른 모습으로 다가옵니다. 어제와 다르다고 최면을 걸고 다를 것이다고 확신을 합니다. 그래야 한해를 계획하는 시작점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세상을 살아갈 의지의 발원이기 때문입니다.


내년도에도 힘든 삶들이 이어질 것이라는 사실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살아내고 버텨야 하는 것 또한 현실이기에 어떻게 상황을 대할 것인지 또한 자명해집니다. 어떤 상황이 오든 부딪혀야 하고 이겨내야 한다는 겁니다. 그 상황에 필요한 것은 힘이 되는 사람이 옆에 있는 것입니다. 누군가에게 서로 힘이 될 수 있는 그런 한 해가 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야겠습니다. 


올 한 해 잘 버티셨고 잘 이겨내셨습니다. 고맙고 감사합니다.